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44
“제발 만나게 해줘요.”
“그럴 수 없어.”
“왜요?”
현우는 이해할 수 없다는 눈으로 기웅을 바라봤다.
“그 사람도 나를 찾고 있다면서요? 나를 기다리고 있다면서요? 그럼 나를 만날 수 있게 해주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 녀석이 너를 보고 나서 마음이 편할 거라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 녀석과 너를 만나게 할 거다. 하지만 지금 그 누구보다도 마음이 약해진 그 녀석이 이제 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러니 제가 있어야죠.”
현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내가 뭐라도 할 수 있을 거라고요.”
“아니 너는 아무 것도 하지 못 해.”
“왜 그렇게 생각을 하는 거죠?”
“녀석이 의지가 없으니까.”
기웅의 말에 현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 녀석 스스로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어. 그런데 네가 뭐라도 할 수 있단 말이야? 우습지도 않아. 그 녀석 스스로 바꿀 생각을 하기 전까지 그 무엇도 달라지지 않아.”
“그러니까 내가 가야 하는 거라고요. 그 사람이 이제 다른 마음을 먹을 수 있게 도울 테니 말이죠.”
“아니. 너는 못 해.”
“왜 그리 단언해요.”
“나도 못했으니까.”
기웅의 눈은 차갑게 빛났다.
“가장 친한 친구인 나도 못한 것을 네가 할 수 있다고? 나 그거 인정하지 않을 거야. 인정할 수 없어.”
“아무리 당신이 친한 친구 사이라고 하더라도 나랑 그 사람 사이는 그거랑은 많이 다른 사이에요.”
“그래. 둘이 애틋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나랑 그 녀석이 안 시간이 얼마나 오래 흘렀는지 알아?”
“그게 뭐?”
“뭐라고?”
“당신이 아무리 그 사람하고 오랜 시간을 보냈다고 하더라도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아니라 바로 나야.”
“그래.”
기웅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그 녀석을 만날 거야?”
“그래.”
“그럼 달라질 것 같아?”
“뭐라고?”
“그 녀석은 이미 약해.”
현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정말 만나지 않을 거야?”
“나를 보면 뭐라고 할까?”
“그게 지금 중요해?”
“나 추하지?”
수현의 물음에 기웅은 한숨을 토해냈다.
“너 하나도 추하지 않아. 지금도 충분히 괜찮으니까. 그 녀석이 보고 싶은 거면 그냥 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라고.”
“아니.”
수현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 녀석은 나를 바라지 않을 거야.”
“그냥 그러는 거야?”
“그래.”
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잠시 먼 하늘을 바라봤다. 그리고 기웅을 보고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갸웃했다.
“나 정말 살 가치가 있는 놈일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건데?”
“내가 생각을 하기에 나 그런 가치가 없어서.”
“김수현.”
“그런데 나 정말 가치가 있는 사람 맞아?”
“그래. 맞아.”
기웅은 힘울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아는 그 누구보다도 김수현이라는 사람은 가치가 있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제발 이상한 소리 좀 하지 마.”
“하지만 내가 산다는 것이 거꾸로 누군가에게 괴로움일 수도 있는 거잖아. 그렇다면 나는 그냥 숨어야 맞는 거잖아. 일단 가라. 나 피곤해.”
기웅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멀어졌다.
“정말로 보여주는 거죠?”
“그래.”
기웅은 한숨을 내쉬고 문을 열었다. 현우는 떨리는 눈으로 집으로 들어섰다. 하지만 그 누구도 없었다.
“어디로 간 거죠?”
“뭐야?”
기웅도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 자식 지금 어디에 간 거야?”
집 안 그 어디에도 수현이 보이지 않았다. 수현은 그 불편한 몸을 이끌고 그냥 이대로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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