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 음식은 정성이다.
Good – 다정하고 사려 깊은 영화를 기다린 사람
Bad – 스피디한 영화를 찾은 사람
평점 - ★★★★ (8점)
[리틀 포레스트 2: 겨울과 봄] (이하 ‘리틀 포레스트 2’) 시사회에 초대를 받아서 그 전 이야기인 [리틀 포레스트:여름과 가을] (이하 ‘리틀 포레스트’)를 미리 다운로드해서 보았습니다. 음식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살아가는데 무엇이 필요한지 알려주는 [리틀 포레스트]는 참 따뜻하고 사려 깊은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일본 영화를 참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분위기 탓일 겁니다. 우리나라 영화처럼 뭔가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지만 그 잔잔함이 괜히 좋습니다. 뭔가 마음으로 바로 위로가 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홀로 살아가야 하는 여주인공이 많이 버거워보이기는 하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참 아름답게 보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을 하지만 생각을 해보면 참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살아갑니다. 우리는 마트에 가서 모든 것을 살 수 있기에 그저 돈만 있으면 뭐든 다 하는 거라고 그렇게 생각을 하지만 실제로 모든 재료들이 그런 식으로 만들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거기에 담겨 있기에 우리가 마트에서 돈을 내고 그것들을 가지고 올 수 있게 되는 거죠. [리틀 포레스트]는 그 안에 담겨 있는 모든 정성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특히나 [리틀 포레스트]가 좋은 점은 계절에 따라서 전혀 다른 먹거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부분일 겁니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계절을 잘 모르고 살게 되었습니다. 봄의 과일이라는 딸기를 한 겨울에 먹는 것은 이제 어려운 일도 아니고, 수박도 어느 때건 먹을 수 있는 과일이 되었죠. 이런 상황에서 계절에 맞는 음식을 먹으면서 하나하나 노력하면서 손질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색다릅니다. 우리가 오늘날 누리는 것이 어쩌면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거죠. 그저 자연에 있는 것을 그대로, 그리고 그것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들어가야 하는지 보는 것이 색다릅니다. 그저 누텔라라고 아는 브랜드의 초코 쨈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우스터 소스를 만드는 과정은 신기합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것을 집에서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거든요. 우리가 쉽게 살 수 있는 것부터, 자연에서 얻는 수많은 재료들까지. 사람의 손이 하나하나 가지 않으면 제대로 만들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든 음식이 정성이고 누가 먹을지를 생각을 하면서 먹어야 하는 거죠. 그리고 그냥 냉장고에서 꺼내는 것도 하나 없습니다. 모든 것은 직접 기르고, 그것을 채취하고, 다듬는 그런 공정들이 필요하다는 것이 [리틀 포레스트] 안에서 그려지거든요.
화려한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리틀 포레스트]는 개인적으로 추천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잔잔한 영화를 찾으신다면 가장 올바른 선택이 아닐까 싶은데요. 기본적으로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영화가 아닌 데다가 복잡한 영화도 아닙니다. 시끄럽지가 않으니 새로운 사건 같은 것도 크게 많이 벌어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수많은 일본 영화가 그런 것처럼 그다지 친절한 영화도 아니라서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파악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저 관객들이 알아서 인물의 마음을 알아야 하는 거죠. 하지만 바로 그 잔잔함과, 어딘지 모르게 숨겨놓은 그런 상황들이 위로가 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것도 사실 다른 이들에게 모두 다 털어놓을 수는 없지만 충분히 아프고 서러운 무언가가 더해져서 그런 거잖아요. 그 안에서 묵묵히 음식을 만들어내면서 정성을 다 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만 듭니다. 모든 것을 다 손에서 만들어내는 것이 마법사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요리라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 그리고 모든 것에는 그것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충분히 필요하다는 것을 [리틀 포레스트]는 크게 호들갑을 떨지 않으면서 보여줍니다. 더불어 일본 음식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보고 나면 배가 고파지는 행복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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