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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버틀러, 개인의 노력은 역사의 일부분이다.

권정선재 2013. 12. 5. 07:00

[맛있는 영화] 버틀러, 개인의 노력은 역사의 일부분이다.

 

Good 의미 있는 영화 찾는 사람

Bad 즐거운 영화 바라는 사람

평점 - ★★★★★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버틀러]는 단순히 영화가 아니라 역사 그 자체의 느낌이 강하게 묻어나는 영화입니다. 우리 시대는 나름의 흐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흑인 문제 같은 경우에는 미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요즘 우리들이 동성애자에 대해서 차별적인 시선을 보이는 것처럼 이전에는 흑인에 대해서 그러한 시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과연 지금은 흑인에 대해서 그러한 차별적인 시선을 보이는 것이 정당하다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아닐 겁니다. 시대는 더 많은 이들을 위해서 흘러가고 있습니다. 우리와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그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그들 역시 우리와 같다는 것을 배우고 깨닫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그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고 말이죠. 한 남자의 일생을 통해서 묵묵히 보이는 이야기는 단순히 한 남자의 생애를 그리기 보다는 미국 역사 그 자체를 그리고 그런 만큼 영화를 보는 내내 무언가 먹먹함을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울컥함은 단순히 이것이 미국 흑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기에 그럴 것입니다. [버틀러]안의 흑인들은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 싸웁니다. 흑인들이 권리를 위해서 싸우는 것은 우리가 민주를 위해 싸운 것과 닮았습니다.

 


버틀러 : 대통령의 집사 (2013)

Lee Daniels' The Butler 
8.9
감독
리 다니엘스
출연
포레스트 휘태커, 오프라 윈프리, 로빈 윌리엄스, 알란 릭맨, 존 쿠색
정보
드라마 | 미국 | 132 분 | 2013-11-28
글쓴이 평점  

 

 

너무나도 당연하게 우리가 누리는 것들이 사실은 누군가가 싸워서 얻어낸 권리라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잊어버립니다. 그저 가질 수 있는 것은 없는데 말이죠. 사실 영화 자체는 그다지 흥미로운 느낌은 아닙니다. 일단 흥미를 위주로 이야기를 진행을 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그저 한 사내의 묵묵한 변화를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보이는 것이기에 더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중간중간 이것이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이었구나를 느끼게 하는 사건들이 겹쳐지면서 묘한 생각이 들게 합니다. 나는 지금 단지 영화를 보기 위해서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역사를 보기 위해서 이곳에 온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거든요. 그 모든 역사가 고스란히 다 담겨 있는 데다가 그 안에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의 변화가 조금 더 섬세하게 담겨 있거든요. 그리고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세대가 변화하는 이야기라는 것 역시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소중한 가치 중 하나입니다. 모든 세대는 결국 하나가 되어야만 할 텐데 그러기 위해서 참 많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영화가 이야기를 하는 포인트입니다. 물론 시간이 흐른다고 그냥 이해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누군가를 반드시 이해하고 싶다는 그러한 간절함이 같이 묻어나야만 하는 것이니까요. 시대가 흐르는 그 현장이 영화에 그려집니다.

 

 

포레스트 휘태커가 맡은 세실 게인즈는 참 묵묵히 성실한 그러나 안타까운 인물입니다. 자신이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물론 이것이 그의 잘못은 절대로 아닙니다. 세상은 단 한 번도 그가 스스로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고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흑인은 그저 흑인일 뿐이라는 것이 바로 세상이 그에게 어릴 적부터 가르친 것에 전부죠. 백인 주인은 그의 어머니를 성폭행하고 아버지를 죽여도 아무런 벌도 받지 않은 것처럼 그는 그것이 너무나도 당연한 세상이라고 배웁니다. 그 오랜 시간 대통령의 곁에 머무르면서도 그것이 문제가 된다는 생각 같은 것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죠. 자신들이 백인과 똑같은 시간으로 일을 하거나 혹은 그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어떠한 변화로 이끌어가야겠다는 생각 같은 것은 하지 않습니다. 그냥 원래 그것이 그런 것. 그렇게 생각을 하는 것이 전부이니 말이죠. 이런 그의 모습이 조금은 애잔하면서도 너무나도 당연하데 느껴지는 것이 조금 더 아프고 슬프게 그려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것이 문제라는 것을 다들 생각을 하고 있지 않으니 말이죠. 워낙 섬세한 연기를 선보이는 만큼 역할 자체가 조금 더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게다가 아주 오랜 시간을 그려내는 영화 속의 순간도 그리 길지 않게 느껴질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기도 합니다.

 

 

한 개인이 무심결에 한 행동이 알고 보니 역사의 숭고함일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의 역사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이 영화의 포인트일 겁니다. 우리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에 대해서 그다지 진지하지 않게 생각을 하니까요. 우리는 늘 역사라는 것이 누군가가 만들어가는 그런 것이라고만 생각을 합니다. 우리 스스로 역사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 같은 것을 전혀 하지 않죠. 그러한 점에서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가치는 충분하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그 무엇보다도 살아있는 역사. 그리고 우리가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더군다나 그것을 억지로 어떻게 해야 한다!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 역시 [버틀러]가 가지고 있는 미덕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그냥 묵묵히 한 남자의 시선으로 역사의 흐름을 고스란히 보여주면서 역사라는 것이 어떻게 흘러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말이죠. 더 나은 것을 위해서 더 많은 것을 위해서 우리가 올바른 역사를 그려나가야 하고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것이 더 나은 세상으로만 향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것인데 우리가 잊고 있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버틀러]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중간중간 삽입된 미국 내 흑인의 역사

마침내 아들을 인정하게 되는 세실

관련영화 : 버틀러 : 대통령의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