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15
“그 자식 뭐야?”
“뭘 또 중얼거려?”
“아. 박기웅.”
“무슨 일인데?”
“아무 것도 아니야.”
얼버무리는 수현을 보며 기웅은 미간을 모았다. 하지만 별다른 내색은 하지 않은 채로 이내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도 잘 팔리더라?”
“그래.”
“그래서 차기작은.”
“그게.”
수현은 혀로 입술을 축였다. 이제는 혼자의 몸이 아니었다. 현우와 살면서 그런 걸로 돈을 버는 것은 다소 난감한 것일 수도 있었다.
“일단은 좀 쉬었으면 하는데?”
“뭐라고?”
“아니 그 동안 너무 열심히 달린 것 같아서 말이야. 솔직히 이 정도면 이제 쉴 때도 된 것 같고.”
“그게 무슨 말이야?”
“어?”
“인간적으로 김수현. 네가 이러면 안 되는 거지. 내가 그 동안 너 먹고 살게 얼마나 도와줬어? 그런데 이제 자기가 좀 먹고 살만 해졌다고 이런 식으로 나를 엿 먹이려고 하면 안 되는 거지.”
“그런 거 아니야.”
수현은 이마를 짚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냥 그 녀석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그래.”
“뭐라고?”
“나도 이런 내가 미친 놈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쉽게 그 녀석에게 내 정체를 알리고 싶지 않다고.”
“너 도대체 뭐 하자는 건데?”
“뭐가?”
“그 녀석이 도대체 뭐라고?”
“박기웅.”
“그 녀석 네가 죽인 여자 아들이야.”
수현은 순식간에 기웅의 목을 졸랐다. 기웅은 얼굴이 빨개져서 눈이 충혈이 되면서도 수현을 노려봤다.
“그래. 나도 죽여. 나도 죽이라고!”
“닥쳐! 내가 일부러 그런 거 아니잖아.”
“그런다고 뭐가 달라져?”
수현의 손에서 천천히 힘이 빠졌다. 기웅은 켁켁 거리면서 수현의 얼굴을 차가운 눈으로 바라봤다.
“그 동안 내가 네 친구라서 입을 다물고 있었던 거야. 그런데 김수현 네가 우리 출판사를 떠나려고 한다면 나는 가만히 안 있어.”
“그건 또 무슨 말이야?”
“내가 머저리인 줄 알아?”
“박기웅. 너 나 못 믿어?”
“그래. 못 믿어.”
“뭐라고?”
“그러니 행실 제대로 하라고.”
“박기웅!”
수현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분명히 되게 외로운 사람인데 단 한 번도 자신이 외롭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아요. 그거 되게 이상하죠?”
“어른이니까.”
“어른이라.”
연경의 말에 현우가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거 되게 어려운 거네.”
“현우 너는 그걸 몰랐어?”
“네. 그냥 나이만 먹는다고 어른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지금 아저씨를 보니 아니네요.”
“나도 그런데?”
“선생님이 뭘요?”
“나도 되게 불안해.”
연경은 먼 하늘을 바라보며 빙긋 웃었다.
“나도 내가 지금 뭘 하는 건가. 그리고 내가 정말 여기에 도움을 줄 수가 있는 건가. 막 그런 생각이 들어.”
“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면 안 되는 거죠. 다른 사람이라면 다 이해가 가더라도 선생님은 절대로 아니라고요.”
“그래?”
“네.”
“그나저나 현우야.”
연경이 살짝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직도 찾는 거야?”
“아, 네.”
“그 사람 찾아서 뭘 어쩌게?”
“그냥 묻고 싶었어요.”
현우는 발을 비비며 고개를 푹 숙였다.
“내 엄마를 죽인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지. 그리고 아무런 죄도 짓지 않았다는 그 착한 여자를 왜 죽인 건지.”
“그래서 그 사람을 죽이기라도 하게?”
“그건 만나면 알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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