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천사입니다...만 [완]

[로맨스 소설] 천사입니다...만 [70장. 이별 준비 4]

권정선재 2018. 5. 21. 00:14

70. 이별 준비 4

정기연 씨가 만든 거군요.”

? . 그렇죠.”

엉망이 되어버린 도시락. 인터넷에서 보고 귀여운 도시락을 하려고 한 것이 문제였다. 그래도 선재와 만들 때는 거의 비슷하게 되었다고 생각을 했는데 다 흔들린 것을 보니 뭔가 기괴한 모양새였다.

이런 게 아니었는데.”

맛있는 걸요?”

상유 씨.”

맛있어요.”

상유는 맨 손으로 케첩 범벅이 된 달걀지단을 먹으면서 밝게 웃었다. 기연은 입술을 쭉 내밀었다.

싫어.”

기연이 속상한 표정을 짓자 상유는 고개를 저었다.

왜요?”

처음인 건데요.”

그래서 나는 더 좋은데요? 정기연 씨가 능숙하지 않은 것을 보니까 나랑 처음으로 한다는 거니까.”

그런 건가요?”

당연하죠.”

기연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상유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눈웃음을 지으며 유부초밥을 입에 넣었다.

 

그런 거면 먹지 말지.”

아니.”

상유는 울상을 지으며 벽에 기댔다.

이럴 줄 몰랐지.”

천사가 탈이라니.”

뭐 나는 그저 천사는 아니니까.”

그렇기는 해도.”

존은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저렇게 탈이 날 정도로 음식을 먹다니.

그럴 거라는 걸 모른 것도 아니고. 도대체 왜 먹은 거야? 딱 그 음식을 보면 어떨지 알았을 거 같은데.”

어떻게 그래? 그래도 정기연 씨가 나를 위해서 준비를 한 건데. 그거 그냥 무시하면 안 되는 거잖아.”

무시라니.”

상유의 대답에 존은 입술을 물었다.

하여간 왜 그렇게 한심하게 구는 건지 모르겠어. 도대체 사랑이라는 것이 뭘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군.”

네가 만일 스스로 이것을 깨닫게 된다면 그게 악마가 아니라는 거겠지. 그걸 스스로 알지 못할 거야.”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야?”

?”

아무리 악마래도.”

악마는 모르는 게 당연한 거지.”

존은 입술을 쭉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상유는 어깨를 으쓱하고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은 채 눈을 감았다.

하여간 신기해.”

뭐가?”

늘 내가 하는 말을 가지고 그렇게 바로 반응을 한다는 거. 무슨 악마가 그렇게 단순하게 반응을 하는 거야?”

나를 놀리는 거야?”

당연하지.”

그게 뭐야?”

상유의 말에 존은 미간을 찌푸렸다. 상유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심호흡을 하고 어깨를 으쓱했다.

 

다음에 와서 해주면 되지. 오늘 이렇게 다 해주려고 하는 이유가 뭐야?”

다음에 못 올 거 같아서요.”

페인트칠을 하는 걸 보며 할머니는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디 취업이라도 한 거야?”

?”

다른 젊은이들을 보면 그렇던데.”

. .”

상유는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취업을 했어요.”

다행이네.”

고맙습니다.”

상유는 더욱 밝게 움직이면서 열심히 손을 움직였다.

 

무슨 기계야?”

?”

아니.”

존은 울상을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손이 완전 바보 손이더니. 이렇게 잘 하는 이유가 뭐야? 아니지. 어차피 일은 내가 다 하고 있잖아.”

.”

상유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장난스럽게 웃었다. 존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도대체 뭐 하는 거야?”

뭐가?”

아무리 곧 떠날 거라고 해도 그렇게 혼자서 무리하지 말라고. 나는 여기에 남아서 일을 할 거란 말이야.”

모르지.”

?”

아무도 모르잖아.”

상유의 말에 존은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나는 네가 계속 정기연 씨의 곁에서 지켜줬으면 하고 있지만 저 위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아무 것도 모르겠어. 내가 왜 천천히 힘을 가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

나도 모르지.”

존은 깊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상유는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벽에 살짝 몸을 기댔다.

아직 배탈이 그대로인 거야?”

그러게.”

상유는 배를 문지르며 살짝 인상을 구겼다.

이상하지?”

그거 낫고 있는 거 맞아?”

모르지.”

상유는 일부러 더 씩씩한 표정을 지었다. 존은 미간을 모았다.

 

내가 해도 되는데요.”

아니요.”

기연은 입을 꾹 다물고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 동안 늘 상유 씨가 밥을 해줬잖아요. 그러니까 오늘은 내가 해주는 게 맞아요. 이 정도 내가 할 수도 있고요.”

아니.”

상유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요리를 못 해서 그래요?”

아니요.”

기연의 말에 상유는 손사래를 치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냥 정기연 씨랑 내가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데 그런 것에 시간을 보내는 거. 그렇게 시간을 그냥 낭비하는 거 같은 거. 그거에 마음이 들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시간을 더 중요하게 보내야 하는 건데 말이죠.”

나는 지금 충분히 중요해요.”

기연은 밝은 미소를 지은 채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박상유 씨랑 같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하고 싶어요. 내가 박상유 씨와 있을 수 있는 마지막 시간에 다 하고 싶어.”

그런 거라면.”

상유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미안합니다.”

또 사과.”

기연은 입술을 쭉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왜 자꾸 그렇게 사과만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요.”

상유는 어색하게 웃었다.

미안합니다.”

.”

.”

기연은 한숨을 토해냈다.

나는 박상유 씨가 되게 똑똑한 줄 알고 사귀는 건데 지금 보니까 또 그렇지 않다는 생가기 든다는 말이죠.”

이 머릿속에 정기연이라는 한 사람만 있어서 다른 것은 아무 것도 기억할 수 없어서 그렇습니다.”

어우.”

기연은 팔을 문지르면서도 밝게 웃었다.

좋다. 그거.”

좋아요?”

.”

상유는 씩 웃으면서 기연을 품에 안았다.

사랑합니다.”

사랑해요.”

두 사람은 눈을 마주하며 밝게 웃었다. 시간이 부족할수록 두 사람의 시간은 더욱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불러야 하는 거야?”

?”

아름의 말에 선재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무슨?”

좋아보이잖아.”

그렇지.”

선재는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 와야죠.”

그게 무슨?”

누나도 알잖아요.”

?”

여기는 망하고 있어요.”

그거야.”

선재의 말이 옳았다. 더 이상 천사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지금 뭔가를 하는 이들은 없었다. 다들 인간을 놓고 있었고 인간들이 어떤 행동을 하건. 그것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 않았다.

인간이 타락하고 있다는 이유로 놓는 거. 그게 과연 신과 천사들이 하는 일이 맞는 걸까요?”

다시 할 수 있으니까.”

그렇죠.”

아름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말도 안 돼.”

왜요?”

천사가 이런다는 게.”

애초에 이런 존재니까.”

이상하잖아.”

아름은 가볍게 몸을 떨었다. 노아의 방주. 그것을 다시 하자는 천사들이 있다는 것은 끔찍했다.

그런 짓을 해서 누군가를 다시 만들 수 있다는 거. 그 마음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거 이상하잖아.”

하지만 가능하죠.”

아니.”

아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수 없어.”

그렇게 생각해요?”

.”

그럼 다행이네요.”

?”

누나가 있어서.”

무슨?”

고마워요.”

뭐가?”

순간 선재가 그대로 넘어졌다.

.”

미안해요.”

뭐가?”

아름은 선재의 손을 잡았다.

권선재.”

얼마 안 남았어요.”

무슨.”

선배가 올 거예요.”

아니.”

아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러지 마.”

누나.”

?”

선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