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창수, 오래되었지만 좋다.
Good – 임창정이 좋은 사람
Bad – 건달 영화 싫은 사람
평점 - ★★★☆
‘임창정’이 나오는 영화라면 어느 정도 기대를 해도 실망을 하지 않을 텐데 [창수]가 딱 그런 느낌입니다. 솔직히 말을 하자면 이 영화 좋은 영화는 분명 아닙니다. 어딘가에서 많이 본 것 같은 느낌에 그다지 새로운 무언가를 이야기를 하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임창정’이라는 배우는 그가 가지고 있는 모든 매력을 다 발휘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지는 않습니다. 그냥 우리가 흔히 생각을 하는 ‘임창정’이라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 그 자체로 연기를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는 그저 덤덤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냅니다. 그런데 이것이 바로 좋은 부분이었습니다. 그냥 그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 것 이상으로 그가 무언가를 보여주니 그 자체가 좋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개인적으로 조폭, 혹은 건달이 나오는 순애보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그 이상의 어떠한 절절함? 같은 것이 묻어나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나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다 좋았던 것이 그 요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임창정’의 동생으로 나오는 ‘정성화’나 악역 ‘안내상’ 그리고 ‘손은서’까지 말이죠. 모든 배우들이 자신의 몫을 해내는 순간 ‘임창정’은 그리 큰 부담 없이 자신의 연기를 만들어 나갑니다.
하지만 과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이 영화는 너무나도 촌스럽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촌스러움이라는 것이 우리가 추억을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잊고 싶을 정도의. 그런 촌스러움입니다. 이것이 과거의 이야기라는 것을 전혀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기에 주인공들이 스마트폰이 아닌 전화기를 사용을 하는 상황 자체가 꽤나 당황스러웠습니다. 아니 도대체 왜 저런 전화기를? 다행히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그것이 과거에 대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조금 난감하기는 하더군요. 하지만 그 자체의 어떠한 향수를 일으키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응답하라 1994]를 보면서 느끼는 그러한 추억은 절대로 아닌 것 같습니다. 너무나도 촌스럽고 너무나도 낡아버린 그런 추억이니 말이죠. 게다가 과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도 간판이 현대적인 간판이 군데군데 보이는 것이 더더욱 이 영화를 낯설게 만드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극단적으로 Oz 간판이 보이는 순간. 아. 이게 뭐지? 하는 느낌이 확 들더라고요. 아무래도 이것이 이 영화에게 느껴지는 약간의 괴리감과도 같은 것이 아니었나 생각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좋았던 이유는 묵직하다는 거. 그리고 자신이 생각한대로 나아간다는 것일 겁니다. 촌스럽기는 하지만 우직한 걸음으로 나아가는 영화는 괜찮은 느낌입니다.
‘창수’ 역을 맡은 ‘임창정’은 그가 보일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이야기이자 사람들이 그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 그 연기를 있는 그대로 선보입니다. 사실 이건 굉장히 위험한 선택일 겁니다. 아무리 그가 연기를 잘 한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부담도 없이 이런 식의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위험하기 때문이죠. 요즘 사람들은 새로운 연기를 원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라고 하더라도 비슷한 연기를 반복해서 보이면 당연히 실망하고 그에 대해서 어떠한 지루함과도 같은 것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완벽한 어떠한 것을 보입니다. 적당히 껄렁거리면서도 삶에 대한 열망이 약간은 보이는. 그러면서도 지금 이 순간으로 그냥 머물러도 상관이 없는. 그리고 지나칠 정도로 비루한 인생이면서도 거꾸로 누군가가 자신을 짓밟는 순간 그에게 복수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용기를 가진 인물. 이 모든 것이 바로 ‘임창정’이 맡은 ‘창수’가 가지고 있는 특징들일 겁니다. 이 안에 담겨 있는 것들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지만 특별하게 느껴지는데 이것이 바로 그의 연기에서 나오는 거겠죠. 특히나 ‘손은서’를 사랑하지만 그녀가 자신의 집에 죽은 순간 왜 우리 집에서 죽었냐고 따지는 장면의 현실성은 오직 ‘임창정’이기에 가능하다는 느낌입니다.
전반적으로 촌스럽고 잔인한 느낌의 영화이지만 그 우직함이 반대로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특히나 모든 배우가 나름 맛깔나게 연기를 선보인다는 것이 좋더군요. 늘 조금은 밝은 느낌의 연기를 선보이기에 악역이 낯선 ‘안내상’ 역시도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합니다. 오히려 그가 1인자로 보이지 않는 모습이 그가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얼마나 비열하고 잔혹하게 오를 수 있었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되기도 하고 말이죠. 다만 이야기 자체가 조금 늘어지는 느낌입니다. 조금 더 빠른 느낌으로 가더라도 괜찮을 것 같은데 하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이러거나 저러거나 이 영화에 나오는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서 좋았습니다. [아저씨]에 나오는 ‘원빈’처럼 엄청난 능력으로 악당들을 무찌르는 사람이 아닌, 남들이 괴롭히면 그냥 그대로 죽을 수밖에 없는 그런 약한 존재. 그러면서 자신을 걸고 누군가에 이를 악물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 좋더군요.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는 인생들이 나와서 더욱 서글픈 현실적인 영화 [창수]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손은서 휴대폰 동영상
둘 – 다정한 임창정과 정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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