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프리즈너스, 유명하기는 한데.
Good – 휴잭맨 팬 제이크 질렌할 팬
Bad – 휴잭맨 팬 제이크 질렌할 팬
평점 -
개봉하기 전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인지 [프리즈너스]는 아무래도 조금 실망스러운 느낌이었습니다. 지나치게 묵직한 데다가 자꾸만 베베 꼬는 느낌이 들거든요. [프리즈너스]의 감독은 관객들과 머리 싸움을 많이 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 머리싸움이라는 것이 관객들에 절대로 추리를 하지 못하게 하는 느낌이에요. 누가 보더라도 범인인 것 같은 사람을 다 그려놓고는 사실 이 사람 범인이 아님. 이러면서 뱅뱅 돌리고 그래서 다른 사람이 범인처럼 보이게 하고서는 사실 이 사람도 범인 아님. 막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감독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어서 이러한 것을 한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확실히 아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조금 더 매력적이고 매끄러운 영화가 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왜 그러지 않았나 모르겠습니다. 너무 길게 이야기를 늘려놓은 것 같아서 더 불편하기도 하고요. 조금 더 빠르게 진행을 할 수도 있었을 것 같기도 한데 왜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깁니다. 도대체 왜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것일까요? 뭐 나름 감정을 터뜨리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이걸 가지고는 이야기를 진행하기에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 영화 감독이 관객과 두뇌싸움 하려다가 망치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보게 되는 이유는 ‘휴 잭맨’과 ‘제이크 질렌할’ 때문입니다. 두 배우가 서로의 감정을 터뜨리는 느낌이 꽤나 큰 편이거든요. 물론 두 배우가 모두 감정을 터뜨리지는 않습니다. ‘휴 잭맨’ 같은 경우야 밖으로 모든 것을 다 드러내고 자신의 분노를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하는 반면 ‘제이크 질렌할’ 같은 경우에는 최대한 속으로 꾹꾹 누르고, 다시 또 꾹꾹 누르는 느낌이거든요. 이렇게 이질적인 두 사람의 캐릭터는 오히려 그래서 더 폭발력있게 느껴집니다. 특히나 꾹꾹 누르는 그 순간이 담고 있는 그 분노의 억제가 꽤나 큰 편이거든요. 그리고 두 사람 모두 공통의 범인을 쫓고 있으면서 그 방식이 다르다는 것 역시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서로가 바라는 것이 같지만 그것을 행하는 방법이 다른 만큼 두 사람은 일종의 적처럼 그려지거든요. 두 사람이 직접 부딪치는 장면은 몇 장면 없지만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마다 스크린이 꽉 차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매혹적인 연기를 선보입니다. 다만 영화가 전반적으로 늘어지는 느낌이 드는 만큼 두 사람의 힘만으로 부치는 것도 사실입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러닝 타임을 길게 만들었나 모르겠어요. 한 30분 정도는 덜어내도 충분할 것 같은데 말이죠. 배우들이 열연을 했음에도 영화는 다소 버겁게 느껴집니다.
‘휴 잭맨’은 딸이 실종된 이후 범인으로 보이는 이를 직접 고문하는 역을 맡았습니다. 사실 모든 아버지들의 마음이 이러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범인으로 보이는 사람이지만 결정저긴 증거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냥 풀려나거나 하는 경우에 말이죠. 여전히 딸도 돌아오지 않았고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도 답답하지만 뭐 하나 그의 힘으로 해결을 할 수 있는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모든 아버지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겹쳐지기에 더욱 더 절실하고 아프게 다가오는 역입니다. 특히나 용의자를 고문하는 순간마다 기도를 하는 것은 그가 결코 악인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더욱 아프게 다가오더라고요. 딸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딸을 돌려받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딸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을 버려야 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절실하면서도 그 안에 아픔이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다만 너무나도 기나긴 러닝 타임에 그는 너무나도 초췌해 보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도대체 일이 해결이 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그렇지 않거든요. 물론 거기에는 ‘휴 잭맨’이 맡은 역할의 답답함도 보입니다. 아니 도대체 왜 그렇게 위험한 일들을 하면서 공권력의 도움을 받지 않는 걸까요? 아니 최소한 조금이라도 흔적이라도 남기면 될 텐데 말이죠. 자기가 잘났다 생각을 하면서 일을 자초하기에 조금 답답합니다.
‘제이크 질렌할’은 사건을 쫓는 형사이면서 최대한 이성적인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 역시 분노하는 것은 마찬가지죠. 다만 그가 분노하는 방식은 분노를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꾹꾹 누르고 숨기는 방식입니다. 자신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를 이야기를 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도 이성을 찾기를 바라죠. 물론 이러한 과정에서도 그는 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죠. 다만 그는 최소한의 이성을 가지고 그 누구도 무고한 피해자가 되기를 바라지 않죠. 하지만 그러면서도 동시에 그 누구보다도 범인을 절실하게 잡고 싶어하는 인물 중에 하나입니다. 분노해야 하는 순간에 자신의 직업 탓에 제대로 분노하지 못하면서도 끝까지 그 분노를 드러내는 느낌. 이 모든 것을 ‘제이크 질렌할’은 꽤나 매혹적으로 표현하더라고요. 자신의 분노를 숨기면서도 분노를 드러내는 것은 최근 개봉한 영화의 그 어떤 캐릭터들보다 ‘제이크 질렌할’이 완벽하게 묘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 완벽한 배우들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지루하다는 것. 길어도 너무 길어요. 게다가 다른 영화들과는 다르게 이 긴 시간이 고스란히 느껴진다는 거. 보통은 영화가 무지하게 재밌어서 이 기다란 시간이 잘 안 느껴지잖아요. 그런데 [프리즈너스] 같은 경우는 시간의 흐름이 고스란히 다 느껴지더라고요. 도대체 왜 이렇게 지루하게 영화가 만들어진 것일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무래도 위에서 이야기를 한 것처럼 감독이 관객들과 두뇌싸움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서 그런 것 같아요. 조금 더 쉽게 가거나 조금 더 감정의 부딪침으로 갔으면 좋겠는데 감정의 부딪침과 동시에 진실게임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다 보니 조금 아쉬운 이야기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모든 배우들의 진지한 연기. 그리고 관객들을 당혹시키는 결말은 최고가 아니었나 싶네요.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용의자를 고문하는 ‘휴 잭맨’
둘 – 서로의 감정을 터뜨리는 ‘제이크 질렌할’과 ‘휴 잭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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