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내 인내심도 최후인 듯?
Good - 트랜스포머라면 무조건 좋아
Bad - 아무리 그래도 스토리에 힘은 있어야지.
평점. 4점
어느새 10주년이라는 [트랜스포머]는 사실상 의리로 보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이하 [트랜스포머 4])만 보더라도 설마 더 나빠질 수 있을까 싶지만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이하 [트랜스포머 5])는 이런 우려를 가뿐하게 넘는 영화였습니다. 역대 최악의 시리즈와 루즈한 스토리. 사실 이야기가 어떻게 풀려나갈지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보지 않을 겁니다. 아마 볼거리를 기대하면서 이 영화를 보겠죠. 하지만 [트랜스포머 5]는 심지어 이 볼거리라는 부분에 있어서도 자신의 매력을 선보이지 못합니다. [트랜스포머 4]에서 압도적인 위용을 드러내는 공룡 트랜스포머를 등장시킨 것에 이어서 이번에도 공룡 캐릭터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다지 효율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거든요. 게다가 ‘옵티머스 프라임’과 ‘범블비’의 전투로 그렇게 예고편을 때렸으면서 영화는 그 부분을 제대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로봇들의 싸움도 왜 이렇게 거대하게 그려서 세세하게 보지 못하게 만드는 걸까요? 이전처럼 격렬한 전투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갈증은 풀어주어야 할 텐데 말이죠. 그냥 자기들끼리 투닥거리면서 끝이라니 이거 정말 너무한 것 아닌가요?
그리고 [트랜스포머 5]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변신 장면이 그리 많이 나오지 않는 겁니다. 지난 네 번의 시리즈를 거치는 동안 변신은 사실상 더 이상 신기한 부분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 변신을 어떻게 보여주는지에 따라서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하는데요. 지난 시리즈에서 ‘범블비’가 3단 변신을 하는 것에 이어서 이번에는 분리 합체를 하는 것까지 보여줍니다. 이 부분은 분명히 신기하지만 이게 전부입니다. 다른 캐릭터의 변화에 대해서 색다른 매력이 없으니, 심지어 변신을 할 줄 알았던 공룡 역시 전혀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서 영화는 더욱 지루한 길로 들어갑니다. 게다가 뜬금없는 아더왕 이야기까지 끌어오면서 이야기를 더 크게 만들려고 했지만, 한 편 안에서 이것을 풀기에는 지나치게 긴박했으며 지나치게 지루했습니다. 아니 그리고 이 조그마한 지구에 뭘 그렇게 많이 숨겨놓은 걸까요? 큐브 하나만 해도 골치가 아팠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말이죠. 정말 순수한 애정으로 IMAX로까지 관람했지만 차라리 이 돈을 거리에 버리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실망스러웠습니다. 혹 2D로 보신다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말이죠. 할 이야기가 없으면 분량이라도 죽여서 속도감이라도 주지. 영화는 할 말도 없는 주제에 늘어지고 뭔가 보여주는 척 폼만 잡고 있습니다.
게다가 등장 인물들 역시 뭐 하나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인물이 없습니다. 주인공은 드디어 하차를 한다고 해서 다행이지만 전혀 책임감이 없는 데다가 오토봇들과의 애정도 부족해보입니다. 여기에 흑인 캐릭터는 전형적으로 등장하고, 아이들 역시 전형적으로. 그리고 새롭게 드래곤이라는 종족에 대해서 해석한 것은 이렇게 부족하게 그냥 넘어가다니. [내셔녈 트레져]의 [트랜스포머] 버전이라고 해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뭔가 엄청난 힘을 가졌을 것 같은 인물들까지도 너무 허무하게 사라지게 되니 도대체 내가 이것을 왜 보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범블비’에 대한 떡밥을 던지기는 했읜 후속인 ‘범블비’ 스핀오프에 또 낚여서 보기는 하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랜스포머 5]는 너무 안타깝습니다. 차라리 이 한 편을 두 편으로 나누어서 멀린의 지팡이를 찾기까지의 이야기, 그리고 그 지팡이로 일어나는 사건들을 만드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 약간의 개연성이 더 필요하기는 하겠지만 말이죠. 이 정도면 더 멋있지 않겠어? 라고 하지만 전작처럼 신선한 장면도 없을뿐더러 로봇들의 비중도 너무 적으니 영화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변신 로봇 영화가 지루하지 뭐. 라는 사람들까지도 지루하게 느껴질 영화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입니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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