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44

권정선재 2014. 2. 27. 07:00

[수현우 팬픽] 새 눈이 오면 44

제발 만나게 해줘요.”

그럴 수 없어.”

왜요?”

현우는 이해할 수 없다는 눈으로 기웅을 바라봤다.

그 사람도 나를 찾고 있다면서요? 나를 기다리고 있다면서요? 그럼 나를 만날 수 있게 해주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 녀석이 너를 보고 나서 마음이 편할 거라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 녀석과 너를 만나게 할 거다. 하지만 지금 그 누구보다도 마음이 약해진 그 녀석이 이제 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러니 제가 있어야죠.”

현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내가 뭐라도 할 수 있을 거라고요.”

아니 너는 아무 것도 하지 못 해.”

왜 그렇게 생각을 하는 거죠?”

녀석이 의지가 없으니까.”

기웅의 말에 현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 녀석 스스로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어. 그런데 네가 뭐라도 할 수 있단 말이야? 우습지도 않아. 그 녀석 스스로 바꿀 생각을 하기 전까지 그 무엇도 달라지지 않아.”

그러니까 내가 가야 하는 거라고요. 그 사람이 이제 다른 마음을 먹을 수 있게 도울 테니 말이죠.”

아니. 너는 못 해.”

왜 그리 단언해요.”

나도 못했으니까.”

기웅의 눈은 차갑게 빛났다.

가장 친한 친구인 나도 못한 것을 네가 할 수 있다고? 나 그거 인정하지 않을 거야. 인정할 수 없어.”

아무리 당신이 친한 친구 사이라고 하더라도 나랑 그 사람 사이는 그거랑은 많이 다른 사이에요.”

그래. 둘이 애틋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나랑 그 녀석이 안 시간이 얼마나 오래 흘렀는지 알아?”

그게 뭐?”

뭐라고?”

당신이 아무리 그 사람하고 오랜 시간을 보냈다고 하더라도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아니라 바로 나야.”

그래.”

기웅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그 녀석을 만날 거야?”

그래.”

그럼 달라질 것 같아?”

뭐라고?”

그 녀석은 이미 약해.”

현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정말 만나지 않을 거야?”

나를 보면 뭐라고 할까?”

그게 지금 중요해?”

나 추하지?”

수현의 물음에 기웅은 한숨을 토해냈다.

너 하나도 추하지 않아. 지금도 충분히 괜찮으니까. 그 녀석이 보고 싶은 거면 그냥 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라고.”

아니.”

수현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 녀석은 나를 바라지 않을 거야.”

그냥 그러는 거야?”

그래.”

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잠시 먼 하늘을 바라봤다. 그리고 기웅을 보고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갸웃했다.

나 정말 살 가치가 있는 놈일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건데?”

내가 생각을 하기에 나 그런 가치가 없어서.”

김수현.”

그런데 나 정말 가치가 있는 사람 맞아?”

그래. 맞아.”

기웅은 힘울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아는 그 누구보다도 김수현이라는 사람은 가치가 있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제발 이상한 소리 좀 하지 마.”

하지만 내가 산다는 것이 거꾸로 누군가에게 괴로움일 수도 있는 거잖아. 그렇다면 나는 그냥 숨어야 맞는 거잖아. 일단 가라. 나 피곤해.”

기웅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멀어졌다.

 

정말로 보여주는 거죠?”

그래.”

기웅은 한숨을 내쉬고 문을 열었다. 현우는 떨리는 눈으로 집으로 들어섰다. 하지만 그 누구도 없었다.

어디로 간 거죠?”

뭐야?”

기웅도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 자식 지금 어디에 간 거야?”

집 안 그 어디에도 수현이 보이지 않았다. 수현은 그 불편한 몸을 이끌고 그냥 이대로 사라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