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버드맨, 진짜는 어디에 있는가?
Good – 진지한 블랙 코미디를 사랑하는 사람
Bad – 블랙 ‘코미디’라고?
평점 - ★★★★ (8점)
김치비하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버드맨]은 사실 그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영화입니다. 눈부신 전성기를 뒤로 하고 있는 한 개인의 화려한 부활, 그리고 그 이면의 아픔을 지극히 덤덤하게 그려내는 [버드맨]은 조금 무겁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버드맨]은 뭔가 많은 것을 이야기를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누군가가 이야기를 하기 보다 그냥 보는 사람이 느끼는 것 자체가 그대로 영화인 것 같거든요. 실제로 일상과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서 지나친 편집을 가하지 않았다는 영상은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집니다. 김치를 굳이 그따위 표현에 썼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불쾌하고 그야말로 역겹기는 하지만 영화 자체가 재미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미 모든 것을 다 잃은 한 남자가 다시 한 번 일어나기 위해서 노력하는 이야기. 그 자체만으로도 [버드맨]은 독특하니 말이죠. 가벼운 유머가 덧붙여진 것 같은 [버드맨]은 사랑스러운 것 같으면서도 낯설고, 또 기이한 영화입니다. 한 때 프랜차이즈 영화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영웅이라고 인지가 되는 남자. 하지만 이미 퇴물이 된 남자. 단지 극이 아니라 마치 실제처럼 다가오기에 [버드맨]은 더욱 독특하고 많은 의미를 가집니다.
버드맨 (2015) ![](https://t1.daumcdn.net/daumtop_deco/icon/deco.hanmail.net/contents/info/ico_info_movie01.gif?rv=1.0.1)
Bird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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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 알레한드로 곤잘레츠 이냐리투
- 출연
- 마이클 키튼, 에드워드 노튼, 엠마 스톤, 나오미 왓츠, 자흐 갈리피아나키스
- 정보
- 코미디, 드라마 | 미국 | 119 분 | 201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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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오늘날의 세련된 영화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무채색의 느낌이 강하게 들면서 그 자체로 관객의 시선을 잡아끕니다. 영화는 진짜 연극처럼 느껴집니다. 수많은 등장인물들은 모두 연극 속의 인물들처럼 과장되게 행동합니다.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조금 더 과하게 이야기를 하고 마치 연극처럼 과장되게 감정을 그려냅니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배역에 맞춰서 연극처럼 극을 이끌어갑니다. 이 가운데 한 남자의 고뇌는 사실 그리 진지한 느낌으로만 다가오지 않습니다. 자신의 존재가 무엇인지 증명하기 위해서 발버둥치는 존재가 그려지기는 하지만 [더 레슬러]에서처럼 진중하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의 긴장과 분열은 극의 전반에 나타납니다. 주인공이 젊었을 시절에 맡았던 ‘버드맨’이라는 캐릭터는 주인공의 또 다른 자아로 그를 혼란에 빠뜨리는 존재입니다. 한 남자는 지금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알지 못한 채로 흔들리면서 자신의 자리를 위해서 노력합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건 채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앞으로만 가야 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 진짜 모든 것을 잃은 사람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정말 마지막 기회를 얻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을 모두 다 비웃는 와중에 주인공은 마지막으로 날아오를 준비를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무시 받는 한물 간 연기자 ‘리건 톰슨’역은 ‘마이클 키튼’가 맡았습니다. 왕년에 슈퍼히어로 역으로 사랑을 받았던 그는 다시 한 번 배우로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 고군분투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그를 무시하더라도 무조건 성공하기 위해서 노력하죠. 그렇기에 연극 무대로 돌아오고 사람들이 인정하는 극본을 가지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상황이 그에게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같이 일하는 배우라는 놈은 연기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는 채로 그냥 껄렁거리기만 하고, 매니저 겸 일을 하는 딸은 그를 무시하고 그가 하는 말을 듣지도 않습니다. 이 와중에 그는 또 하나의 자아인 버드맨 때문에 혼란을 겪기도 합니다. 버드맨은 가상의 존재이면서 잘 나가던 시절의 그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 시절의 존재 탓에 ‘리건’은 점점 더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합니다. 이 상황에서 멈추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자신의 자아를 찾아야 하는 건지. 하지만 그가 노력하는 일들이 꼬이면 꼬일수록 버드맨의 자아는 점점 더 크게 다가오고 그를 압박하고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그가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죠. 여기에 평론가는 그의 연극에 대해서 공공연하게 악평을 날릴 거라고 경고하기까지 합니다. 세상 모두가 적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리건’은 마지막으로 자신을 찾고자 노력합니다. 지쳐 무너지면서 또 다른 자아까지 ‘마이클 키튼’이라는 실제로 슈퍼 히어로였던 배우가 있기에 이 역할이 더욱 실감나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버드맨]은 약간 암울한 느낌에 블랙 코미디 풍의 영화라서 많은 분들이 사랑할 영화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 편하게 볼 영화는 아니기 떄문이죠. 하지만 이런 저런 것을 생각하기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분명히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기도 한데요. 과연 자신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 그리고 자신이 직업인지, 반대로 직업이 자신인지 헷갈리는 사람들에게도 무언가 던지는 것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순히 영화 속이 어떤 인물만이 겪는 일이 아니니 말이죠. 게다가 [버드맨]속의 비행은 흥미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수많은 평론들에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버드맨] 속의 ‘리건’은 자유로이 날지 못합니다. 그는 급격하게 날아오르기도 하고 비틀거리기도 하죠. 하지만 그게 자연스러울 겁니다. 그리고 제대로 비행하지 못하는 왕년의 버드맨은 그의 흔들리는 자아를 의미하기도 하는 거죠. 제대로 비행하지 못하는, 그러나 여전히 비행하고 싶은 그런 존재로 말이죠. 꽤나 무거운 영화이기는 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나름 재미있게 보지 않으실까 싶습니다. 상 받은 영화라고 쫄지 말고 한 번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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