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의 왕자님 37
“저하의 이름으로 군대를?”
“그러하네.”
“안 될 거야.”
수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다른 이들이 역모를 꿈꾸기라도 한다. 그리 이야기를 한다면 그 순간에는 어찌 되겠는가? 안 될 일이야.”
“가능할 걸세.”
“무어라?”
“윤유준. 그 자가 군대를 꾸렸네.”
수현의 눈동자가 거칠게 흔들렸다.
“지금 그 말은?”
“그러하네. 그러니 그것을 이용을 하면 될 일이야. 저하가 어쩔 수 없이 군대를 만들었다는 이야기지.”
“그것이 잘 먹히면 다행이지만 잘못하면 역으로 그것을 이용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거야.”
“그러니 자네를 찾은 걸세.”
“그게 무슨?”
“왜구 말이야.”
수현은 침을 꿀꺽 삼켰다.
“확신이 있나?”
“그 이야기는.”
“정말로 그들이 쳐들어오기만 한다면 세자가 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으리라는 거야.”
“나도 잘 모르겠네.”
“자네 정말.”
“어찌 해야 하겠는가?”
“그것을 나에게 묻는가?”
“우리들은 무엇을 택해야 하는가?”
수현은 잠시 멈추다가 고개를 들었다.
“내가 한양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인가?”
“반드시 그럴 이유는 없을 거야.”
“허나 내가 여기에 머문다면 더더욱 아무런 힘이 되지 못하는 것 아닌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인가?”
“그저 그들을 도발하게.”
“무어라?”
수현의 눈동자가 거칠게 흔들었다.
“그 이야기는?”
“조선이 왜구에게 유린당해야만 하네. 그래야지 세자가 왕이 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다른 일에 신경을 쓰는 이들도 사라지겠지. 그것이 유일하게 세자가 왕이 될 수 있는 방법이고 자네가 할 수 있는 일이네.”
“허나 그렇게 된다면 이 땅에 사는 수많은 백성들이. 민초들이 아플 수밖에 없다는ㄱ jt을 알지 않는가?”
“그것이 누구를 위한 건가?”
“무어라?”
“저하를 위한 길인가?”
기웅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수현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허나 그 방법은 너무나도 위험할 수가 있어. 저하의 군대가 그들을 제대로 막지 못한다면 결국 아무 것도 아니게 될 테니까. 그들을 제대로 막을 방법이 필요해. 만일 그렇지 않다면. 결국 다시 무너지고 말 테니까. 그렇다면 다시는 왕이 될 기회를 가지지 못한 채로 무너질 거야.”
“그래도 왕이 되실 거야.”
“자네 왜 이러지?”
“뭐가?”
“왜 저하의 편이지?”
“나는 늘 그랬네.”
기웅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갑자기 술이나 하자는 이유가 뭡니까?”
“조카가 외숙에게 그런 것도 어렵습니까?”
“아니지요.”
유준은 미소를 지으며 물끄러미 현우를 바라봤다.
“그저 저하가 이런 것을 하실 분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였기에 이러시니 다소 낯설어서 말입니다.”
“아닙니다. 저도 사내인데 이런 일이 그다지 끌리지 않을 이유야 있겠습니까? 그다지 편한 일이 아니라 그렇지요.”
“그렇습니까?”
유준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세자는 왕이 되고 싶습니까?”
“네?”
“그냥 궁금해서 말입니다.”
“그나저나 외숙은 참 이상하십니다.”
“무엇이 말입니까?”
“저에게 너무 쉬이 말을 놓으시는군요.”
유준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게 무슨?”
“아무리 제가 외숙보다 나이가 어리다고는 하나 제가 이 나라의 세자입니다. 그런데 저를 너무 쉬이 대하고 계시는 것 아닙니까?”
“지금 저에게 경고를 하시는 겁니까?”
“네.”
현우의 대답에 유준은 묘한 미소를 지었다.
“세자가 이리도 강한 모습을 지니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도 나를 두려워할 줄은 알았는데요.”
“내가 왜 그대를 두려워해야 합니까?”
“네?”
“내가 이 나라의 세자입니다.”
유준은 입을 꾹 다물었다.
“진정 두려워해야 할 것은 내가 아니라 그대이지요. 그런데 그대가 왜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 겁니까?”
“세자.”
“나는 왕이 될 겁니다.”
유준은 물끄러미 현우를 응시했다.
“왕의 자리라는 것이 그리도 쉬운 자리로 보입니까? 그 자리는 고려해야 할 것이 너무 많은 자리입니다.”
“그 자리를 가는 길이 내가 외숙보다 훨씬 더 가깝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외숙은 그리 생각을 하지 않습니까?”
“세자.”
“저하!”
유준은 끙 하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세자 저하.”
“외숙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몰라서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외숙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도는 내가 다 알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그럴 이유가 없기에 가만히 있는 것입니다.”
“그게 무슨?”
“외숙의 목을 내 손으로 베고 싶지 않습니다.”
유준은 가만히 현우를 바라봤다. 현우는 씩 미소를 지으면서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술을 들이켰다.
“내가 지금 외숙에게 해드릴 수 있는 말은 유일한 것입니다. 외숙은 절대로 왕이 되실 수 업습니다.”
“안일하신 것 아닙니까?”
“네?”
“저랑 단 둘이 술을 드시는 것 말입니다.”
“마음대로 하십시오.”
현우는 얼굴에서 미소를 지웠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 외숙이 생각을 하시는 것처럼 제가 어리기만 하지 않다는 겁니다. 저도 한 자리 제대로 지킬 능력 정도는 가지고 있으니까요. 한 번 확인을 해보시겠습니까?”
“아직은 아닙니다.”
“영원히 아닐 겁니다.”
현우는 단호히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먼저 가보겠습니다.”
유준은 주먹을 세게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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