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25
“누이는 어찌 그 아이를 그리도 좋아하십니까?”
“무어라.”
“이상해서 말입니다.”
기웅의 말에 유란은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말인가?”
“결국 지금 그렇게 행동을 하시는 것이 누이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자네 정말.”
“누이. 진심입니다.”
기웅의 간절한 눈빛에 유란은 입을 다물었다.
“세자에게 무슨 짓을 할 줄 아십니까?”
“유준이도 이제 많이 컸습니다. 더 이상 이전의 그런 어린 아이가 아니니 그런 짓을 하지 않을 겁니다.”
“누이. 세자가 맞아 죽을 뻔 했습니다!”
기웅의 고함에 유란은 눈을 가늘게 떴다.
“누구 편인가?”
“네?”
“너는 누구 편이냐 물었다.”
“누님.”
“세자가 나를 짘리 거라 보는가?”
유란의 눈은 차갑게 빛났다.
“세자는 나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어. 그 아이는 나를 어미라고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단 말이야. 그런데 내가 나 나름대로 살 길을 찾는 것이 그리도 큰 문제가 된단 말인가? 그것은 아니지.”
“허나 누이. 이건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궐 안의 혼란을 야기하는 것. 누이에게도 하등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누가 그러던가?”
“네?”
“도움이 될 것이야.”
유란의 눈에 기웅은 침을 꿀꺽 삼켰다.
“너도 세자가 왕이 되지 않는 것이 좋으면서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 그래야 세자의 스승을 네 것으로 할 수 있지 않느냐?”
“누이. 저는 그런 비겁한 짓은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런 식으로 하는 것 저는 불쾌하니 말입니다.”
“그래?”
“그만 두십시오.”
“뭘 그만 두란 말인가!”
유란의 고함이 울렸다.
“나는 아직 아무 것도 하지 않았어.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 다들 왜 이리도 난리가 났다는 것이야!”
“무슨 일이 일어날 거라는 것이 꼭 일어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입니까? 절대로 아닙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이 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이미 모두 다 알고 있고 누이도 이미 알고 계십니다.”
“아니.”
유란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 나쁜 일이 아닐 수도 있어.”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네?”
“저하와 그 사람 사이에서.”
수현의 물음에 현우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아무 일도 아닙니다.”
“저하.”
수현이 간절히 그를 불렀다.
“저를 믿지 못하시는 겁니까?”
“정녕 그런 것입니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현우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스승님께서 굳이 이야기를 들으실 이유가 없기에 그런 겁니다. 그래서 스승님에게 괜한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해서. 그러기 위해서 제가 말씀을 드리지 않는 것이니 이상한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제가 어찌 그러겠습니까?”
수현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자신은 세자의 스승이라고 하지만 세자에게 아무런 것도 해줄 수 없는 사람이었다.
“제가 너무나도 무능하군요.”
“스승님.”
“아닙니까?”
“아닙니다.”
현우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만일 스승님이 계시지 않다면 저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 조차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 허나 제가 지금 그러지 않으니 말입니다. 저도 이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제가 끼어들 자리가 전혀 없으니 말입니다. 저는 세자 저하의 스승의 자리에 있습니다.”
“그래도 다치실 겁니다.”
현우는 단호했다.
“그 자는 그리 쉬운 자가 아닙니다.”
“허나 이제 제대로 저하의 자리에 오르신 세자를 건드릴 수 있을 만큼 대단한 자는 절대로 아닐 겁니다.”
“작은 외숙을 모르시는 겁니다.”
“저하.”
“그 자는 악마입니다.”
현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할지 알 수도 없을 정도로 잔혹한 존재. 그 자가 바로 저의 작은 외숙. 어머니의 동생입니다.”
“그리 잔혹한 자입니까?”
“네.”
현우는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악인입니다.”
평소 현우의 입에서 이토록 강한 어조를 들은 적이 없던 그이기에 다소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입니까?”
“저를 죽이려 했습니다.”
“저하.”
“그리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현우는 애써 미소를 지으려고 했지만 그의 뺨에는 가늘게 경련이 일었다. 수현은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아니요.”
현우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제가 직접 맞서야만 합니다. 그래야지만.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다른 사람은. 그 무엇도 하지 못할 겁니다.”
“한양으로 돌아오는 이유가 무엇인가?”
“아, 형님.”
기웅을 발견한 유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저를 마중나오신 겁니까?”
“돌아가시게.”
“형님.”
유준의 얼굴에서 순식간에 미소가 사라졌다.
“아무리 그래도 저에게 이러시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제가 없는 사이에 많은 일들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자네 정말.”
“제가 틀렸습니까?”
“그 무엇도 할 수 없을 거네. 이 나라에는 이미 세자 저하가 정해져 있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가?”
“아무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유준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세자 따위에는 관심이 없으니까요.”
“사실인가?”
유준은 잠시 묘한 표정을 지으며 씩 웃었다.
“대신 왕 자리는 관심이 있습니다.”
'☆ 소설 창고 > 수현우 팬픽 [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27 (0) | 2014.05.07 |
---|---|
[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26 (0) | 2014.05.07 |
[수현우 팬픽] 연인의 계절 45 (0) | 2014.05.05 |
[수현우 팬픽] 연인의 계절 44 (0) | 2014.05.05 |
[수현우 팬픽] 연인의 계절 43 (0) | 2014.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