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37

권정선재 2014. 2. 18. 07:00

[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37

고작 돈 때문에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거야? 도대체 얼마나 큰 돈이라서 그래야 하는 건데?”

네가 지금 다른 사람 신경을 쓰게 생겼어? 일단 너부터 돈이 필요한 거잖아. 내 말이 틀린 거야?”

그건 아니지만.”

수현은 아랫입술을 물었다. 피하고 싶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에게 유일한 가족이나 다름없었던 그녀를 돕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래.”

그냥 죽이면 되는 거야.”

그냥?”

그래. 그냥.”

너는 참 쉽게 말을 한다.”

김수현.”

아니다.”

기웅이 날을 세우자 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그랬어. 내가 그런 거라고.”

도대체 네가 왜 그러는 건데? 너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던 거잖아. 그리고 너도 몰랐던 거잖아.”

그런다고 죄가 사라져?”

뭐라고?”

감옥에 갈 거야.”

김수현.”

무조건 죗값을 치룰 거라고.”

 

무슨 생각을 해?”

?”

커피를 마시며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던 수현이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냥 이런저런 생각.”

하지 마.”

?”

김수현 너 한 번 생각을 하면 오만 생각을 다 하잖아. 그럴 바에야 그냥 아무 생각을 안 하는 게 더 나을 거다.”

그런가?”

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나는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평생 소설을 써야 할 운명인가 봐. 이런 저런 생각이 난다.”

너 그라다가 너 망쳐. 지금 안 그래도 비관적인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 더 잘 알잖아.”

그렇지.”

너를 지켜라.”

.”

기웅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이제 갈게.”

저기.”

?”

보고 싶어.”

뭐라고?”

그 녀석.”

기웅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씨발 네가 지금 그 녀석을 보고 싶다. 그런 말을 할 때야? 그 녀석 이모가 너를 이렇게 만들었어.”

그래.”

그래가 아니잖아. 지금 네가 이렇게 되었는데도 누군가를 기다리고. 그게 지금 말이나 되는 거야?”

그렇다고 해서 그 녀석 탓은 아니잖아.”

뭐라고?”

내가 시작한 거야.”

수현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기웅은 그런 수현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도대체 네가 왜 그러는 건지 모르겠다.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 뭘 어떻게 하기를 바라는 건데?”

그러게.”

나도 정말 미치겠다. 너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힘들다고. 도대체 그 녀석이 뭐라고 이러는 거냐? ?”

나도 모르겠다.”

수현은 컵을 내려놓으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 녀석이 무슨 짓을 하건 내 마음에 그 녀석의 자리를 두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했어. 그런데 내가 생각을 한 것과는 다르게 그 녀석의 자리가 그냥 생기더라.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 되게 우습지?”

그래.”

그런데 이미 생겼어.”

그 녀석이 너를 보고 싶어할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

너는 이미 망가졌어.”

그래.”

네가 그 녀석을 행복하게 할 수 있어.”

그건.”

수현은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기웅의 말이 맞았다. 이미 자신은 모든 것을 다 잃은 상태였다. 이미 그 누구도 행복하게 할 수 없는. 이미 스스로도 너무나도 제대로 망가진 그런 존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