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천사입니다...만 [완]

[로맨스 소설] 천사입니다...만 [60장. 비 오는 날 2]

권정선재 2018. 5. 2. 11:03

60. 비 오는 날 2

미안해요.”

아니.”

기연은 입을 벌렸다.

당신.”

너무 오래 걸렸죠?”

상유는 싱긋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미안해요.”

아니.”

기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상유가 다시 자신에게 올 거라는 생각. 그 기대를 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기연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그러니까.”

미안합니다.”

상유는 그대로 기연을 와락 안았다. 기연은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머리가 왕왕 울렸다.

 

어떻게 왔어요?”

이번에는 진짜 왔어요.”

?”

기연이 놀란 눈으로 상유를 쳐다봤다. 상유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왜요?”

아니.”

진짜로 온 거라고? 그게 지금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기연은 어색한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그럼 다시 돌아가지 않아요?”

.”

그게 돼요?”

.”

거짓말.”

기연은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수 없었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박상유 씨. 지금 당장 내 기분이 좋아지게 하기 위해서 그런 말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는 진실을 듣고 싶어.”

그건.”

상유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헛기침을 하고 엷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인지는 모릅니다.”

그렇구나.”

그래서 최선을 다할 겁니다.”

최선.”

기연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런 거 하지 마요.”

기연은 고개를 저었다. 더 이상 상유를 아프게 할 수는 없었다. 더는 상유가 아픈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이미 나로 인해서 많은 것을 잃은 거잖아요. 날개의 깃털. 그 모든 거. 더는 상유 씨가 그러는 거 보고 싶지 않아요.”

나는 괜찮습니다.”

내가 안 괜찮아요.”

기연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고개를 저었다.

싫어.”

왜요?”

내가 어떻게 그래?”

기연은 상유를 올려다 보면서 한숨을 토해냈다.

나는 그거 정말로 아닌 거 같아요. 박상유 씨가 나로 인해서 그 모든 가능성을 잃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요. 지금도 이미 너무나도 많은 것을 잃었는데. 너무 아파하고 있는데. 이건 아니잖아요.”

괜찮습니다.”

상유는 조심스럽게 기연의 손을 잡고 씩 웃었다. 그리고 눈을 보면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잘 하고 있습니다. 정기연 씨는 아무 잘못도 아닙니다.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이건 내 일입니다.”

어떻게 그래요?”

기연은 고개를 저었다. 상유는 기연의 눈을 응시했다.

그러지 마요.”

상유는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기연에게 입을 맞췄다.

 

어떻게 왔군.”

안 오길 바란 건가?”

.”

존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며 가볍게 턱을 긁적였다.

근데 지금 꼴을 보아하니 아직 제대로 뭐가 해결이 되지 않은 거 같은데.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몰라.”

?”

모른다고.”

상유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아니.”

존은 혀로 입술을 적시고 한숨을 토해냈다.

.”

뭐가 궁금한 거야?”

상유의 물음에 존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아무 것도.”

거짓말.”

상유는 싸늘하게 웃었다.

도대체 뭘 알고 싶은 건지 모르겠어. 악마가 원하는 게 뭔지 궁금하다는 것도 이상한 거지만.”

뭐 이상까지야.”

존은 혀로 입술을 축이고 씩 웃었다.

그런데 나에게 그런 식으로 대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그쪽이 이곳에 없는 사이 그쪽이 지키고자 하는 사람 지켜준 것은 나였는데 말이야. 다른 존재도 아니라 바로 내가 그 사람을 지키고 있었다고. 알고 있어?”

아무튼.”

상유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가만히 존의 눈을 응시하다가 턱을 긁적였다.

어쩔 수 없는 거지.”

그런데 무슨 대비는 하고 이곳으로 온 거야? 너를 저 위에서 그냥 보내줄 리가 없을 거 같은데.”

그렇다고 해서 그냥 바로 보내지는 않을 거 같아. 그게 무슨 문제인 건지 모르겠지만. 나도 모르지만.”

상유의 말에 존은 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리저리 목을 푸고 한숨을 토해내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좀 낫네.”

?”

혼자서 여기에 있는 거 좀 아닌 거 같아서.”

존의 말에 상유는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존이 자신이 있어서 좋다는 말을 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나도 많이 달라졌네.”

당연하지.”

존은 이를 드러내고 씩 웃었다. 상유도 그런 존의 눈을 보며 웃으면서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것까지.”

해야 합니다.”

상유가 직접 몸으로 하는 봉사를 하겠다는 말에 노 신부는 긴장된 표정을 지었지만 상유는 고개를 저었다.

제가 이곳에 있어야 하는 게 어떤 건지. 이곳에서 어떤 의미를 가져야 하는 건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의미.”

노 신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상유는 엷은 미소를 지은 채 가만히 자신의 손을 응시했다.

 

왜 그렇게 일을 못 하는 거야?”

아니.”

존의 타박에 상유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하여간.”

존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니 천사라고 해서 뭔가 제대로 된 일들을 할 줄 알았는데 왜 이렇게 할 줄 아는 게 없는 거야?”

아니.”

존이 혼자서 이불을 잔뜩 안고 멀어지는 모습을 보며 상유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머리를 긁적였다.

도대체 뭐야?”

 

이곳에 잠시 오시지 않는 그 동안도 저 분이 여기에 와서 많은 일들을 해냈습니다. 그게 가능하실까 싶은 일들까지 다 하시는 것을 보면서 정말로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대단합니다.”

대단합니까?”

상유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신기한 존재였다. 악마라고 해서 무조건 밀어내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는 존재. 도대체 어떤 것들을 하려고 하는 건지. 어떤 마음인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신기하네요.”

조금 마음을 바꾸시는 게 어떠실까 싶습니다.”

?”

상유는 고개를 들어 노 신부를 바라봤다.

그게 무슨?”

무조건 미워하시는 거 아닙니까?”

아니.”

미워하는 거. 그건 아니었다. 그저 악마라서 이상하다고. 그저 낯선 존재라고 그렇게 생각을 한 거였다.

그건.”

저도 압니다. 악마라는 거.”

상유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고 엷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가 떴다.

그렇군요.”

상유는 가만히 미소를 지었다. 신기한 기분이었다. 누군가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바꾼다는 것. 이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그럴 수 있었다. 무조건 싫어할 이유는 없었다. 그걸 이제야 알았다.

 

또 기다려요?”

당연하죠.”

정말.”

기연은 가게를 나오면서 미소를 지었다. 상유가 우산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는데 마음이 반짝거렸다.

좋다.”

정말 좋습니까?”

당연하죠.”

기연은 밝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것. 누군가가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했다.

좋다.”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너무 좋아하면 안 되는 거예요?”

아니요.”

기연의 물음에 상유는 씩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이리저리 목을 풀고 머리를 뒤로 넘겼다.

좋다. 정말.”

미안해요.”

?”

상유의 사과에 기연은 고개를 흔들었다.

뭐야.”

미안해서.”

상유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래도 잘 해준 거죠?”

? ?”

.”

당연하죠.”

기연은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상유는 한숨을 토해내고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이상해요.”

뭐가 이상해요?”

악마가 그렇다는 게.”

그런 생각 하지 마요.”

기연은 상유의 눈을 보면서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누군가를 차별하는 거.”

그러려고요.”

상유는 기연의 눈을 응시하면서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존이 아니었다면 이 사람은 위험했을 수도 있었다.

좋아합니다.”

상유는 고백을 한 후 허리를 숙였고 두 사람의 입술이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