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4

권정선재 2014. 5. 11. 15:43

[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4

오늘도 왔습니다.”

오지 말라니까?”

왜요?”

아니. 너 여기서 일 안 시켜.”

누가 그래요.”

수현은 능글맞게 웃으면서 앞치마를 둘렀다.

저 와서 장사 잘 되는 거 맞잖아요. 그런 거면 그냥 저 일을 시키시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은데요?”

너 왜 이렇게 뻔뻔한 거야?”

?”

내가 싫다고.”

현우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너 여기에 와서 이러는 거 나 되게 불편하고 그래. 너 내가 그렇게 만만하게 보이는 거야? 그런 거야?”

그런 게 아니라.”

그럼 나가.”

현우는 문을 가리키며 고개를 저었다.

너 여기에서 보고 싶지 않아.”

하지만.”

나가라고.”

현우는 얼떨떨한 수현의 손에 돈을 쥐어주었다.

이게 뭐죠?”

너 여태까지 일을 한 돈. 그 돈은 줘야 너랑 나랑 관계가 깨끗하게 정리가 될 수 있을 것 같거든.”

저기요.”

내 이름 저기가 아니고 이현우고. 네가 더 이상 여기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주는 거야. 알아?”

됐어요.”

수현은 다시 현우의 손에 돈을 쥐어주었다.

이 돈 없다고 저 죽는 것도 아니고요. 사장님이 지금 말씀을 하시는 것처럼 돈 떄문에 온 것도 아니에요.”

그럼 여기에 왜 온 건데?”

그냥 오고 싶었어요.”

현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

당신이 좋아요.”

네가 나를 알아?”

몰라요.”

그런데 내가 왜 좋아?”

모르니까요.”

현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 한참이나 어린 녀석의 말인데 이상하게도 자꾸만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러면 안 되는 거였다.

나 너랑 이러면 안 되는 사람이야. 누구 인생을 망치려고 이러는 거야. 그러니까 당장 여기에서 꺼져.”

내가 싫어요?”

?”

그럼 나갈게요.”

수현은 문 앞에 단단히 버티고 섰다.

내가 미워서. 내가 꼴도 보기 싫어서 그러는 거라면 내가 이해를 할게요. 하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나 그럴 수 없어요.”

도대체 무슨?”

그리고 현우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수현의 입술이 그대로 그를 덮쳤다. 현우는 그를 밀어내고 뺨을 날렸다.

지금 무슨 짓이야?”

이현우 씨.”

내가 너보다 밥을 몇 그릇이나 더 먹었는 줄 알아? 그러니 당장 꺼져! 그리고 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

내가 싫으면.”

그래 너 싫어.”

현우의 말에 수현이 순간 상처를 입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대로 카페를 나섰다.

젠장.”

현우는 낮게 욕설을 내뱉었다. 하지만 방법이 이것 뿐이었다.

 

내가 싫다고.”

거울을 보며 수현은 한숨을 토해냈다.

도대체 내가 왜 싫다는 거야?”

아무 것도 잘못한 것이 없었다. 그냥 그 사람에게 말을 걸고 싶었고 그래서 다가간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 사람에게는 이런 자신이 너무나도 싫은 모양이었다. 머리가 복잡했다. 방법을 알 수 없었다.

 

그래 잘 한 거야.”

현우는 입술을 매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히 이상한 녀석하고 얽힌다고 해서 나에게 좋을 것은 하나 없으니까. 분명히 이런 거 문제만 될 거라고.”

하지만 묘하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수현이 곁에 있어서 흥미로웠던 것도 사실이었으니까.

그런데 그 녀석은 도대체 뭔데? 도대체 뭐라서 갑자기 나에게 찾아와서 그런 말을 다 한 거지?”

알 수가 없었다. 도대체 왜 갑자기 자신의 카페로 들어온 건지. 그리고 왜 갑자기 일을 한다고 한 것인지. 현우는 고개를 흔들었다. 이런 거 저런 거 아무리 생각을 해도 달라질 것이 없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