[맛있는 영화] 노란 코끼리, 안 단 팥죽
Good – 무카이 오사무 팬, 잔잔한 영화 팬
Bad – 로맨틱 코미디를 원했던 사람
평점 - ★★★☆
워낙 ‘무카이 오사무’라는 배우를 좋아하기에 극장에 가서 본 영화인데 제가 생각을 한 것하고는 약간 다른 느낌이라서 놀랐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배우가 나오는 영화들은 그래도 늘 편하게 볼 수 있는 느낌이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주로 드라마를 통해서 본 배우라서 그런 생각을 했는데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은근히 묵직한 연기도 많이 했었네요. 인기 없는 소설가와 모든 것과 대화를 할 줄 아는 여자의 사랑 이야기는 조용하면서도 아름다운 매력이 있습니다. 사실 이 영화를 제가 다소 힘들게 느꼈던 이유는 제가 이 영화를 밝은 줄 알고 골랐기 때문이죠. 애초에 제목 자체가 조금 밝은 느낌을 주는 제목이 아니었을까요? 저는 그래서 조금은 더 밝은 느낌의 영화일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생각 외로 암울하면서도 무거운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별다른 것이 이야기가 되지 않고 조용조용 진행이 되는 것 때문에 이렇게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부천 영화제 상영 도중에 상영관을 나가시는 관객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영화제에서 그러한 행동은 나쁜 행동이기는 하지만 자신이 생각을 한 것과 다른 영화를 보는 것이 그다지 편하지 않은 사람들도 당연히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 영화는 그런 관객들이 있을 정도로 다소 묵직합니다. 영화를 보다가 나가는 관객이 이해가 될 정도라면 이 영화 꽤 지루한 거 아시겠죠?
그런데 이 지루함이 또 의외로 행복함을 주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의 삶이라는 것 자체가 늘 반짝거리면서 유쾌한 일들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잖아요? 때로는 느리기도 하죠. 그리고 우리의 일상 자체가 늘 이벤트로 도배가 된 것도 아니고요. 그리고 이 느린 것 안에서 인물들의 감정이 꽤나 제대로 그려져서 더 묘하게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모든 것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서 정작 남편의 목소리는 제대로 듣지 못하는 아내의 마음이라거나, 아내를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여자를 마음에 품은 적이 있는 남편의 경우는 불편하지만 솔직해서 좋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서 제대로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아파하는 것 역시 현실이고 말이죠. 우리는 늘 상대가 솔직하기를 바라면서 상대에게 솔직하지는 못하곤 하니까요. 그 모든 것이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그래서 이 영화가 불편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우리도 누군가에 대해서 모르니까. 그리고 그 사람에 대해서 늘 알고 싶어하면서 화만 내니까. 사실은 이야기를 하면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님에도 우리는 상대에게 속이기도 하고 그래서 우리도 모르게 다치기도 하니까요.
서로에 대해서 이해를 해가는 과정을 다소 아프게 그리기도 하고 잔인하게 그리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여자 주인공의 캐릭터는 이해를 하기 어려울 정도였어요. 도대체 왜 그런 여자에게 남자 주인공이 계속 붙어있는 것일까 생각을 했지만 또 가만히 보니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서로가 서로에게 어떠한 의지 같은 것을 할 수 있는 관계가 바로 결혼이니까요. 결혼이라는 것 자체가 어느 한쪽이 월등하게 잘 해서 가능한 관계가 아니라 양쪽이 서로를 이해하면서 배려해야만 유지할 수 있는 관계라는 것을 이 영화가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누군가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절대로 아니니 말이죠. 이 다소 밋밋할 수도 있는 진실이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힘입니다. 다소 힘겹기는 하지만 마지막을 보고 나면 아 참 괜찮은 영화였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는 [노란 코끼리]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노란 코끼리를 보내줄 때
둘 – 서로에 대한 마음을 이야기하는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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