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110

권정선재 2014. 2. 22. 19:00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110

오마니 죄송합니다.”

아니야.”

제가 부족해서.”

해진은 아랫입술을 물었다. 다른 집 아이들은 더 유능해서 이것저것 식량을 많이 받아왔는데 자신은 아니었다.

당에서 저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오마니.”

당이 아니라면 우리가 이 정도라도 살 수 있는 것이 불가능할 게야. 모든 것은 다 위대한 수령님의 은덕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지.”

. 오마니.”

오라버니. 오늘은 뭘 가져오셨수?”

해은아.”

해진은 슬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제 막 네 살이 넘어가는 어린 동생은 늘 먹는 것을 그리워했다.

도토리다.”

그 놈의 도토리. 매일 같이 그 쓴 도토리만 가져오면 어쩌란 말이우? 오라버니도 참 생각이 없수.”

그래 미안하다.”

해은아!”

모친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나마도 네 오라버니가 있어서 가능한 것이야.”

하지만.”

해은아.”

해은은 입을 내밀고 밖으로 나갔다. 해진은 슬픈 lath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냥 더 많은 것을 먹고 싶을 따름이었다.

내가 죄인이구나.”

오마니가 무슨.”

내 아버지가.”

아닙니다.”

해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괜히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일들이었다.

오마니 죄가 아닙니다.”

그래도 내 아버지가, 네 이모가 국경을 넘지 않으려고 했더라면. 도대체 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이었던 건지. 그런 종간나 새끼들.”

조국이 살기 힘들다 도망을 가던 자들. 그들은 결국 모두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살아있는 자들에게도 피해가 갔다.

    





군대에 들어오겠다고?”

.”

안 된다.”

왜 안 되는 겁니까?”

해진의 표정은 절실했다.

군대에 들어가야 합니다.”

그렇다고 배급이 될 것 같은가?”

?”

안 될 거다.”

담당관은 고개를 저었다.

네 외조부가 무슨 일을 했는지 알가? ? 이 나라를 버리고 우리 조국을 배신한 그런 더러운 자야.”

그러니 제가 더 국가를 위해서 최선을 하겠다는 겁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외조보룰 대신해서 말입니다.”

아니.”

담당관은 더욱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너는 이 나라를 위해서 할 것이 없어.”

하지만.”

 

나를 제발 받아주시라요.”

이런 끈질긴 녀석.”

제발 받아주시라요.”

해진의 어린 얼굴에 눈물이 가득했다.

 

, 오마니.”

나는 괜찮다.”

요 며칠 기침이 조금 심하다 했더니 모친의 입에서 기어코 피가 나오고 말았다. 다 못 먹어서 그런 거였다.

이 지긋지긋한 폣병을 어찌할꼬. 내가 다 죽어야 하는데.”

오마니 그런 말씀 하지 마시라요.”

해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제가 최선을 다 해서 약을 구하겠습니다.”

어디에서?”

군대에만 들어가면 됩니다.”

안 된다.”

모친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가야 하는 군대를 도대체 일찍 가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게야? 그리고 너는 가면 고생만 할 거다. 많이 힘들 거야.”

하지만 오마니.”

안 된다.”

 

해진은 밤새 기침을 하는 모친 걱정에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모친이 반대했지만 그래도 방법이 없었다.

제발 받아주시라요.”

그런다고 해서 너희 집에 배급이 더 많이 가지는 않을 거다. 그건 네가 더 잘 알고 있을 텐데.”

제 입이라도 하나 덜면 되는 겁니다.”

나 참.”

제발 받아주시라요.”

해진은 무릎을 꿇었다.

 

조국은 그래도 내 오마니를 살려주신 곳이야. 그런 곳을 나는 절대로 버릴 수 가 없습니다. 해랑 조장.”

그런 식으로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조국이 아니었더라면 네 오마니가 아프지 않으셨겠지.”

해랑 조장.”

그걸 모르는 건가?”

그건.”

해진은 아랫입술을 물었다. 남조선에서였더라면 그렇게 아프고 힘든 병에 걸리지 않았을지도 몰랐다.

리해진. 너는 지금 조국의 잘못된 부분만 바라보고 있는 거야. 조국을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도 그건 분명한 거야.”

그럼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살아라.”

해랑은 단호했다.

무조건 살아.”

해랑 조장.”

네가 뭘 모르는 것인지는 몰라도 살아남는 것이 가장 우선이고 가장 중요한 거야. 그게 사실인 거다.”

하지만 해랑 조장. 여기가 없으면 더 이상 살아남는 이유가 없습니다. 저에게는 원류환 조장 동지가 필요합니다.”

그럼 나를 이겨라.”

해랑은 바닥에 총을 버렸다. 해진이 침을 꿀꺽 삼켰다.

그게 유일한 방법이야.”

해랑 조장.”

나는 너를 막아야 한다.”

해랑 조장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니.”

해랑은 바닥에 담배 꽁초도 버렸다.

너는 나를 넘어야 한다.”

해랑 조장.”

우리 셋 다 살 수 없어.”

당연한 말. 하지만 그 잔인함에 해진은 아랫입술을 물었다.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살아야 하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