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재의 스물셋: 스물하나. 개념 있는 어른이 될 수 있기를
하나하나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서,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생각을 합니다.
더 좋은 어른, 더 훌륭한 그런 어른.
그런데 요즘 어른들 그런 사람 적지 않나요?
어른들은 아주 사소한 곳에서도 달라야 하죠.
그런데 요즘 어른들을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나이가 많은 것을 마치 벼슬인 것처럼.
그렇게 다른 이들을 몰아세우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는 집에 오기 위해서는 지하철 역에서 버스를 한 번 더 타야 하는데 제가 타는 곳은 종점입니다. 그런데 유난히 나이가 많으신 분들의 새치기가 심하더라고요. 누군가는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별 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되게 쪼잔 하게 행동을 한다고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생각을 하기에 그런 행동이 옳지 않은 행동이라고 생각을 하기에 굉장히 분노합니다. 다른 이들은 줄을 설 줄을 몰라서 줄을 서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다들 조금이라도 새치기를 하면 더 편하게 탈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압니다. 하지만 그게 예의가 아니기에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 거죠.
최근 서울시에서 무료로 진행이 되었던 싸이 공연에서도 마찬가지의 일들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일찍부터 자리를 잡은 사람 앞에 몇몇 어른들이 나타나고 그대로 공연을 즐긴 거죠. 이것이 무료 공연이었기에 다행이지, 만일 아니었더라면 정말로 무슨 일이라도 벌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분들은 누군가가 그 자리에 있기 위해서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는 사실을 정말 모르셨던 걸까요? 아니면 그저 나이가 많은 사람은 이렇게 행동을 해도 되는 거라고. 그렇게 생각을 했기에 무조건 밀어붙였던 것일까요? 어느 쪽이건 문제가 있지만 후자의 경우가 훨씬 더 큰 문제일 겁니다.
어른들은 참 이상한 것이 전혀 양보를 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착하게 해야 한다고 인자하게 미소를 짓던 할머니들도 밖에 나가면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마녀처럼 변합니다. 그 분들의 고집과 무례한 행동을 보다 보면 어른이 된다는 것 자체에 공포를 느끼게 됩니다. 나도 설마 어른이 되면 저들처럼 저렇게 함부로 행동을 하게 되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들면서 조금 더 행동을 다잡게 됩니다. 그리고 내가 행동을 하는 것이 저보다 어린 친구들에게 또 어떠한 책으로 보이지 않을까. 그것을 다시 한 번 생각을 하면서 가능하면 그들이 나를 꼰대처럼 보지 않기를 바라며 행동하죠.
저 같은 경우에는 유치원생인 친구들에게도 원래 아는 사이가 아니라면 당연히 존댓말을 씁니다. 아쿠아리움이라거나 어딘가에 가면 우연히 아이들과 말을 섞는 경우가 생기곤 하는데 그때도 당연히 존댓말을 쓰죠. 이건 제가 어릴 적부터 꾸준히 생각을 했던 거고 그래서 행동에 옮긴 것이기도 합니다. 길거리에서 어른들이라는 사람들이 길을 물으면서 너무나도 아무렇지도 않게 반말을 하고 그러는 것을 보면서 되게 불편했거든요. 아니 자기들이 도대체 나를 언제 봤다고 반말을 하는 거지? 이런 생각이 정말 입밖으로 바로 튀어나오려고 하는데 이걸 누르느라 나름 고생을 하기도 합니다.
나이가 어리다고 상대방에게 함부로 행동을 하는 어른들을 보게 되면 도대체 어디가 문제가 있기에 저렇게까지 말씀을 하시는 건가 생각이 되기도 합니다. 그들만 옳은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공포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자신들이 옳고 그들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이 하는 말은 세상 물정 하나도 모르는 꼬맹이가 하는 헛소리로 지정을 해버리고 마니까요. 너무 아픈 이야기가 아닌가요? 도대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는 건지. 그러면서 그들도 스스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알 게 분명해서 더 화납니다.
최근 들어서 그 어느 때보다 세대 간의 갈등이 심한데 이건 흔히 이야기를 하는 요즘 젊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성장을 해서만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정말로 존중을 할 수 있는 어른의 수가 이전보다 줄었다는 거죠. 굉장히 슬픈 일입니다. 예전에는 정말로 존경을 하고 싶은 어른들이 있었을 테니까요. 그런데 요즘에는 학생들이 보기에도 한심한 어른들의 수도 너무나도 많습니다. 똑같은 이야기도 곡해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야기를 하고.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식의 이야기를 너무나도 많이 하니까요. 물론 정치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은 흐르고 결국 세대는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제발 제 또래가 기성 세대가 된다면 그리고 더 나이가 많아서 누군가에게 모범을 보여주어야 하는 세대가 된다면 더 이상 징징거리지 않기를. 어른답기를. 바라봅니다. 모르겠습니다. 역시나 저도 누군가가 보기에는 어른다운 어른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여전히 고집을 많이 부릴뿐더러 어린 아이처럼 행동을 하는 순간도 있습니다. 다만 저는 늘 노력을 하고 또 노력을 하려고 합니다. 늙은이들은 어떻게 할 수가 없어. 이런 말을 듣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사실 내가 살아온 지난날의 세월에도 너무나도 미안한 일이 아닌가요?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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