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결혼과 연애 사이
이제 서른을 막 앞둔 그리고 불륜을 하고 있는 여성의 입장에서 쓰인 [결혼과 연애 사이]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습니다. 누군가는 그녀를 나쁜 사람이라고 이야기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녀의 선택으로 인해서 그녀의 행동으로 인해서 한 가정이 완벽하게 망가질 수가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소설을 읽다 보면 과연 그녀가 그렇게 잘못을 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그녀가 잘못을 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녀만의 잘못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그녀는 그저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싶었을 뿐입니다. 비록 그것이 유부남이라 문제이기는 하지만 결국 너무나도 외로웠을 뿐이니까요. 물론 이 이유는 그 누구에게도 동정을 받지 못할 겁니다. 자신이 외롭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아프게 할 수 있는 자격 같은 것은 그 누구도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 말이죠.
1인칭 시점으로 사랑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만큼 읽어가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마음에 대해서 왜 그런 생각을 한 것인지 공감이 갑니다. 그녀가 묘하게 유부남에게 집착하는 이유는 그것이 잘못된 것이고 그가 자신을 떠날 거라는 것을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기에 그런 것이었거든요. 자신이 쉽게 버려지고 누군가를 대체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다른 것을 선택하지 못하는 거죠. 그것은 그녀의 잘못이기는 하지만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사랑을 해보지 못한 그녀의 상처이기도 할 겁니다. 제대로 된 사랑을 한 번이라도 해봤더라면. 그래서 누군가가 자신을 제대로 사랑을 해줄 수 있다는 것만 알았더라면. 혼자 서도 괜찮다고 말을 해준다면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텐데 말이죠. 이렇게 우울하게 지치는 한 여자는 한 남자를 만나서 자신의 삶을 바꾸게 됩니다.
그냥 무엇이건 해주는 남자. 그것을 의심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다정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주인공은 마음을 열게 됩니다. 삐뚤어진 사람은 삐뚤어진 사람을 만났기에 그런 것이겠죠. 오롯이 바로 선 누군가를 만난다면 그렇게 흔들리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사람을 만나지 못하게 되고, 그 어긋나게 된 무언가가 진짜라고 믿게 되는 순간 그대로 행동을 하게 되어버리는 거죠. 더 이상 그것이 잘못이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은 채로.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서 어떤 문제가 생길 거라는 것은 생각하지도 않고 마치 아이처럼 앞으로만 나아가게 되는 거죠. 그러면서 어딘가가 어긋나고 이상하게 이어져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멈출 수 없습니다. 이미 그 그릇된 관계를 통해서 위안을 받고 있으니 말이죠. 주인공은 새로운 남자를 통해서 천천히 그 관계를 제대로 잡아 나갑니다.
평범한 소설처럼 그래서 남자랑 결혼해서 잘 살았습니다 식의 결말이 아니라서 더 의미가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모두 홀로 서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겁을 내고 주저주저하고 있는 거잖아요. 이대로 가면 모든 것을 다 잃을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한 번 심하게 넘어지고 나서야 앞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그 한 번 크게 넘어지는 것이 너무나도 무서워서. 그게 아플 거라는 생각에 천천히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거죠. 지금 이 순간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고. 지금 이 사람과의 인연을 끊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비록 주인공이 이런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 완벽한 자의는 아니었지만 하나의 계기로 앞으로 나아갈 어떤 선택을 해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지는 소설입니다. 굉장히 빠르게 읽히고 주인공에 공감하면서 읽게 되는 소설 [결혼과 연애 사이]였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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