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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스코치 트라이얼

권정선재 2016. 4. 24. 16:10

[행복한 책방] 스코치 트라이얼

 

[메이즈러너]의 두 번째 시리즈인 [스코치 트라이얼]은 더 커진 세계관과 더 복잡한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1편에 비해서 이야기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기는 합니다. 아무래도 쉬어가는 이야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보통 시리즈 소설들이 이런 경향을 자주 보입니다. 처음에는 독자들에게 자극적인 이야기를 통해서 빠져들게 만들지만 이후 세계관을 확실하게 만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지루해집니다. 이걸 나쁘다고 할 수는 없죠. 더 큰 세계관을 만들기 위한 수단이니까요. 그저 미로 속에 갇혀 있기만 한 소년들이 이제 슬슬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앞으로 나오려고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어떤 상황일지 모르는 것 안에서 갇혀 있고 소년들에게는 한정된 정보만 주어집니다. 소년들은 또 다른 미로에 갇힌 거죠.

   



 

 

 


 

미로라는 공간을 벗어나서 더 거대한 공간에 갇힌 소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1편에서도 미로라는 공가에 갇혀 있는 이들의 이야기였는데 이번 2편은 더 큰 공간에 갇혀 있습니다. 그들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모두 다 이야기를 해주지만 실제로는 그들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세상에 오게 된 것이죠. 이곳을 피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소년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공포스럽기까지 합니다. [메이즈러너] 시리즈가 특별한 이유는 이 갇혀 있는 공간 속의 사람들의 심리를 매력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것은 꽤나 효과를 갖게 됩니다. 그들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궁금하게 되니 말이죠. 또 다른 공간에 갇힌 소년들은 그곳을 벗어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소설은 더 큰 세상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한 번 쉬어가는 이야기인 만큼 많은 떡밥을 던져놓습니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진행이 될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그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인물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데도 시간을 할애합니다. [메이즈러너]를 통해서 어느 정도 편을 만들어 놓았다고 생각을 했는데 [스코치 트라이얼]은 자연스럽게 이 모든 편을 무너뜨립니다. 독자로 도대체 누구를 신뢰해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나타나게 될지 아무 것도 알지 못합니다. [메이즈러너] 같은 경우에는 그저 미로만 나오게 된다면 그것이 새로운 무언가를 불러올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이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죠. 소년들은 또 다른 곳으로 가야하지만 그곳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영화를 우선으로 보았기에 소설은 다소 정리가 되지 않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마 이 이유는 너무 많은 복선을 안에 넣어서 그런 걸 겁니다. 다만 다소 정리가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야기를 풀어 놓기에 앞으로 진행이 될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인지 궁금하게 만드는 느낌이 아주 강합니다. 다음 편이 이 정도로 궁금하면 그 자체로도 꽤나 성공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쉽게 갈피가 잡히지 않는 것 역시 소설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부분입니다. 인물들의 갈등과 배신. 그리고 성격의 변화와 성장. 이 모든 것이 한 번에 담겨져 있기 떄문이죠. 이번에도 로맨스는 최대한 줄이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또 다른 미래를 그려내는데 많은 부분을 할애합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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