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나른한 오후 21
“여기가 사장님 집이에요?”
“응.”
카페 옥탑으로 올라오자 수현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난간에 서서 마을을 내려다 보았다.
“여기 전망 죽이네요?”
“그렇지.”
“이렇게 좋은 곳에서 살았단 말이에요?”
“좋은 곳은. 고작 옥탑이야.”
“그래도요.”
“나름 낭만은 있지.”
평상에 앉으며 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냥 낭만만 찾기에는 그다지 좋은 곳은 아니야. 여름에는 무지하게 덥고 겨울에는 무지하게 추운 곳이니까. 그냥 말 그대로 낭만인 거지. 온 마을이 보인다는 것 그 정도가 좋을 뿐? 그 이상은 바라지 않을? 그냥 그런 장소에 불과한 거니까.”
“지금 그 귀여운 얼굴로 그렇게 어려운 말을 하는 거예요? 그런 거 하나도 안 멋지거든요? 귀엽기나 하지.”
“으왓.”
수현은 그대로 현우의 위로 올라왔다. 현우는 얼굴이 붉어진 채로 있다가 그대로 발로 수현을 밀쳐냈다.
“뭐예요?”
“너야 말로 뭐 하자는 건데?”
“네?”
“그냥 하루 갈 곳이 없는 불쌍한 꼬맹이 구원이 전부거든. 도대체 무슨 망할 생각을 하기에 그런 행동을 막 하는 거야. 나 네가 그렇게 쉽게 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니거든? 너는 내가 우습냐?”
“그런 말이 아니잖아요.”
수현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배를 문질렀다.
“이거 봐요. 아프다고요.”
“어?”
수현은 곧바로 배를 드러냈다. 복근이 거기에 자리를 잡은 채로 있자 현우는 고개를 돌렸다. 수현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현우의 얼굴에 복근을 불쑥 들이밀었다. 그리고 그곳도 너무나도 가까웠다.
“뭐, 뭐 하자는 거야?”
“제대로 보라고요.”
“아 미안해.”
“치.”
수현은 옷을 내리고 현우의 옆에 앉았다.
“거듭 말하지만 이건 내가 이상한 것이 아니라 사장님이 이상한 거라고요. 사장님이 너무 귀여워서 그러는 건데. 이걸 가지고 내 탓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 안 되는 거죠. 안 그래요?”
“그래. 너 잘 났다. 잘났어.”
수현은 현우를 밀치고 고개를 저었다.
“하여간 마음에 안 들어.”
“내가 뭐?”
“너무 귀여운 거 아니에요?”
현우는 얼굴을 잔뜩 붉혔다. 수현은 킥 하고 웃더니 그런 현우의 어깨를 가만히 자신의 어깨에 가져왔다.
“좋아해요.”
“아니, 나는.”
“괜찮아요.”
수현은 황급히 현우의 말을 막았다.
“나를 사랑해주지 않아도 다만 내가 사장님을 사랑하는 것까지 막지는 말아요. 그건 너무 아프니까.”
“미안해.”
“아니요.”
수현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사장님이 나보다 잃을 것이 더 많으니까요.”
“뭐 하는 거냐?”
현우는 수현의 자는 모습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도대체 저 어린 녀석에게 뭘 어떻게 하자는 거냐고? 저 녀석이 너를 도대체 어떻게 생각을 할 거야?”
그냥 귀여운 꼬맹이다. 그런데 이렇게 곁에 두면 둘수록 그냥 그런 꼬맹이가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이현우.”
현우는 혀로 입술을 축였다.
“나 정말 어떻게 하냐?”
“사장님?”
“어?”
“뭐 해요?”
“그게.”
수현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현우의 앞에 섰다.
“나 때문에 그래요?”
“어?”
“미안해요.”
수현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다가 현우를 보고 아랫입술을 살짝 물더니 얼굴을 가까이 가져왔다. 숨결. 그리고 현우의 아랫입술을 조심스럽게 물었다. 현우의 입에서 작은 탄성이 터져나왔다.
“정말 좋아해요.”
현우는 눈을 감고 수현에게 자신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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