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36
“정말로 안 볼 거야?”
“응.”
“이해가 안 되네.”
“왜?”
“그래도 보고 싶지 않아?”
수현은 가만히 기웅을 응시했다. 보고싶지 않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볼 수도 없는 사람이었다.
“너는 내가 그 녀석의 엄마를 죽였다는 것을 모르는 거야?”
“그게 중요해?”
“뭐라고?”
“그런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나는 은혜를 버렸어.”
“무슨 은혜?”
“이런 거 주시지 않아도 돼요?”
“그래도 먹어요.”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여인이라는 사실에 안타까워하면서도 그녀가 건네는 김치부침개를 받아들었다.
“미안해요.”
“뭐가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그거밖에 없어서.”
현우 모친은 수줍게 웃었다.
“내가 뭐 다른 요리를 잘 하면 다른 것을 해주겠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김치부침개가 다야. 우리 애도 그걸 좋아하고. 그냥 내 아들에게 좋은 형이 되었으면 해서 내가 주는 거예요.”
“고맙습니다.”
“그래 먹어요.”
수현은 한숨을 내쉬고 멍하니 김치부침개를 응시했다. 매일 같이 받는 것. 그다지 낯설지 않았다.
“이게 뭐야?”
수현은 쿡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오늘도 김치부침개예요?”
“응.”
“하여간.”
“오늘이 마지막이야.”
“네?”
현우 모친의 얼굴이 슬프게 빛났다.
“나 문제 같은 것이 생겨서 말이야.”
“무슨 문제요?”
“그게.”
현우 모친은 뭐라 말을 하려다 이내 고개를 저었다.
“자기에게 말을 해도 모를 거야.”
“저도 알고 싶습니다.”
수현은 간절했다.
“그 동안 이것저것 챙겨주신 것도 많은데 저도 뭐 약간은 들을 자격 같은 것이 있는 것 아닌가요?”
“자격이라.”
현우 모친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 자기에게 그런 말을 하기도 우스운데. 그런 것도 하나 없어요. 그냥 누구 돈을 제대로 갚지 못해서 도망을 가야 해서.”
“말도 안 돼요.”
“왜?”
“아니 도대체 무슨 돈이 어떻기에요?”
“너는 모를 거야.”
“돈이 필요해?”
“응.”
기웅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돈이 어디에 있어?”
“그 사람이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너 그냥 다른 사람들 일에 신경을 쓰지 마. 다른 사람들 일에 신경을 쓴다고 해서 너에게 좋을 것도 하나 없잖아.”
“그건 그렇지만.”
“김수현. 네가 왜 그렇게 살고 있는 건데? 다른 사람 돕는다고 바보 짓 해서 이렇게 된 거잖아. 아니야?”
“그렇지.”
“그런데 또 누구를 도와?”
“돕고 싶어.”
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에게 가족이 무엇인지 보여준 사람이야. 그런 사람을 그냥 무시하고 그럴 수는 없는 거잖아. 안 그래?”
“나는 모르겠다.”
“도와줄 거지.”
“왜 그렇게 답답하게 구는 건데?”
“그러게.”
“너 후회할 거다.”
“응.”
“어떤 일이건 다 할 거야?”
“어떤 일이건?”
수현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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