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노브레싱, 재료가 너무 많다.
Good – 서인국 이종석 팬
Bad – 기대하면 실망이 클 것
평점 - ★★
[노브레싱]이라는 영화는 참 너무나도 아쉬운 영화다. 이런 생각뿐이 들지 않습니다. 그나마 ‘서인국’이 살렸죠. 일단 수영을 소재로 한 영화라는 점에서 아 하더군요. 이 영화는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여성들을 타겟으로 만들어진 영화구나. 이렇게요. 지난해 [늑대소년]이 히트를 치고, 올 상반기 [은밀하게 위대하게]까지 히트를 치고 나서 그 비슷한 류의 영화들이 흥행을 할 수 있다는 어떠한 믿음 같은 것이 생긴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도 무심하게 올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였던 [깡철이]가 예상 외의 저조한 흥행을 기록하며 ‘유아인’이라는 배우의 발목을 잡은데 이어서 [노브레싱] 역시 너무나도 아쉬운 느낌입니다. 기본 적으로 청춘 영화라고 하기는 하는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 영화의 느낌이 나지 않거든요. 게다가 수영이라는 것을 주제로 삼고 있다고 하는데 스포츠 영화의 짜릿함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남자 배우들의 노출에 매력을 느끼기에도 너무 잦다 보니 뭔가 매력이 느껴지지 않고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이현우’가 하얀 셔츠를 입고 몸에 물을 뿌릴 적에는 여성 분들 입에서 아. 하는 탄성이 나왔는데 [노브레싱]은 그런 것이 없더군요. 기본적으로 수영 영화가 가지고 있어야 할 미덕인 짜릿함도 없고 말이죠.
우선 정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맞는 걸까? 싶을 정도로 현대적인 느낌이 묻어나지 않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디지털 기기들의 등장이 아주 적습니다. 보통 요즘 젊은 세대의 모든 것이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직접 꽃을 들고 찾아가는 모습은 나름의 순애보로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세련되었다는 느낌을 주기는 아쉬운 것 같아요. 그나마 디지털 기기라는 것이 인터뷰 장면을 보여주는 아이패드 정도인데. 뭐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느낌일까요? 게다가 이야기의 구성이 지나치게 유치하다는 것이 흠입니다. 물론 청춘 영화를 보면서 압도적인 작품성을 논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문제점은 그것을 넘어설 정도로 아쉬운 느낌을 준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을뿐더러 그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무게 같은 것이 그다지 아름답게 다가오지 않으니 말이죠. 뭔가 짜릿한 라이벌이 나올 것 같지만 딱히 그런 것도 아니고 성장담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합니다. 마치 철수와 영희 시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80년대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무언가 새로운 이야기. 더 나은 이야기를 보여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가장 큰 문제는 세 배우가 생각 외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겁니다.
‘서인국’이 맡은 ‘원일’이 없었더라면 [노브레싱]은 끝까지 볼 수 없는 영화가 되고 말았을 겁니다. 약간 열혈 청년이기는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선하고 옳은 아이. 요즘 본 영화에서 나오는 인물들 중에서 가장 압도적으로 선함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고 해도 옳을 겁니다. 그러면서도 남을 원망하지 않고, 그리고 동시에 적당한 유머 감각 역시 가지고 있고 말이죠. ‘서인국’이라는 배우가 이렇게 괜찮은 연기력을 가지고 있는 배우일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생각 이상의 연기를 보이더라고요. ‘이종석’의 경우에 그냥 ‘이종석’이다. 라는 기대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는데 ‘서인국’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보이는 느낌입니다. 영화에서 귀여움과 밝음을 묘사하는 동시에 극이 살짝 무거워지는 순간에는 자신의 매력을 앞으로 내세우면서 극의 분위기를 바꾸는 가벼운 유머를 던집니다. 하지만 이런 ‘서인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분위기가 우울하고 처지기만 하는 것을 막지는 못합니다. 게다가 한 번 그의 유머를 보고 즐겁기는 했지만 영화가 진행이 되면서 지속적으로 반복이 되는 그의 유머는 다소 불편한 느낌입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걸까? 싶을 정도로 영화는 ‘서인국’이라는 배우를 소모하기에 급급합니다. ‘박철민’ 역시 그저 우스운 용도로만 사용되고 맙니다. ‘서인국’은 이 영화에서 가장 바쁜 인물입니다. 유일하게 성장을 이루어내는 인물이면서 ‘이종석’을 바꿀 수 있는 인물이기도 하고, 동시에 극의 분위기도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죠. 총체적 난국인 영화에서 유일하게 중심을 잡고 극을 이끌어나가는 주인공입니다.
‘이종석’이 맡은 ‘우상’은 어딘가에서 본 뻔한 역할인 데다가 정작 자신의 연기도 그다지 새롭지 않습니다. 사실 ‘이종석’이라는 배우에 대한 기대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태도가 애매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제작 보고회 등에서 봤던 그는 말을 하지 못하고 질문을 남에게만 돌리는 배우였습니다. 심지어 한 기자 분은 이종석과 인터뷰를 하는 건지 그 옆에 있는 홍보 담당과 인터뷰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말을 할 정도로 말주변이 없다는 점. 그래서 개인적으로 배우 자체로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생각 이상의 연기를 보인 탓에 이 역할이 다소 기대가 되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종석’은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이지 못합니다. 그 동안 그가 가지고 있었던 역할 그 이상을 끌어내지 않는 거죠. 물론 거기에는 역할 자체가 가지고 있는 한계가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더 이상 ‘이종석’에는 ‘썬’이상의 무언가가 빛나지 않는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최악은 ‘이종석’이 아닌데 바로 ‘유리’ 때문입니다. 그녀의 연기가 나쁘다기 보다는 캐릭터의 어색함과 이야기와 겉도는 분위기 탓이죠. 오디션 지망생인 동시에 두 남자 사이에 있는 여자주인공인데 비중이 너무 큽니다. 이야기와 어울리지 못하는 까닭에 그녀가 나올 적마다 짜증이 돋는 것은 단순히 배우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아니겠죠. [노브레싱]의 문제는 정확히 무엇에 집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모른다는 겁니다. 그리고 감독이 그에 대한 확신이 없는 순간과 동시에 영화는 마구 흔들립니다. 어디까지나 ‘유리’의 역할은 조연으로 머물고 그저 소품처럼 등장을 해야 옳았습니다. 하지만 쓸모 없이 그녀의 공연 장면을 세 번이나 삽입하면서 영화는 지나치게 늘어지고 기본적인 ‘서인국’과 ‘이종석’에게 집중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나마 이 영화가 짜릿한 순간은 후반부에 두 남자 배우가 훈련하는 모습을 번갈아 보일 때입니다. 그 순간이 오고서야 겨우 이 영화가 스포츠 영화구나.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되니 말이죠. 하지만 이것을 제외하고는 [노브레싱]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살리기 어렵습니다. 다행히 예매권을 받기 전에 제 돈을 주고 영화를 봤다는 점에서 솔직하게 리뷰를 써도 하나 미안하지 않다는 것이 다행이군요. [노브레싱]은 정말 남자 배우들의 노출이 전부인 올해 가장 아쉬운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메달을 끝까지 찾아주는 원일
둘 – 서인국의 깨알 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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