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 2: 겨울과 봄, 따뜻한 집밥처럼
[리틀 포레스트 2: 겨울과 봄] 시사회에 다녀와서 쓰는 리뷰입니다.
Good – 따스한 감정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Bad – 영화의 스토리가 강해야지
평점 - ★★★★ (8점)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이하 ‘리틀 포레스트’)에 이어서 개봉하는 [리틀 포레스트 2: 겨울과 봄] (이하 ‘리틀 포레스트 2’)는 그 어떤 영화보다도 다정한, 그리고 사려 깊은 일본 영화입니다.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하나하나 다 그려내는 영화인데요. 우리가 먹는 음식들이 어떤 과정을 겪어서 만들어지는 것인지, 그리고 그 음식이 우리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정성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따스한 감정으로 바라보는 영화입니다. 사실 우리는 음식이라는 것에 대해서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제 더 이상 집에서 요리를 하지 않을뿐더러, 애초에 식재료라는 것도 마트에 가서 돈만 주면 살 수 있으니까요. 쌀을 만들기 위해서 농부가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려야하는지도 그저 문장으로만 알고 있을 뿐, 정말로 거기에 얼마나 고된 노동이 더해지는지 알지 못합니다. 우리에게 돼지고기는 그저 고기로만 존재할 뿐이지 ‘돼지’ 고기로는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리틀 포레스트 2]는 이런 생각에 한 가지 충격을 선사합니다. 우리가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먹어가는 모든 것들이 엄청난 과정을 통해서 다가온다는 것으로 말이죠. 음식이라는 것 자체에 고스란히 담긴 정성이 [리틀 포레스트 2]에 담겨 있습니다.
특히나 재배 과정을 통해서 식재료가 우리 손에 들어오기까지의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것이 [리틀 포레스트 2]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리를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평소에 이것저것 많이 안다고 생각했지만 팥 꼬투리를 본 순간 멍해졌습니다. 당연히 적두라고 부르니까 콩이겠지. 라는 생각은 했지만 정말로 깍지 안에 들어있다는 것을 본 순간 멍해지더라고요. 단 한 번도 팥이 꼬투리 안에 담겨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오리를 잡아서 해체하는 과정을 보면서, 우리가 마트에 가서 먹는 닭고기 같은 것이 저런 식으로 만들어지는 거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우리는 그저 완성된, 그리고 또 하나의 가공된 식재료를 마주할 뿐 그것이 원래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지 못하거든요. 감자 싹이 돋아난다거나 하는 것도 이제는 보기 어려운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주 소량만 구매하고, 그나마도 냉장고에 넣고 마니 말이죠. 음식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바라보게 만들면서, 그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따스하게 그려냈다는 것이 [리틀 포레스트 2]의 매력일 겁니다. 음식이라는 것이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린 시각으로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하거든요. 반죽을 하고 눈을 치우고 나서 요리를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요리의 시간을 전달한 것도 참 사랑스럽습니다.
다만 [리틀 포레스트]에 비해서 [리틀 포레스트 2]가 주는 느낌은 묘하게 이질감이 느껴지는데, 무언가 답을 내려야한다는 강박관념에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것은 수많은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반드시 어떤 답을 내릴 필요는 없잖아요. 하지만 영화라는 장르의 특성상 [리틀 포레스트 2]는 어떤 답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을 한 모양입니다. 그러다 보니, 조금 더 감정을 드러내고 부딪치는 과정들이 등장하는데 개인적으로 이것이 [리틀 포레스트] 보다는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산 속 마을에서 홀로 살아가는 여인이 느끼는 감정과 부침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은 아름다웠습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눈이 오더라도 재설차가 알아서 치워주고, 간단하지만, 산은 눈도 많이 오고 자신이 스스로 하지 않으면 길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음식을 한다는 것이 그리도 많은 정성이 들면서, 고생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참 밥이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음식이라는 것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표현한 영화. 그리고 살아간다는 것 자체의 의미에 대해서 우리가 제대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하는 영화가 바로 [리틀 포레스트 2]]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음에 위로로 다가오는 영화가 필요하다면 [리틀 포레스트 2: 겨울과 봄] 어떠신가요?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P.S – 절대 공복에 영화를 보지 마세요. 뛰쳐 나가실지 모릅니다.
P.P.S – 영화를 보고 나서 바로 집으로 가세요. 마트에서 지름이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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