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33
“도대체 언제까지 숨길 거지?”
“무엇을 말입니까?”
“그 녀석들과 그다지 매끄럽지 않은 거지?”
“아닙니다.”
상사의 물음에 수혁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런 일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 서 팀장 표정이 별로 안 좋군. 최근 내가 들은 소식에 따르면 리해랑을 놓쳤다고 하던데.”
“그렇습니까?”
수혁은 엷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여기에서 말려들면 안 되는 거였다. 끝까지 침착하고 침착해야 했다.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잘못된 정보를 받으신 것 같군요.”
“정말인가?”
“네.”
상사는 수혁을 가만히 응시했지만 수혁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상사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도대체 나에게 그들의 행방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이유가 뭐지? 나는 자네의 상관이야. 상관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는데 이러나?”
“그들을 지킬 자신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그게 무슨.”
“그들은 그들 스스로도 믿지 못하고 저도 믿지 못합니다. 그런 그들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제가 그들을 책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제가 아무런 힘도 없다고 보인다면 그들이 그냥 넘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십니까? 아닙니다. 그들은 이제 천천히 저를 믿고 있습니다.”
“믿는다라.”
상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수혁의 말이 맞을지도 몰랐다. 이제 그들은 수혁을 믿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리해랑을 잃지 않았다는 건가?”
“당연합니다.”
“그런데 왜 그런 말이 나온 거지?”
“이유는 짐작이 갑니다만 아직 말씀은 드릴 수 없습니다.”
“뭐라고?”
상사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건 또 무슨 말이지?”
“저도 확실히 모르니까요. 뭔가 분명하게 보인다면 말씀을 드릴 수 있겠지만 제대로 보이는 것이 없습니다. 저 역시 아직 정확하지 않은 정보인데 말씀을 드린다고 해서 그것을 믿으실 겁니까?”
“흐음.”
현란한 수혁의 말에 상사는 아랫입술을 물었다.
“그 녀석들의 가족이 우리에게 있는데 그래도 그들을 우리 마음대로 사용을 할 수가 없는 건가?”
“없을 겁니다.”
“어째서지?”
“믿지 않으니까요.”
“믿지 않는다라.”
“증거가 필요합니다.”
“증거?”
“그들의 가족이 오고 있다는 증거 말이죠.”
“오성 조장 원류환.”
류환은 미간을 가늘게 모았다. 어둠 속에서 꽤나 익숙한 모습이 드러났다. 호리호리한 몸매의 사내. 동원에 류환은 아랫입술을 물었다.
“니가 여긴 어케 왔네?”
“그러는 너는 남조선에서 아주 잘 사는 모양이기만 기래. 얼굴에 기름이 좔좔 흐르는 것이 부러워 죽갔어.”
“그럼 너도 넘어오라.”
“내가 그럴 것 같은가?”
“그러는 나는 그럴 것 같나?”
“그게 무슨 말이디?”
“나도 남조선의 개가 아니라 그 말이다.”
“그 말을 내가 어카 믿나?”
“왜 믿지 못하니? 너랑 나랑은 동무 아이디?”
“동무?”
동원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걸렸다.
“우리 같은 사이를 동무라고 할 수 있갔어? 서로가 서로의 목숨을 노리고, 서로의 숨골을 칼로 누르려던 사이인데.”
“나랑 리해랑은 그래도 최고의 동무인데 말이야. 너는 참 속이 좁단 말이디. 그렇지 않게 생겨서.”
류환이 주먹을 지자 동원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아니야.”
“뭐라고?”
“싸우자고 온 것이 아니야.”
“그럼 뭐야?”
“경고를 해주로 온 거디.”
동원은 담배를 물고 멀리 연기를 뿜었다. 희뿌연 담배 연기 사이에 동원의 눈이 잠시 반짝였다.
“도움와 리해진. 두 사람 우리가 이길 수 없는 사이라는 것은 이제 분명해 진 것이니 말이야. 이제 두 사람을 이기기 위해서는 우리들도 하나하나 덤벼서는 안 된다는 것이 분명한 거거든.”
“그래서 떼로 덤비겠다는 기야?”
“그래.”
동원은 남은 담배를 맛있게 피운 후 꽁초를 바닥에 버렸다.
“그럴 기야.”
“후회할 기야.”
류환은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후회 하갔디.”
동원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너희 둘을 죽이디 못하면 결국 우리도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 그러디. 우리는 이미 산 사람들이 아니야. 조국에서는 너희들의 목을 꼭 잘라야 하겠다고 하고. 그 임무를 우리에게 준 것이니.”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지?”
“도망가라.”
“뭐라고?”
“너는 내 동무니 하는 말이야.”
“그게 무슨.”
“도망가라.”
동원은 다시 한 번 담담히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너희와 싸우면 우리도 무사하지 못할 거야. 그렇다면 서로가 서로를 다치게 하기 보다는 두 사람 모두 살고, 우리들도 모두 살 수 있는 그런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갔어? 나는 그리 생각을 하는데.”
“그럼 조국에서 우리를 놓아줄 거라고 생각을 하나?”
“물론.”
“아니.”
류환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조국은 절대로 우리를 놓지 않을 거다. 우리가 달아나면 달아날수록 더 우리를 잡기 위해서 안달이 날 테지.”
“그럴 거야.”
“그런데 지금 달아나라는 건가?”
“그래.”
“그래서 우리의 목숨은 누가 보장을 하지?”
“나는 내 조원들을 살릴 거다.”
“뭐?”
“내 조원들을 살릴 거란 말이다.”
동원의 눈빛은 순간 짐승의 것처럼 이글거렸다. 뭐라 말을 하려던 류환은 멈칫했다. 그의 눈에 담긴 것이 자신이 해진을 지키려는 이유와 너무나도 닮아있었다. 그가 지키고 싶은 만큼 동원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알갔어. 너희들을 건드리지 않을 기다. 하지만 나에게도 시간을 좀 달라. 나도 지금 찾아야 할 사람이 있거든. 그 사람도 같이 있어야지만 이 나라를 뜰 수 있다. 그러니 잠시만 시간을 달라. 아주 잠시면 될 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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