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까칠한 녀석 23
“안 나가기로 했다고요?”
“네.”
“그렇군요.”
부녀회장은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가 소송을 걸려고 해요.”
“뭐라고요?”
“아무래도 아이들의 교육도 있고 말이에요.”
“아니 무슨 교육이요?”
결국 참지 못하고 현우가 나섰다.
“우리들이 뭐 아이들에게 나쁜 짓을 하기라도 한다는 건가요? 그런 거 말도 안 되는 생각 아닌가요? 우리가 도대체 뭘 어떻게 했는데요? 우리가 도대체 뭘 어떻게 하기에 아이들에게 나쁘다는 건가요?”
“애들이 뭘 보고 배우겠어요?”
“뭐라고요?”
“안 그래요?”
현우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앞으로 나섰다.
“그럼 우리는 뭐죠?”
“뭐라고요?”
“저는 말이에요. 동성애자가 무지하게 나쁜 거라고 말하는 세상에서 자랐어요. 하지만 저는 한 번도 이런 제가 이상하다고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동성애자가 왜 나쁜 거라고. 왜 그렇게 믿으시는 거죠?”
“그건 당연한 거잖아요.”
“당연하다고요?”
“그래요.”
부녀회장은 오히려 더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기웅은 피곤한 표정을 지으면서 현우의 앞을 막아섰다.
“박귱 너 왜 그래?”
“너야 말로 왜 그래?”
“뭐라고?”
“여기에서 부녀회장님하고 싸워서 뭘 어떻게 하자는 거야? 여기에서 싸운다고 답이 나오는 거야?”
“하지만.”
“들어가.”
“박귱.”
“내가 이야기를 할게.”
현우는 입을 쭉 내밀고 안으로 들어섰다. 기웅은 미소를 지으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죄송합니다.”
“그런데 왜 안 나가겠다는 거죠?”
“저도 기본적으로는 저 녀석하고 생각이 같습니다. 동성애는 나쁜 것도 아니고 이상한 것도 아닙니다.”
“왜 이상하다는 것이 아니에요? 아니, 남자가 남자를 좋아해서 도대체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거예요? 신이 인간을 만들었을 적에는 남자랑 여자가 딱 결합을 해서 아이를 가지고 그러는 거잖아요.”
“아니요.”
“아니라고요?”
“네.”
“그, 그게 무슨?”
“신은 두 사람이 평범하게 좋아하라. 그런 말을 한 거라고요.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지 말라는 말을 하신 적 없습니다.”
“그랬어요. 동성애는 죄악이라고.”
“서로의 몸을 탐하는 것만이죠.”
“뭐라고요?”
“저 녀석들 그런 녀석들 아닙니다.”
부녀회장은 씩씩거리며 돌아섰다. 기웅은 이마를 짚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뭐가?”
“나갈 거야?”
“방법이 있어?”
“하지만.”
현우는 아랫입술을 내밀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자신으로 인해서 나쁜 일이 벌어진 것만 같아서 서운한 모양이었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너는 아무 것도 할 것이 없어.”
기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현우.”
“응?”
“고맙다.”
“뭐가?”
“나 말이야. 아무리 수현이 녀석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사실 제대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던 거야. 이 상황이 화가 나고 당혹스럽다고 해야 할까?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거지? 에 대한 생각도 제대로 하지 못한 거고. 그런데 이제 제대로 알게 되었어. 정말로 그 녀석은 아무런 죄도 없는 거라고. 그냥 그 녀석이 하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거 이제야 알았어. 만일 네가 아니었더라면. 그리고 이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더라면 전혀 생각을 하지 못했을 거야. 여전히 머리로는 그 녀석을 이해를 하지만 가슴으로는 전혀 이해를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겠지. 그게 나쁜 거였는데. 그 녀석을 이해를 못하는 것보다 더 슬픈 거였는데. 고마워. 네 덕이야.”
“아니야.”
현우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자신도 자신이 누구인지 이제는 조금 더 또렷하게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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