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현우 짱짱맨 12

권정선재 2013. 11. 19. 07:00

[수현우 팬픽] 현우 짱짱맨 12


도대체 나에게 뭘 바라는 건데? 내가 여기에서 그냥 콱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그냥 여기에서 그냥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당신이 지금 바라는 것이 그거야? 그런 거라면 내가 죽어줄게! 내가 그냥 내 스스로 죽어줄게! 그러니까 말만해. 언제든 그렇게 해줄 테니까! 두렵지? 내가 죽는다는 것이 두렵지? 그런데 당신은 그것이 당신의 책임이 될까 그것이 두려운 거잖아. 정말로 나를 아껴서 미안해서 그런 것이 아니잖아. 그냥 당신의 손에 들린 그 모든 것이 사라질까 그러는 거잖아. 그게 얼마나 역겹고 끔찍한 일인지 알아? 그 모든 순간에서 내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알아? 나도 이 자리에서 뭐라도 하고 싶은데.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데 단 한 번도 그렇게 나아가지 못한 채로 그냥 이 자리에 있는 기분 알아? 이거 굉장히 기분 나빠. 이거 정말로 끔찍한 일이라고. 이거 정말 역겹고 불편한 일이라고.”

!”

현우는 긴장된 표정으로 감독을 바라봤다. 감독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밝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수고했어.”

감사합니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현우는 90도로 허리를 굽히고 수현에게 외투를 받아들었다.

나 잘 했어요?”

옷부터 입어.”

나 잘 했냐고요.”

현우가 볼을 부풀리며 수현을 바라봤다.

일단 옷이나 입으라고. 감기 걸리면 아무 것도 소용이 없는 거니까. 일단 그거 입고 나서 이야기를 해.”

하여간 치사해.”

현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요.”

너 고래 아니야. 사람이야.”

하여간. 말이나 못 하면.”

?”

아닙니다.”

현우는 입을 내밀고 옷을 입었다. 수현은 그를 차에 태우고 운전석에 앉았다. 현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오늘 연기는 내가 생각을 하더라도 완전 괜찮았는데 현장 분위기도 그런 것 같고. 내가 틀렸어요?”

잘 했어.”

그거 정말이죠?”

그래.”

좋았어.”

현우는 아이처럼 기쁜 표정을 지으면서 조수석으로 옮겼다. 수현은 미간을 모으면서도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럼 이제 뭐 맛있는 거 먹으러 가는 건가?”

공부.”

?”

현우의 얼굴이 굳었다.

그게 뭐야?”

어차피 너 해야 하는 일 공부잖아. 학생이 공부를 해야지. 연기 잘 한다는 칭찬에 공부를 접으면 되는 건가.”

아니.”

현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수현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나 오늘 첫 촬영이었다고요.”

알아.”

아는데요?”

?”

아니.”

그렇다고 해서 하루라도 공부를 안 해도 되는 것은 아니지. 오히려 지금 이 상황에서 네가 성적으로도 좋은 것을 보여주면 그게 사람들의 이미지가 더 좋게 보일 거라는 사실 알고 있는 거 너 아닌가? 나는 이미 네가 그러한 것들을 다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내가 틀린 거야?”

. .”

현우는 안전띠를 메고 눈을 감았다.

나 잘 거니까 말 걸지 마요.”

잠시 후 현우의 입에서 숨소리가 들리자 수현은 낮게 한숨을 토해냈다.

잘 했다. 연기도 잘 했고. 그런데 너 너무 잘 하지 마라. 너 때문에 내 심장이 미친 것 같으니까.”

 

다른 일 안 한다고?”

그래.”

너 뭐냐?”

기웅이 싸늘한 눈으로 수현을 바라봤다.

그런 식으로 행동을 하면 결국 그 녀석에게도 좋을 일이 하나도 없다는 거 네가 더 잘 알고 있는 거 아니야?”

왜 그렇게 생각을 하는 거지?”

뭐라고?”

내가 나서기 전에 그 녀석이 한 번이라도 뭐 하나 열심히 하고 싶어한 적이 있었나? 없는 걸로 기억을 하는데.”

그거야.”

나를 믿어라.”

수현은 단호하게 대꾸했다.

적어도 네가 말도 안 된다고 생각을 하는 그런 짓을 벌이지 않을 테니까.”

그 녀석 미성년자야.”

수현은 잠시 기웅을 바라보더니 그대로 사장실을 벗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