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까칠한 녀석 22
“그래도 이사를 가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조용히 있어.”
흥분한 수현과 다르게 현우는 침착했다.
“박귱도 지금 여기에서 나가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랑 너 때문에 동네 사람들 분위기가 이상해서 나가는 거야.”
“그러니 더 말이 안 되는 거야.”
“왜?”
“우리 두 사람만 나가면 되는 거잖아. 도대체 왜 아무런 죄도 없는 기웅이 형이 피해를 봐야 하는 건데?”
“어?”
“형.”
수현은 단호한 눈으로 기웅을 바라봤다.
“내가 나갈게.”
“됐어.”
기웅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다 같이 나가자.”
“왜?”
“왜라니?”
“형 이 집 좋아하잖아. 그래서 늘 뭐든 다 하고 그러잖아. 그런데 지금 그냥 이 집에서 나가려고 하는 거야? 형 이 집에서 아주 오래 살았잖아. 어릴 적부터 살았던 동네라 더 좋아하잖아.”
“괜찮아.”
기웅은 수현의 어깨를 두드리고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오래 한 동네에서 살았으니 이제는 떠날 시간도 된 거야. 이 집도 이제 나 좀 나가라고 할 거다.꽤나 귀찮게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고. 그러니 별 거 아니야. 너도 이상하게 생각을 하지 마.”
“형.”
“아우, 귀찮다.”
기웅은 기지개를 켜며 침실로 들어갔다. 수현은 무언가 결심을 한 표정을 짓더니 그대로 밖으로 나섰다.
“김수현 뭐 하는 거야?”
“뭐가?”
“그만 둬.”
“싫어.”
말리는 현우와 다르게 수현은 당당했다. 수현은 피켓을 들고 아파트 현관에 섰다. 현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그것이 남자를 좋아하는 것이건 여자를 좋아하는 것이건 상관은 없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동성애는 불법이 아닙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수현은 너무나도 당당해 보였다.
“뭐 하는 짓이야?”
“형.”
“그만 둬.”
뒤늦게 도착한 기웅이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이런 기웅의 만류에도 수현은 단호했다.
“내가 왜 그만 해야 하는 건데?”
“뭐라고?”
“나 그만 두기 싫어.”
“김수현.”
“이건 아니잖아.”
수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래. 길거리에서 키스를 하는 거 문제야. 하지만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면. 아니 나도 평범해. 나도 너무나도 평범하다고. 나도 그냥 누군가를 좋아할 뿐이야. 그리고 그게 남자인 거야. 이게 이상한 거야? 아니잖아. 나는 그저 누군가를 좋아하는 거고 이건 지극히 정상인 거라고.”
“알아. 나도.”
기웅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들의 시선이 몰리기에 수현을 끌고 나가려고 했지만 수현은 단호했다.
“형 하지 마.”
“김수현. 너 정말 이럴 거야? 네가 이런다고 해서 바뀔 수 있는 것 하나도 없는데 왜 이러는 건데?”
“그래도 그냥 나가는 것은 너무 우스운 일이잖아. 도대체 내가 무슨 죄를 지어서 그래야 하는 건데? 내가 생각을 하기에 나는 잘못한 것 하나도 없는데. 내가 잘못한 거야? 아니잖아. 나는 그저 누군가를 좋아한 것이 전부야. 도대체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이 왜 죄가 되는 건데? 어?”
“나는 너를 믿어. 그러니 그만 둬.”
“그러니 계속 여기에 살아.”
현우도 간절한 눈으로 기웅을 바라봤다.
“박귱.”
“왜?”
“내 집 뺄게.”
“어?”
“여기서 셋이 살자.”
“하지만.”
“박귱. 그러자.”
현우까지도 보태자 기웅은 깊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리 그냥 넘어가려고 하더라도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모든 상황이 그를 괴롭히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상관은 없었다. 기웅은 결국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여기서 살자. 사람들이 뭐라고 하건 일단 부딪치자. 그러니까 일단 그거 치우고 오는 게 어때?”
'☆ 소설 창고 > 수현우 팬픽 [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현우 팬픽] 까칠한 녀석 24 (0) | 2013.10.31 |
---|---|
[수현우 팬픽] 까칠한 녀석 23 (0) | 2013.10.30 |
[수현우 팬픽] 까칠한 녀석 21 (0) | 2013.10.28 |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60 (0) | 2013.10.27 |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59 (0) | 2013.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