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결혼전야, 3분 카레 어렵게 데우기
Good – 로코를 좋아하는 사람
Bad – 짜임새가 있기를 바란 사람
평점 - ★★★☆
[결혼전야]는 보기 전에 정말로 많이 망설였던 영화였습니다. 혹평 일색이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본 이유는 제가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는 데다가 로맨스 소설을 쓴다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비평에도 불구하고 선택한 [결혼전야]는 조금 아쉽지만 그럼에도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약간 말랑말랑한 느낌이면서도 결혼이라는 것을 담고 있다는 것이 그닥 나쁘지 않았거든요. 사실 모든 로맨스 영화의 끝은 결혼이라는 당연한 결말로만 달리고 있잖아요. 그게 물론 가장 아름다운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그저 행복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사실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헤어지게 되는 이들도 정말로 많고 결혼이라는 것이 마냥 행복한 것만도 아니니 말이죠. 결혼이라는 것은 정말로 사랑한 두 사람이 서로의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고 그 마음까지 이해를 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하는 관계인데 사실 그렇게까지 진지하게만 결혼을 생각을 한다면 누가 쉽게 결혼을 할 수 있겠느냐 궁금하기도 하고 말이죠. 아무튼 [결혼전야]는 말처럼 결혼하기 전에 벌어지는 일들입니다. 수많은 커플들의 헤프닝인 만큼 공감이 갈 수도 가지 안흥ㄹ 수도 있지만 그럴 수는 있겠다 싶은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일단 이 영화가 매력적인 이유는 모든 캐릭터가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옴니버스 류의 영화에서 이렇게 모두 다 자기 이야기를 하기 쉽지 않을 텐데 말이죠. 딱히 메인 커플이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요. 그리고 당연히 연기를 잘 못할 거라고 생각을 하던 이들까지도 생각 이상의 연기를 선보이는 것 역시 놀라운 부분이었습니다. 아이돌 그룹 출신의 ‘옥택연’ 같은 경우에도 약간 의심이 갔던 것도 사실이고, 수많은 패러디를 낳기도 했던 ‘이연희’ 같은 경우에도 사실 불안한 것이 사실이잖아요. 그런데 그들 역시 나름의 매력을 선보이더라고요. 물론 약간 어설프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어떠한 매력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요. 정말로 이 모든 일들이 현실처럼 다가올 수도 있곘구나? 의 느낌이라고 할까요? 다만 너무나도 여성적으로 그려지고 있어서 모든 남자들이 조금 추접한 변태처럼? 그리고 찌질이처럼? 그려졌다는 것이 아쉽기는 합니다. 뭐 ‘옥택연’이 젠틀했으니 된 걸까요? 하지만 ‘김강우’와 ‘마동석’의 찌질거림은 꽤나 큰 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특히나 ‘김강우’가 그렇게 찌질거리는 역할로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배우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한 덕에 영화는 더욱 매력적으로 빛납니다.
‘김강우’는 예비 신부가 과거 결혼했던 적이 있다는 사실로 패닉에 빠지는 전직 야구 선수 역할인데요. 생각보다 능청스럽게 역할을 소화하는 것이 놀랍더군요. 제가 그에 대해서 약간의 편견이 있는 것인지 몰라도 조금 묵직하고 젠틀한 역할을 주로 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 또 나름의 매력이었습니다. 완벽한 것처럼 행동을 하면서도 순간순간 빈틈을 보이기도 하고 말이죠. 또 예비 신부를 마냥 사랑하는 것처럼 행동을 하다가 한 순간 망설이기도 하는 그 모든 모습들이 꽤나 잘 어울리고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가 맡은 역할이 그다지 젠틀하지는 않아서 중간중간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그 역시 나름 현실적인 남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현실적인 남자의 캐릭터를 생각보다 잘 살리더라고요.
‘김효진’은 그녀의 이미지와 딱 어울리는 스마트한 비뇨기과 여의사 역을 맡았습니다. 역시나 그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처럼 똑부러지는 연기를 선보이더라고요. 최근 그녀의 연기 중에서 생각이 나는 것은 ‘엄정화’와의 커플 연기였는데 거기에서 보여주는 것과는 또 다른 모습 역시 ‘김효진’이구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만들었습니다. 다만 다소 과격한 행동에 자신의 과거를 숨겼으면서 그렇게도 당당하게만 행동을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더라고요. 그리고 자기 혼자서 뭐든 다 할 수 있어! 라고 외치다가 어느 순간 네가 없어 힘들었어. 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도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효진’이기에 모든 것이 다 용서가 되더군요. 꽤나 명석하면서도 매끄럽게 극을 이어나가는 느낌입니다.
‘마동석’은 결혼 전 부담감으로 그게 잘 되지 않는 남자 역인데 생각 외로 능청스러웠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능청스럽게 그런 역할을 소화를 할 수가 있었던 건지. 꽤나 남성적인 외모와는 다르게 소심하게 행동을 하기도 하고 꽃집을 운영하는 모습 역시 꽤나 흥미롭기도 하고. 특히나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소화를 하는 배우로써의 ‘마동석’이라는 배우가 얼마나 대단한 배우인지에 대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구잘’과 약간 투닥이는 모습 역시 귀여운 편이었고, 나름 모든 것이 다 해결이 된 다음에는 짜릿하게 보이는 모습도 매력적이었고요. 겉으로는 밝히는? 것 같으면서도 속으로는 한없이 순수하고 순진한 모습이라는 것 역시 이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약간 투덜거리는 모습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귀여운 캐릭터였습니다.
‘주지훈’은 제주도에 온 예비 신부 ‘이연희’를 꼬시는 가이드 역인데 생각보다 능청스럽더라고요. 약간 [앤티크:서양골동 양과자점]의 사장님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의 능청스러운 연기를 이미 한 번 봤기에 이번에도 역시나 매력적이더라고요. 배우 개인으로는 조금 아쉬운 행보를 보이기도 하지만 연기에 있어서는 완벽한 모습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옥택연’은 아이돌이라는 점 탓에 조금 어설프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연기를 선보입니다. 꽤나 젠틀한 느낌에 사랑하는 여자를 사랑하기에 희생을 할 수도 있고요. 다른 사람들을 돕기도 하는 등의 모습이 꽤나 부드럽고 매력적으로 보이더라고요. 감독님이 이 배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보일 수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옥택연’이 멋있어서 더 살았지만 말이죠.
‘구잘’은 ‘마동석’의 파트너로 꽤나 귀여우면서도 당돌한 모습이었는데 생각 외로 연기를 잘 하더라고요. 사실 [미녀들의 수다]라는 예능에서의 모습만 알고 있는데 그 모습 이상의 연기를 선보이는 것이 놀랐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연기를 잘 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녀로 인해서 쉽게 극이 무너지지도 않고 오히려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더라고요.
‘이연희’는 당연히 연기를 못할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 이상의 연기를 선보여서 놀랐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원나잇을 하고 망설이는 역할을 맡았는데요. 아직 어려보이는 외모를 가지고 있어서 이게 그다지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더라고요. 물론 이게 부정을 저지른 것이기는 하지만 딱히 누군가에게 나쁜 마음을 가지고 그러한 것이 아니기에 조금 안타깝기도 한 역할이었습니다.
‘고준희’는 딱 그녀가 가지고 있는 느낌 그대로 결혼 히스테리를 부리는 웨딩 플래너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 동안 그녀가 보여주던 모습하고 참 닮았더라고요. 드라마에서 보여주던 수많은 모습들과도 닮았고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보여주던 모습하고도 닮았습니다. 톡톡 튀고 완벽을 기하지만 정작 한도없이 허술한 그런 매력을 말이죠. 생각 외로 매력적으로 그려지더라고요.
‘이희준’은 ‘고준희’의 파트너로 소심하면서도 그걸 밝히는 코믹한 캐릭터로 나왔습니다. 역히나 ‘이희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끈하게 이 역을 소화합니다.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 오롯이 표현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고요. 물론 그로 인해서 영화 마지막이 조금 산만해지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캐릭터의 사랑은 괜히 응원하고 싶어집니다.
전반적으로 굉장히 산만하고 마지막으로 갈수록 난해해지는 영화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꽤나 괜찮은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부로 수습을 하려고 하지 않는 것 역시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결혼을 하기 전에는 온갖 일이 다 생길 수 있고 결혼이라는 것이 우리가 마음을 먹은 것처럼 모두 되지 않는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모두 우리가 생각을 한 그대로 결혼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을 하잖아요? 하지만 우리가 생각을 하는 것 이상으로 결혼은 힘들고 결혼으로 가는 길도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일 겁니다. 물론 실제로 저 모든 일들이 다 일어나게 된다면 막장이라고 이야기를 하겠지만 그래도 이건 영화잖아요. 그리고 이 모든 커플의 사연을 한 자리에 모아놓아서 그렇지 지금도 지구 어딘가에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고 말이죠. 보는 내내 낄낄거리면서 가볍게 보기 딱 좋은 로맨스 코미디 [결혼전야]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마동석을 검사하다 싸우게 되는 김효진과 김강우
둘 – 카페에서 다투는 김효진과 김강우
'☆ 문화 > 맛있는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맛있는 영화]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약간 모자란 맛? (0) | 2013.12.24 |
---|---|
[맛있는 영화] 변호인, 안녕들 하십니까? (0) | 2013.12.23 |
[맛있는 영화] 어바웃 타임, 진지하고 아름다운 인생 (0) | 2013.12.17 |
[맛있는 영화] 갬빗, 생각 이상의 즐거움 (0) | 2013.12.09 |
[맛있는 영화] 창수, 오래되었지만 좋다. (0) | 2013.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