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68
“왜 그러시는 겁니까?”
“뭐가?”
“저도 조장입니다.”
류환은 물끄러미 해진을 바라봤다.
“아무리 저를 지키고 싶다고 하시더라도 이러한 방법으로는 아닙니다. 그들의 앞에 제가 나서야 합니다.”
“왜?”
“조장.”
“네가 왜 그래야 하는 거지?”
“세 사람으로는 어림도 없을 겁니다.”
류환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부정하고 싶었지만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기에 더 버거운 일이었다.
“그들은 이미 조장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북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내려왔다는 거 조장도 듣지 않으셨습니까?”
“들었다.”
“그런데도 지금 저를 작전에서 빼려고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제가 없이 뭘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지금 세 사람이서 그들을 상대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위험합니다.”
“그래서?”
“네?”
“그래서 너를 죽이라고?”
“조장.”
해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도대체 왜 그렇게 끔찍한 것만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다른 일. 조금 더 나은 것들을 생각을 하셔야죠.”
“도대체 어떻게!”
류환의 외침에 방에 울렸다.
“우리들이 지금 어떤 운명인지 네가 더 잘 알고 있지 않나? 그런데 지금 이 순간 아무렇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도 안 되는 거다. 말도 안 되는 거라고. 우리는 결국 다 죽고 말 거야. 아니야?”
“아닙니다.”
“뭐라고?”
“죽을 거라면 이미 지난 번에 죽어야 했을 겁니다.”
“리해진.”
“하지만 우리는 살았습니다.”
해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물론 지금 이 상황이 우리에게 그다지 유리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냥 피하거나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적어도 부딪치고 그래야 하는 거죠.”
“하지만 그러다고 해서 우리가 얻을 것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우리도 결국 잃을 거야.”
“그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다른 길을 선택을 하지 않는 거지?”
“조장은요?”
“어?”
“조장은 왜 그러십니까?”
“나?”
류환은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자신의 손을 보면서 허무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에게는 다른 선택 같은 것이 있을 리가 업섰다. 그저 누군가가 시키는 그런 일이 지금 자신에게 걸린 일이었다.
“나에게는 이게 유일한 기회야.”
“아닙니다.”
“왜 그리 생각을 하지?”
“조장은 다른 길이 있습니다.”
“아니.”
류환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나는 이미 이 길로 걸어선 거다. 나는 더 이상 사람을 지키면서 살 수가 없어. 하지만 너는 다르다. 너는 사람들의 목숨을 가져가지 않고도 살 수 있어. 이미 너는 누군가를 죽이지 않은 적이 있잖아.”
“서상구 동무 말입니까?”
“그래.”
“그건 틀린 거였죠.”
해진의 입가에 씁쓸함이 묻어났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더 이상 여기에서 우리들이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을 거라는 겁니다.”
“리해진.”
“그들은 분명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류환은 멍하니 해진을 응시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리해진에 비해서 훨씬 더 강한 사내의 모습이었다.
“언제 이리 컸지?”
“네?”
류환이 손을 내밀어 머리를 두드리자 해진의 뺨이 붉어졌다.
“조장.”
“나는 네가 늘 그저 꼬마 조장일 거라고만 생각을 했다. 아직 어릴 거라고. 아직 어리다고. 그렇게만 믿었는데 지금 너를 보니 내가 틀린 거라는 생각이 들어. 너는 내가 생각을 하는 것보다 어른이다.”
“아니요.”
해진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류환에게 이런 소리를 듣는다고 해서 딱히 더 기쁘거나 슬프거나 그런 감정은 없었다. 이미 류환이 그런 말을 하지 않더라도 자신을 다르게 본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니까.
“아무튼 총은 안 된다.”
“조장.”
“내가 저격용 소총을 구하겠다.”
“네?”
해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조장.”
“네 말처럼 우리들이 세 사람이서 그들을 모두 막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거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그냥 여기에서 한 자리에 모이는 것도 그다지 현명한 선택은 아닐 거다.”
“그렇겠죠.”
“그러니 너는 숨어라.”
“조장.”
“그리고 나를 지켜라.”
류환의 눈빛에 해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리해진.”
“네.”
“조심해라.”
“조장.”
“만에 하나라도 너의 목숨에 위협이 가는 순간이 온다면 그냥 바로 도망을 가라. 애써 마주치지 마라.”
“조장.”
해진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그럼 조장도 두고 가야 하는 겁니까?”
“그래.”
“조장은요?”
류환은 한숨을 내쉬고 애써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럴게.”
“그럼 저도 그러겠습니다.”
서로가 절대로 그러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두 사람은 미소지었다.
“적들은 넷이다.”
헌주는 싸늘한 표정으로 화면을 응시했다.
“저들은 지금 우리의 조국을 반역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숨을 쉬고 있다. 반드시 처단을 해야만 한다. 알겠나?”
“네!”
우렁찬 사내들의 목소리가 울렸다.
“더 이상 우리들이 바보처럼 이 자리에 머물 필요는 없다. 이제 우리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야 한다. 지금이 우리에게 유일한 기회다. 우리의 위원장 동지, 그리고 리무혁 대장 동지를 위해서 무언가를 보여야 한다.”
헌주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다.
“그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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