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37
“고작 돈 때문에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거야? 도대체 얼마나 큰 돈이라서 그래야 하는 건데?”
“네가 지금 다른 사람 신경을 쓰게 생겼어? 일단 너부터 돈이 필요한 거잖아. 내 말이 틀린 거야?”
“그건 아니지만.”
수현은 아랫입술을 물었다. 피하고 싶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에게 유일한 가족이나 다름없었던 그녀를 돕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래.”
“그냥 죽이면 되는 거야.”
“그냥?”
“그래. 그냥.”
“너는 참 쉽게 말을 한다.”
“김수현.”
“아니다.”
기웅이 날을 세우자 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그랬어. 내가 그런 거라고.”
“도대체 네가 왜 그러는 건데? 너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던 거잖아. 그리고 너도 몰랐던 거잖아.”
“그런다고 죄가 사라져?”
“뭐라고?”
“감옥에 갈 거야.”
“김수현.”
“무조건 죗값을 치룰 거라고.”
“무슨 생각을 해?”
“응?”
커피를 마시며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던 수현이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냥 이런저런 생각.”
“하지 마.”
“응?”
“김수현 너 한 번 생각을 하면 오만 생각을 다 하잖아. 그럴 바에야 그냥 아무 생각을 안 하는 게 더 나을 거다.”
“그런가?”
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나는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평생 소설을 써야 할 운명인가 봐. 이런 저런 생각이 난다.”
“너 그라다가 너 망쳐. 지금 안 그래도 비관적인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 더 잘 알잖아.”
“그렇지.”
“너를 지켜라.”
“응.”
기웅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이제 갈게.”
“저기.”
“왜?”
“보고 싶어.”
“뭐라고?”
“그 녀석.”
기웅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씨발 네가 지금 그 녀석을 보고 싶다. 그런 말을 할 때야? 그 녀석 이모가 너를 이렇게 만들었어.”
“그래.”
“그래가 아니잖아. 지금 네가 이렇게 되었는데도 누군가를 기다리고. 그게 지금 말이나 되는 거야?”
“그렇다고 해서 그 녀석 탓은 아니잖아.”
“뭐라고?”
“내가 시작한 거야.”
수현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기웅은 그런 수현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도대체 네가 왜 그러는 건지 모르겠다.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 뭘 어떻게 하기를 바라는 건데?”
“그러게.”
“나도 정말 미치겠다. 너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힘들다고. 도대체 그 녀석이 뭐라고 이러는 거냐? 어?”
“나도 모르겠다.”
수현은 컵을 내려놓으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 녀석이 무슨 짓을 하건 내 마음에 그 녀석의 자리를 두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했어. 그런데 내가 생각을 한 것과는 다르게 그 녀석의 자리가 그냥 생기더라.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 되게 우습지?”
“그래.”
“그런데 이미 생겼어.”
“그 녀석이 너를 보고 싶어할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어?”
“너는 이미 망가졌어.”
“그래.”
“네가 그 녀석을 행복하게 할 수 있어.”
“그건.”
수현은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기웅의 말이 맞았다. 이미 자신은 모든 것을 다 잃은 상태였다. 이미 그 누구도 행복하게 할 수 없는. 이미 스스로도 너무나도 제대로 망가진 그런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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