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42
“저 사람 저게 뭐야?”
“왜?”
“말도 안 되잖아요.”
현우는 하늘을 보며 숨을 들이쉬었다.
“아니 나를 버리고 그렇게 갔으면 저거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게 규칙인 거잖아요.”
“너도 저 녀석이 저 정도의 삶만 살고 있을 거라는 것 이미 알고 있었던 거 아니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래도.”
현우는 고개를 숙였다. 너무나도 괴로웠다. 약하고 나약하기만 한 수현의 모습을 보는 것은 괴로웠다.
“나타나기 싫어?”
“네.”
기웅은 한숨을 토해냈다.
“왜 그러는 거지?”
“내가 저기에 가서 뭐라고 말을 해야 하는 거죠? 당신이 가지고 있는 그 모든 아픔을 내가 다 이해를 합니다. 뭐 그러기라도 해야 하는 건가요? 실제로는 전혀 그러지도 못하고 있으면서 말이죠.”
“못하는 건가?”
“네.”
“왜지?”
“네?”
“왜 못한다는 거야?”
“그건.”
“단 음식을 먹어.”
현우는 기웅의 얼굴을 바라봤다. 기웅은 쓸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입에 담배를 물고 불을 붙여 멀리 연기를 뿜었다.
“나도 저 녀석이 저리 단 것을 좋아하는지 몰랐어. 하지만 네가 먹었던 음식이라고 먹는다고 하더라고.”
“내가 그럼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내가 알아?”
“하지만.”
“나는 그저 전할 뿐이야.”
기웅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네가 어떠한 선택을 할지는 나는 아무 것도 모른다고.”
“그냥 안 볼래요.”
현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저 사람을 보면 너무 아플 것 같아.”
“그럴 테지.”
“당신은 안 아픈가요?”
“나도 아파.”
기웅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나까지 힘들어하고 아파하면 저 녀석이 정말로 견딜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냥 참는 거야.”
“그냥 참는 거라고요?”
“그래.”
“말도 안 돼.”
현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이번 건 책으로 되게 빠르게 나왔네?”
“아직 가본이야.”
기웅은 책상에 발을 얹고 가볍게 대꾸했다.
“그 책 아직 제대로 나올지. 어떻게 찍을지. 하나도 모르겠다. 네가 신인도 아니고 기성도 아니니까.”
“그냥 신인이지.”
“신인은 무슨.”
기웅은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신인이라면 내가 그렇게 추천을 해서 책을 내줄 리가 있겠냐? 다들 그래도 눈치가 있는데.”
“그래?”
수현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
“이거 몇 부나 찍은 거냐?”
“왜?”
“그게.”
“됐다.”
기웅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나 그거 그 녀석에게 별로 전해주고 싶지 않아. 너를 보러도 오지 않는 녀석에게 그걸 왜 주려고 하는 건데?”
“그러게.”
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원망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그가 이해가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방법이 없잖아.”
“김수현.”
“내가 그냥 죽을까?”
“뭐라고?”
“내가 그냥 죽으면 그 녀석이 나를 보러 올까?”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그렇게라도 보고 싶어서 그래.”
“그럼 만나.”
기웅의 말에 수현은 가만히 고개를 숙였다. 그를 만나고 싶지만 그와 동시에 현우를 피하고 싶은 마음도 커다란 그였다.
'☆ 소설 창고 > 수현우 팬픽 [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44 (0) | 2014.02.27 |
---|---|
[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43 (0) | 2014.02.26 |
[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41 (0) | 2014.02.24 |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111 (0) | 2014.02.23 |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110 (0) | 2014.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