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PART.2
[여고 4총사]
세 번째 이야기
희은이네 집에서
“다녀왔습니다.”
“왔니?”
희은이 집에 들어서자 도도한 목소리를 지닌 한 여인이 손에 커피 잔을 든 채로 현관문으로 걸어 나온다.
“우리 공주님 오늘 학교 생활 어땠어?”
“재미 있었어.”
희은이 미소를 지으며 여인을 바라본다.
“그런데 엄마.”
“응?”
여인이 도도한 표정을 지으며 희은을 바라본다.
“나 엄마에게 부탁 하나 해도 돼?”
“부탁?”
“응.”
여인이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 희은이 부탁인데 엄마가 두 발 벗고라도 나서서 들어줘야지. 그래, 무슨 부탁인 건데?”
“나 친구가 생겼어.”
“친구?”
여인이 살짝 미간을 찌푸린다.
“그런 건 뭐하러 만들어? 나중에 네가 훌륭한 사람이 되면 알아서들 네 주위에 생길 사람들인데.”
“엄마도 알잖아. 나 왕따였던 거.”
순간 여인이 멈칫한다. 그녀 역시 희은이 왕따였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애써 모른 척 하고 있었다. 자신의 교육 방법이 틀렸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희은이 왕따인 것은 모두 자신의 교육 방법 탓이었다.
“오늘 친구가 생겼어.”
희은이 해맑은 미소를 짓는다.
“그래서 내일 우리 집에 초대했어.”
“집에?”
“응.”
희은이 고개를 끄덕인다.
“엄마에게 미리 말을 하지 않고 초대한 것은 완전히 미안한데, 어쩔 수가 없잖아. 내가 처음으로 만든 친구야. 엄마가 가는 사교회에서 만나는 그런 부잣집 아가씨들은 아니라는 거 엄마도 더 잘 알 거니까, 내 친구들이 집에 오는 것을 싫어할 지도 몰라. 하지만 내가 정말로 처음 사귄 친구들이야. 나의 편을 들어준 친구들이야. 그러니까 엄마, 내일 친구들이 오는 거 말리지 말아줘.”
“그래라.”
“응?”
여인이 대수롭지 않게 대꾸하자 희은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그래라라니?”
“친구들을 초대하고 싶다며?”
여인이 아직은 조금 떨떠름한 기분이 남은 표정으로 희은을 바라본다.
“그러면 초대해. 엄마가 내일 아줌마 부를게.”
“정말?”
“그래.”
여인이 고개를 끄덕이자 희은이 여인의 품에 안긴다.
“엄마 정말 고마워요.”
“치.”
여인이 작게 미소를 짓는다.
“엄마는 당연히 딸에게 이렇게 해주는 거야.”
“응.”
희은이 자신의 볼을 여인의 가슴에 비빈다.
“선물 같은 거 사 가지고 가지 않아도 괜찮을까?”
“선물은 무슨,”
희은이 해맑은 미소를 짓는다.
“내 친구를 처음으로 데려가는 거니까, 엄마도 많이 설레셨어. 내 친구들을 볼 수 있다고 말이야.”
“그래?”
서나도 미소를 짓는다.
“그거 참 다행이다.”
“그럼 우리 수영도 할 수 있는 거야?”
그 순간 하나기 끼어들어서 묻는다.
“정하나, 우리 지금 11월이다.”
“피.”
유현의 말에 하나가 볼을 부풀린다.
“안 하면 되잖아.”
“해도 괜찮은데?”
“됐어.”
“그럼 말고.”
희은이 어깨를 한 번 으쓱한다.
“그런데 우리 왜 안 가고 여기 서 있는 거야?”
“응?”
서나가 궁금한 듯이 희은을 보면서 물어보자 희은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서나를 바라본다.
“운전 기사 아저씨가 아프셔서, 아버지 기사 대신 부르느라고 기다리고 있는 거야.”
“에?”
유현이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그냥 걸어가면 되잖아.”
“걸어가?”
희은이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나 길을 모르는 걸?”
“뭐?”
서나와 하나, 그리고 유현이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희은을 바라본다.
“어떻게 너희 집 가는 법을 몰라.”
“다, 당연하잖아.”
희은이 억울한 표정을 짓는다.
“널 기사 아저씨가 출 퇴근을 시켜주시는데 내가 길을 알 필요는 없잖아.”
“나 참.”
유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천상 기다리는 수 밖에 없겠군.”
“그러게.”
서나도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우와.”
우여곡절 끝에 희은의 집 앞에 내린 세 사람이다. 그리고 집 앞에서 연신 탄성을 내지르는 하나이다.
“집 완전 크다.”
“그, 그ㅐㄹ?”
희은이 조금 부끄러운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키를 가지고 집 문을 연다.
“들어와.”
“그래.”
“정원 봐.”
집에 들어와서도 하나의 탄성은 끊이지 않았다.
“완전 넓어.”
“시끄러워.”
그런 하나에게 핀잔을 주는 유현 역시 적잔이 놀란 눈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들은 여지껏 이런 집을 본 적이 없었다.
“엄마, 우리 왔어요.”
얼마나 걸었을까? 집이 보였고, 네 사람은 집으로 들어섰다.
“우리 딸이랑 친구들 왔어?”
여인은 항상 입던 홈드레스를 입었지만, 세 사람은 입을 떡 벌렸다.
“엄마, 우리는 제 방 가서 놀게요.”
“그러렴.”
“따라와.”
“그, 그래.”
세 사람이 졸레졸레 희은을 따라서 2층으로 올라간다.
“우와!”
하나의 탄성은 아직 끝나지 않았었다.
“방 완전 넓다.”
“넓어?”
희은이 미소를 지으며 하나를 바라본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이만한 방에서 자라서 이 방이 큰 줄을 모르겠어.”
“그러면 내일 우리 집에 놀러 올래?”
“너희 집?”
“응.”
하나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희은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나저나 너는 형제나 자매 없어?”
“응.”
유현의 물음에 희은이 고개를 끄덕인다.
“어릴 적부터 나는 혼자였어.”
“아.”
유현이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그렇구나.”
“왜 그런 표정을 지어?”
희은이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유현을 바라본다.
“그런 거 아무렇지도 않아. 이렇게 소중한 친구들이 생겼는데.”
“그래.”
서나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지 말고 우리 재미 있는 이야기 하자.”
“재미 있는 이야기?”
희은이 고개를 갸웃하며 서나를 바라보자 서나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재미 있는 이야기.”
“정말이야?”
“그렇다니까.”
하나가 울상을 지으며 말한다.
“푸하하.”
희은이 해맑은 미소를 짓는다.
“진짜로 키스 하려다가 앞니를 부딫혔다고.”
“그 날 얼마나 쪽팔렸는데.”
하나가 몸을 부르르 떤다.
“부럽다.”
“응?”
세 사람이 희은을 바라본다.
“뭐가 부러워.”
“남자 친구.”
“뭐가 걱정이야.”
세 사람이 희은의 얼굴을 바라본다.
“우리가 소개팅 해줄게.”
“소개팅?”
희은이 고개를 갸웃한다.
“응.”
“잘 놀다 갑니다,”
“다음에 또 오고.”
“네.”
서나가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다음에 뵈요.”
“안녕히 계세요.”
“그래.”
세 아이들이 모두 가고 여인이 미소를 짓는다.
“좋은 아이들이구나.”
“그렇지?”
“그래.”
여인도 저런 아이들이라면 가끔은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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