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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수다] 스포) 리볼버, ‘전도연’이라는 배우는 과연

권정선재 2025. 2. 9. 16:53

[영화와 수다] 스포) 리볼버, ‘전도연이라는 배우는 과연

 

리뷰 전체적으로 스포적인 내용이 등장하며, 마지막 문단엔 결말도 적혀 있습니다.

 

전도연배우가 이전 작품에서와 비슷하게 킬러처럼 누군가를 죽이는 역할을 하는 것도 같고, 굳이 홍보를 위해 나간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서 남긴 이야기도 영향을 미쳐서 극장에 가서 보지 않았던 영화 [리볼버], 사실 쿠팡 플레이에서 무료로 볼 수 있지 않았다면 여전히 보지 않았을 것 같기는 하다. 그런데 이 영화 정말 안타깝고 또 안타깝다. ‘전도연배우야 그럴 수 있지만, ‘임지연배우가 정말 엄청난 연기를 선보였는데 정말 억울하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지창욱배우 역시 이 작품에서 왜 이렇게 연기를 잘 하는지. 그 동안 항상 동해 같다는 이야기만을 들었었는데 이번에는 확실히 그가 할 수 있는 그만의 연기를 선보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뭐 어쩌겠는가? 이미 극장에서 내려온 영화고 철저하게 외면 받은 영화인데. 아무튼 굳이 자기가 아쉬워 나간 자리에서 좋지 않은 소리를 하는 배우의 작품은 크게 끌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볼버]가 매력적인 이유는 짧게 나오는 전혜진배우까지 포함해서 여성이 주요하게 등장하는 작품인 점도 있다. 물론 이정재배우가 꽤나 주요하게 나오는 데다가 여기에서 전도연배우가 다시 [지푸라기도 잡는 짐승들]과 유사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은 아쉽기는 하지만 어쩌겠는가? 대한민국 영화의 상상력이 거기까지인 걸. 여자와 남자는 당연히 성적으로 묘하게 엮여야 하고, 그에 대해서 이성 간의 우정 같은 것은 쌓을 수 없다고 믿는 걸. 그리고 이렇게 멋진 여자들을 다 모아놓고 알고 보니 전혜진'이 누나가 아니라 엄마였다. 라는 반전이라니. 이 지점에서 그토록 철 없는 지창욱이 연기한 앤디에게까지 동정표라도 주려는 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여성이 주도적으로 극을 이끌어가고 오히려 남성은 도구처럼 사용된다는 점은 분명히 흥미로운 지점이다.

 

윤선을 연기한 임지연배우는 새삼 느끼지만 연기를 정말 잘 합니다. ‘전도연배우가 하수영과 동행하며 돕는 건지 방해하는 건지 모를 연기를 선보이는데 어쩜 이렇게 매력적인지. 불안하면서도 나름의 정의를 위해서 행동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냅니다. 게다가 도대체 왜 우리나라 영화의 여성 캐릭터들이 매력적이려면 다 술집 여자인지 모르겠으나, 그 뻔한 설정도 임지연을 만나니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느껴집니다. 자신의 직업에 대해서 드러내려고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숨기려고만 하지 않는 느낌이랄까요? 모든 순간에 수동적이기만 한 인물처럼 보이면서도 한 번 꿈틀할 줄 아는. 그러면서도 여전히 겁을 잔뜩 내는 모습은 오직 임지연이기에 가능한 연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절대 선도 아니고, 절대 악도 아닌 그 가운데의 모습을 가장 이상적으로 그려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시간이 남지 않는다면 이 영화 추천드리기가 애매한 것이 후반부로 가면 힘이 급격하게 빠집니다.이정재배우가 연기한 인물이 전혜진배우가 연기한 그레이스가 사실은 미혼모라는 것을 알아내고 협박하다가 죽임 당했는데, 그저 수영이 모든 진실을 다 알고 있지만 숨고 살겠다는 것만으로도 아무런 복수의 마음을 품지 않는다니. 비밀이 많은 재벌치고 너무나도 선하기만 한 인물 아닐까요? 물론 그레이스의 이런 행동에는 아들 앤디로 인한 피로함이 섞여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고 난해하기만 합니다. 뭐 그래도 여자가 남자를 미친 듯 두들겨 패고 자신의 목적을 향해 가는, 그러면서도 불필요한 살해는 하지 않는 액션 영화라는 것이 새로운 장르 같기는 합니다. 가벼운 액션과 추리가 섞인 장르를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 보는 권정선재 https://poongdo.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