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1

권정선재 2014. 5. 8. 07:00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1

좋다.”

커피를 들고 현우는 멍하니 밖을 바라봤다. 창밖의 지나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는데 괜히 기분이 좋았다.

나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현우는 입을 내밀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다시 시험보고 그러라면 나는 못 살아. 암 못 살고 말고. 말도 안 되는 일이지. 저러고 어떻게 살아.”

현우는 몸을 부르르 떨고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항긋한 커피에 온 몸이 나른해지는 기분이었다. 부모님이 물려주신 건물에 차린 커피숍은 자신의 인건비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지만 상관이 없었다. 그 자체로 좋았으니ᄁᆞ.

기분 좋다.”

순간 종이 울리고 문이 열렸다.

어서 오세.”

학생이었다. 자신보다 키가 훌쩍 큰.

커피 마시러 왔어요?”

우유.”

?”

우유 달라고요.”

, 우유요. 그런데 여기 카페라서 조금 비싼데. 그래도 괜찮겠어요?”

.”

학생은 묵묵히 카드를 내밀었다. 현우는 입을 내밀고 카드를 받았다. 결재를 하고 서명을 받는데 모니터에 김수현이라는 글자가 또박또박 쓰여졌다.

여기있어요.”

수현은 뚜벅뚜벅 자리로 향했다. 현우는 입을 내밀고 우유를 데운 후 뚜껑에 간단한 메시지를 적어 수현에게 건넸다.

 

-김수현 학생. 우유 마시고 키 컸구나?

수현은 물끄러미 현우의 등을 바라봤다. 그리고 작게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우유를 한 모금 마셨다. 따뜻했다.

장사는 잘 되요?”

?”

현우가 고개를 돌렸다.

?”

여기 또 누구 있어요?”

없구나.”

현우는 입을 내밀고 수현을 응시했다.

그런데 왜 부르니?”

여기 장사는 좀 되요?”

?”

현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꼬마 손님. 그런 것 신경 하나도 안 쓰셔도 됩니다. 다 장사가 되니까 여기에서 장사를 하는 거지.”

아닌 것 같은데?”

?”

매일 집에 가는 길에 여기 보면 손님이 하나도 없거든요. 이래 가지고 뭐 제대로 장사나 되는 거에요?”

신경 안 써도 된다니까?”

알바할게요.”

수현은 물끄러미 현우를 응시했다. 현우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쿡 하고 웃음을 터뜨리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

장사가 안 되는 것 같은데 무슨 알바야?”

아니 그러니까.”

네 말대로 장사 안 돼. 그래서 나 혼자 인건비 뽑기도 되게 버거워. 그러니 너 고용할 능력 없어.”

제가 매출 늘리게요.”

네가?”

현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너 이 카페 이름 알아?”

카페 이름이요? 나른한 오후.”

그래.”

현우는 입을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여기에서 별다른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아. 그냥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내가 바라는 전부라고.”

아니 아무리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가 아니라니까.”

현우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바쁘게 일을 하고 싶다면 뭔가 다른 수단을 강구하겠지. 그리고 여기에서 카페 문을 닫기도 할 거고. 그런데 그렇지 않다는 것은 그냥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는 이야기가 아니곘어? 네가 그렇게 걱정을 할 이유 없어.”

되게 이상한 아저씨네.”

?”

저 갈게요.”

.”

현우는 나가려는 수현의 앞을 막았다.

내가 뭐가 이상한 아저씨야?”

딱 일주일.”

?”

일주일만 주세요.”

수현은 현우의 머리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카페를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