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남잔다늑대2[완]

[로맨스 소설] 남잔 다 늑대 2 [19장]

권정선재 2015. 2. 13. 07:00

19

일어났어요?”

몰라.”

 

은비는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입을 내밀었다.

 

나 내가 짐승이 된 거 같아.”

왜요?”

아니. 고작 섹스에 이렇게 반응하는 여자가 되었다는 거. 이거 되게 자존심이 상하고 부끄러운 일이거든.”

아니 남녀 사이에 섹스를 하는 것이 당연하지. 그리고 누나는 나를 좋아하고 있는 사람이니까요.”

아니거든.”

아니기는.”

 

상현은 은비의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고 부드럽게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얼른 일어나요. 아침 먹게.”

됐어.”

얼른요.”

 

드로즈만 입은 상현을 보며 은비는 머리끝까지 이불을 뒤집어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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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안 좋았어요?”

아니.”

 

은비는 쀼루퉁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왜 그래요?”

좋아서 짜증나.”

?”

너 왜 그렇게 잘 하는 거니?”

뭐래?”

 

상현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차피 다 누나한테 배운 거거든요. 그리고 누나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는 내가 더 잘 알고 있으니까.”

무슨 나에게만 맞춤형인 사람처럼 말을 해? 너는 늘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막 그랬을 거 아니야?”

아닌데?”

?”

나 아무도 없었어요.”

 

달걀을 먹으며 상현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누나가 도대체 나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나 그렇게 헤픈 놈은 아니거든요. 뭐 누나 하나만 본다고 하면 다소 부담스럽게 생각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게 사실이고요.”

?”

연애 같은 거 생각도 안 했어요.”

 

덤덤하게 고백하는 상현을 보며 은비는 침을 꿀꺽 삼켰다. 상현은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왜요?”

아니.”

누나는 다른 남자 만났어요?”

?”

류 팀장?”

아니야.”

 

은비는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 문득 당혹스러웠다. 도대체 왜 그에게 부정하고 싶었던 건지 애매했다.

 

뭐 아무래도 상관은 없어요. 내가 누나한테 그런 것을 강요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거 알고 있으니까. 누나는 나에게 실망한 거고. . 내가 누나를 힘들게 한 거라는 거. 부정할 수 없으니까.”

너 왜 이러니?”

?”

미치겠다.”

 

은비는 이마를 짚고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상현의 이마를 검지로 밀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런 거 아니니까 그냥 닥치고 식사하세요.”

.”

 

밝게 웃는 상현을 보며 은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




그만 둔다고?”

.”

 

원장은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은비를 바라봤다.

 

아니 지금 조 선생 나랑 농담을 하자는 건가?”

?”

아니 지금 어떻게 회사에 들어왔는지 몰라? 그래놓고 지금 그만 두겠다는 것이 말이 되는 건가?”

말이 안 되는 건가요?”

?”

원장님이 저를 나가라고 하셨을 때 그건 되게 쉬웠던 걸로 생각을 하는데 저는 학원을 나가는 게 무리인 건가요?”

그러니까.”

어차피 저 이번 학기만 끝나면 자르려고 하셨잖아요.”

 

은비는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니 그만 두겠습니다.”

이봐 조 선생!”

 

은비는 원장에게 정중히 허리를 숙이고 원장실을 나섰다. 원장이 고함을 치는 것이 들렸지만 은비는 오히려 속이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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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학원을 그만 뒀다고?”

.”

미쳤어.”

 

은희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거기 너 계속 다니게 하려고 상현이가 얼마나 노력을 했는데. 그거 그렇게 쉽게 그만 둘 수가 있는 거니?”

안 쉬웠는데?”

?”

어려웠어.”

 

은비는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씩 웃었다.

 

그래도 내가 언니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은비. 너 지금 무슨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는 거야? 카페는 네가 없어도 잘 돌아가는데 왜?”

거짓말.”

?”

그 말 거짓말이라는 거 다 알고 있습니다.”

 

은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은희는 요즘 들어서 더욱 말랐다. 은비는 머그를 양손으로 쥐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내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바로 카페에서 일을 하던 순간이라는 거. 그래서 그냥 여기에서 일을 하고 싶어. 그게 내가 가장 기쁘고 행복할 수 있는 일이니까. 가장 재밌는 일이니까.”

여기 지금 장사 정말 안 되거든?”

알아.”

그런데?”

. 돈 벌려고 하는 건 아니야.”

 

은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은희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은비는 가만히 은희의 눈을 바라봤다.

 

?”

너 지금 미친 거야.”

알아.”

아니. 도대체 왜 멀쩡한 곳을 그만 두니? 요즘에는 다들 멀쩡한 직장을 못 구해서 안달이 난 상황인데. 게다가 상현이랑 다른 사람들이 너를 위해서 싸워서 얻어낸 거야. 너 그렇게 그만 두는 거면. 그 사람들 모두에게 폐를 끼치는 거야. 그 모든 사람들을 전부 다 바보로 만드는 거라고.”

우리는 이겼어.”

뭐라고?”

내가 학원에서 직접 그만 둔 거니까.”

 

은비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만일 원장이 나를 자른 거라면 우리가 진 거겠지. 하지만 나는 학원에서 잘린 것이 아니라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서 그만 둔 거야.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다른 사람들의 눈이 우선이라서 그걸 그만 두지 못한다면. 그게 더 우습고 한심한 거라고 생각을 해.”

그 말이 맞기는 한데.”

 

은희는 혀로 입술을 축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은비는 미소를 지으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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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을 그만 뒀다고요?”

.”

 

은비는 조심스럽게 상현의 눈치를 살폈다. 혹시라도 상현이 뭐라고 할까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는데 오히려 상현은 활짝 웃었다.

 

누나가 그걸 더 좋아한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

그런 걸 왜 나에게 물어요?”

그러니까.”

혹시 내가 누나를 그 자리에 다시 가게 했으니까. 뭐 그런 것을 나에게 하나하나 말을 해야 한다고 믿는 거예요?”

아니야?”

당연히 아니죠.”

 

싱현은 웃음을 참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은비의 눈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조은비 귀엽다.”

뭐라는 거야?”

나는 그냥 누나가 부당한 일을 당했다고 해서 같이 싸운 것이 전부에요. 그렇다고 해서 누나가 내 말을 들을 거라고 생각을 하지는 않으니까. 무슨 말을 하더라도. 누나는 그냥 같은 사람이니까.”

뭐 네가 그 말을 하는 건 욕인지 칭찬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지금 내 편을 들어주는 거 같으니까 넘어가지.”

알았어.”

 

은비는 상현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야 김상현.”

?”

너는 내가 왜 좋니?”

?”

아니. 이해가 안 돼서.”

 

은비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입을 쭉 내밀고 상현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아무리 생각을 내가 너보다 나이도 여덟 살이나 많고. 그렇게 매력적인 사람은 절대로 아니니까.”

매력적이에요.”

?”

그 누구보다도 사랑스럽다고요.”

 

상현은 주위를 한 번 둘러보더니 헛기침을 하고 테이블 위로 허리를 숙여서 은비에게 입을 맞췄다. 두 사람 위로 햇살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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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시 사귄다고?”

.”

 

 

승현은 물끄러미 상현을 바라봤다.

 

그런데 아들. 아들이 왜 그렇게 하나하나 엄마에게 다 말을 하는 걸까? 엄마가 뭐라고 할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 엄마가 반대하시다고 하더라도 어쩔 수 없어요. 그리고 엄마에게 거짓말 하는 것도 싫으니까요.”

거짓말은 무슨.”

엄마는 은비 누나 별로 안 좋아하잖아요.”

아니야.”

 

승현은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누가 그러니? 내가 걔를 싫어한다고?”

그럼 아니에요?”

아니야.”

 

승현의 대답에 상현은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봤다.

 

다만 나는 네가 확신을 가지지 못한 거 같은 상황에서 걔를 만나니까. 그게 걱정이 된 거야.”

확신이 들어요.”

그래.”

 

승현은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그렇다면 된 거지.”

아무튼 엄마한테는 말해야 할 것 같아서. 그래서 그러니까 말을 하는 거예요. 거짓말은 싫으니까.”

그래.”

그럼 방에 들어갈게요.”

.”

 

승현은 상현의 뒷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지 엄마를 속일려고는 안 하니까 그게 다행인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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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왜 있어요?”

왜요?”

아니.”

 

류하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은비는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다시 일하거든요.”

?”

싫어요?”

, 아니.”

 

류하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주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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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은 그냥 그만 둔 겁니까?”

.”

 

은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학원 강사는 아닌 거예요. 그건 누가 하라고 하는 일이더라고요.”

그래서요?”

교육대학원에 가려고요.”

?”

뭐가 되건. 제대로 해보고 싶어서요.”

잘 생각했어요.”

 

류하의 대답에 은비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건 그래서 안 되고. 이건이래서 안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잘 될 거라는 그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묘하게 고맙고.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류 팀장님은 되게 신기한 거 알아요?”

뭐가요?”

사람이 너무 긍정적이라고요.”

. 굳이 긍정적이지 않을 이유가 있습니까?”

그런 건 아니지만.”

 

류하의 대답에 은비는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류하는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내가 여기에 있으면 꼬맹이가 막 화를 내거나 그러는 거 아닙니까? 나를 무지하게 견제하던데 말이죠.”

아니거든요.”

 

상현이 갑자기 뒤에서 나타나자 은비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상현은 입을 쭉 내밀고 은비의 옆자리에 앉았다.

 

아저씨는 출근 안 해요?”

아저씨?”

. 아저씨도 저에게 꼬맹이라고 부르니까. 저도 뭐 아저씨라고 불러도 아무 문제없는 거 아닌가요?”

. 그러네.”

 

류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상현의 경계하는 눈빛에 류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직도 나를 그렇게 경계하는 거야? 내가 보기에 전혀 그럴 이유 없어 보이는데? 아무리 봐도 지금 조은비 씨는 꼬맹이. 너 말고 다른 사람은 절대로 눈에 안 들어오는 거 같거든. 안 그래?”

당연하죠.”

 

상현의 대답에 은비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류하는 남은 커피를 모두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냥 간만에 조은비 씨를 카페에서 마주해서 반가워서 앉은 거니까 너무 경계하지 말라고. 알았지?”

너무 경계 안 해요.”

. 그럼 다행이고.”

그럼 가세요.”

. 잘 마시고 가요.”

 

은비는 조심스럽게 상현의 눈치를 살폈다. 다행히 상현은 류하에 대해서 아무런 의식도 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은비는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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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어때?”

그냥 그렇지.”

 

샌드위치를 크게 한 입 베어 물면서 상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요즘 교육부에서 성적을 막 퍼주면 안 되니. 막 그런 이야기를 해서 정말 수업 분위기 엉망이라고요.”

솔직히 각점이 그다지 변별력이 없는 건 사실이잖아. 그게 뭐 나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은데?”

? 누나 지금 누구 편이에요?”

누구 편이 아니라.”

알아요.”

 

은비가 뭐라고 변명을 하려고 하자 상현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은비가 하고자 하는 말이 뭔지 그 누구보다도 그가 더 잘 알고 있었다. 다만 지친다는 것 하나는 분명한 거였다. 다만 하나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까지는 무시할 수가 없었다. 은비도 자신에 대해서 모를 거라고 생각하고 하는 말이 아니었다. 다 알고 있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자기편을 들어주기 바라고 하는 말이었다.

 

왜 서운해?”

아니.”

 

상현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서운할 게 뭐가 있어?”

그래도 네가 좀 덜 힘들었으면 좋겠어. 네가 행복하기 바라.”

그건 걱정 안 해도 될 거 같은데?”

?”

누나가 있으면 행복하니까.”

뭐래?”

 

은비는 얼굴을 붉히며 상현의 시선을 피했다. 상현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은비의 눈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누나 예뻐.”

미쳤어.”

진짜로.”

 

결국 은비도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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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알아보는 건 어때?”

어렵네.”

 

은비가 입을 쭉 내밀면서 고개를 저었다.

 

나름 열심히 학교를 다녔다고 생각을 했는데 정작 보니까 나는 학교 정말 대충 다닌 거 같아서.”

그거 몰랐니?”

뭐래?”

 

은희의 말에 은비는 입을 쭉 내밀었다.

 

언니가 돼서 동생 기 막 죽이고 그러면 기분이 좋아? 나는 막 속상하고 그런데. 도대체 왜 이렇게 힘드니?”

뭐 다들 힘든 건 매한가지니까.”

그렇지.”

 

은비는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았다. 건너편 프랜차이즈 커피 집에는 사람들이 한 가득이었다.

 

부럽다.”

저거 부러워하지 마라.”

?”

저거 돈 안 돼.”

?”

다 그냥 있는 손님이잖아.”

 

은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차라리 가격이 저렴하니까 다들 테이크아웃으로 하시잖아. 그래서 확실히 부담이 적은 편이지. 그런데 저쪽은 저렇게 자리에 앉고 그러니까. 정작 매출은 그리 크지 않을 거야.”

언니는 참 속도 편해.”

이렇게라도 해야지. 안 그래?”

 

은희의 대답에 은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종이 울리고 류하가 팀원들을 데리고 카페로 들어섰다. 은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참 고마운 사람이었다. 늘 무슨 일이 있을 적마다 항상 카페에 와주는 그에게 은비는 미소를 지으며 살짝 쿠키를 건넸다. 류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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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 않아요?”

.”

 

은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교육대학원 준비는 어떻게 잘 되고 있어요?”

그럴 리가요. 대학원 준비가 그다지 쉽지 않다는 거 알고 있기는 한데 이 정도로 힘들지 몰랐어요. 대학원생들이 그냥 먹고 놀기만 하는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막상 하는 거 보면 또 아닌 모양이에요.”

힘들죠. 뭐 도울 일 있을까요?”

아니요.”

 

은비는 손을 내밀고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무슨 말만 하면 자꾸 도우려고 해요? 내가 도대체 뭐라고? 나는 그냥 류 팀장님이 이렇게 신경을 써주는 것만 해도 정말 고맙다고요.”

그럼 호칭 변경은 어떻습니까?”

?”

아니. 내가 조은비 씨의 회사 상사도 아닌데 꼬박꼬박 나에게 류 팀장이라고 하는 거 웃기지 않습니까?”

그게 류 팀장님의.”

그러니까요.”

 

류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은비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쭉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어색해요. 저에게 류 팀장님은 늘 류 팀장님이었으니까. 제가 이렇게 부르는 게 그렇게 불편하세요?”

.”

그럼 어쩌지?”

. 천천히 호칭은 바꾸죠.”

 

팀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류하는 가볍게 눈웃음을 지었다. 은비도 아랫입술을 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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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잦다.”

뭐가?”

저 아저씨.”

뭐래?”

 

은비는 고개를 흔들면서 쓰레기통을 비웠다. 어느새 상현이 뒤에 나타나서 은비를 돕기 시작했다.

 

하지 마.”

?”

더러워.”

누나도 하는 일인데 뭐.”

여기는 내가 일하는 곳이니까.”

나는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일하는 거니까.”

 

은비의 얼굴이 순간 화르륵 달아올랐다. 은비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너 왜 이렇게 된 거니?”

뭐가?”

사랑꾼이야. 완전.”

그래?”

 

은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상현은 남은 일까지 마무리하고 장난스럽게 브이를 그렸다.

 

고마워.”

고마우면 치킨 사지.”

뭐래?”

내가 살게.”

언니.”

.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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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영업이 끝나고 블라인드를 내리고 나서 세 사람만의 조촐한 치킨 파티가 벌어졌다. 이 시간에도 건너편 카페는 불이 환했다.

 

저기는 이렇게 늦게까지 하네.”

원래는 우리가 영업도 더 일찍 이었는데. 이제는 저기도 아침 7시부터 한다고 하더라고. 말도 안 되지.”

따지지.”

뭐라고?”

 

은비의 말에 은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저기도 본사에서 일방적으로 하는 거라서 크루들이 불만이 많더라고. 사실 일을 더 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에 있겠어? 다들 일찍 퇴근하고 싶은데 회사에서 그냥 일을 막 시키고 그러는 거지.”

그래도 이건 상도덕이 아니지. 우리가 그나마 경쟁력이 있는 것이 영업시간이 조금 많은 게 전부인데.”

그래도 뭐. 할 말은 없는 거지. 저 사람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니까. 그리고 아무 상관도 없어.”

 

은희는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흔들고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며 씩 웃었다.

 

그냥 문 닫을까?”

?”

카페 문을 닫을까?”

안 돼요.”

 

상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

아니. 사실 제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누나가 카페 문을 닫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여기에 이 카페가 있다는 거. 사실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도 위로가 되니까.”

정작 잘 오지도 않으면서.”

 

은희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맥주를 한 캔 더 땄다. 그러면서도 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아직은 닫지 않을 거야. 지금 닫으면 내가 막 도망을 치는 거 같잖아. 마지막 발악은 더 해보려고.”

당연하지.”

 

은비가 주먹을 불끈 쥐고 나서자 은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도 싱긋 웃었다. 상현은 그런 은희를 보며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자신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에게 아무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 미안했다.

 

학생회랑 뭐 하는 건 어때요?”

?”

요즘에 우리 학교에 학생 카드라는 게 있는데요.”

 

상현은 지갑에서 학교 카드를 꺼내서 두 사람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상현의 말이 길어질수록 은희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은비도 은희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