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그래도 널 사랑해
유일하게 믿던 존재인 어머니가 자살을 한 후 그것을 목격한 이후 망가진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래도 널 사랑해]는 가벼우면서도 무겁습니다. 쓰인 방식은 무겁지 않지만 그 안에서 담고 있는 이야기는 너무나도 무겁고 아픕니다. 기본적으로 시작 자체가 너무 부정적입니다. 아이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모든 것이잖아요. 자신을 늘 지켜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자신을 아프게 할 거라고 믿지 않는데 그런 엄마가 자신의 앞에서 죽은 상태로 발견이 된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누군가의 죽음을 마주한 사람은 아마 평생 영혼이 찢겨진 상태로 있을 겁니다. 특히나 가장 믿던 사람의 죽음이라면 말이죠. 자연스러운 죽음이 아니라 자살. 그렇기에 주인공은 제대로 된 사랑을 하지 못합니다. 그녀의 답답한 행동에 화가 나면서도 저절로 이해가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달리기를 통해서 그 상황을 모면하는 주인공을 보면 저절로 이해가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녀는 단 한 번도 아픔에 대해서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아픔에 대해서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죠. 그녀는 그저 그 상황을 피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을 하는 거죠. 피한다고 해서 그 무엇도 해결이 될 수 없지만 어린 아이였던 그녀에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을 겁니다. 가장 아픈 순간에서 달아나는 것. 그래서 마치 그 일이 없었던 일인 것처럼 하는 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일 겁니다. 그래서 소설을 읽다 보면 묘하게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감정을 제대로 터뜨려도 되는데 뭔가 묘하게 피하기만 하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소설에서도 그 부분을 그렇게 친절하게 풀어내거나 하는 느낌이 아닙니다.
살짝 붕 떠있는 느낌을 주는 소설이었는데 그래서 빠르게 읽히면서도 낯선 소설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소설이 일본 소설이라고 하지만 작가가 영어로 먼저 글을 쓰는 사람이라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일본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옆에 있는 나라로 그 소설을 읽으면 다른 그 어떤 나라의 소설보다도 공감을 할 수 있어서인데 이 소설은 살짝 떨어져서 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느낌이 나쁜 느낌은 아니었지만 주인공이 조금 더 자신의 감정을 모두 다 터뜨렸다면 하는 어떤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분명히 내가 그녀의 입장이라도 이런 식의 행동밖에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이 상황에서는 조금 더 분명히 행동해도 되는 것 아닌가?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거든요. 물론 그녀의 행동에 대해서 잘못했다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지만 말이죠.
위에서도 이야기를 한 것처럼 그렇게 소설이지만 소설 같은 느낌을 주지 않기에 한 번에 다 읽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 번에 다 읽어야지만 주인공이 제대로 된 사랑을 찾지 못하는 이유. 대학생이 되어서도 피하고 자신의 마음을 잡지 못하는지 알게 되니 말이죠. 보통 소설을 읽고 나면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마련인데 이 소설은 상대적으로 그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약간 객관적으로 주인공을 바라보게 된다고 해야 할까요? 내가 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니라 밖에서 바라보면서 주인공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 그저 관찰을 하게 되는 거죠. 그게 다소 잔인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누구가의 아픔을 담은 소설에서는 당연한 방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혼자서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타입의 소설은 아니지만 매력을 가진 [그래도 널 사랑해]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 문화 > 행복한 책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한 책방] 요통 탐험가 (0) | 2016.04.17 |
---|---|
[행복한 책방] 마음에 지지 않는 용기 (0) | 2016.04.16 |
[행복한 책방] 러시아 여행자 클럽 (0) | 2016.04.14 |
[행복한 책방] 결혼과 연애 사이 (0) | 2016.04.13 |
[행복한 책방] 울보 하야오 (0) | 2016.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