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3n살의 시선

[스물여섯 살] 삼성과 백혈병, 그리고 사과

권정선재 2014. 5. 14. 13:34

[스물여섯 살] 삼성과 백혈병, 그리고 사과

 

오늘 드디어 삼성전자에서 삼성전자 백혈병 관련 사과와 그에 대한 보상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그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서 여러 이야기를 하면서 하루라도 빠르게 보상을 하기 바란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았던 그들의 입에서 이러한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 이상 그들이 가장 큰 회사의 입장이라는 것을 무시하지 않고, 자신의 식구라고 생각을 하게 했던 사람들을 보듬으려고 하는 모습이라도 보인다는 거죠.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정도로만 간다면 그다지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실 그 동안 삼성이 반도체 산업재해 피해자들에 대해서 외면하는 모습은 참 기이할 정도였습니다. 약품을 다루는 것은 다들 알고 있는 것이고, 제대로 사과를 하고 배상만 하면 사람들은 삼성을 외면하지 않고 응원할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는 삼성을 사랑하고 삼성이 대한민국 기업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요. 비록 아픈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서글픈 일이겠지만 이런 회사가 그래도 마지막까지 자신의 울타리 안에 있던 사람들을 버리지 않는구나.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말을 하는 그들이 정말로 그 말을 지키는 구나.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외국에 나가서 삼성 제품을 보면 괜히 뿌듯하고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이 기업의 뒷 모습을 알기에 불편하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이고,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을 해야 하는 기업이 맞기에 그렇죠. 이 기업이 우리에게 더 자랑스러운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잘못까지도 제대로 인정을 하는 기업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정도만 한다면 우리는 다시 자연스럽게 그들을 정말 존중하면서 그들의 물건을 사겠죠. 외국 공항에 붙어있는 삼성 광고를 보고도 다시 자랑스럽게 생각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삼성은 그럴 가치가 있는 회사이니 말이죠.

 

그리고 이것을 시작으로 다른 기업들의 문제들도 다 해결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한 번에 모든 것이 다 바뀌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지만 가장 큰 기업에서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모습을 보인다면 다른 기업들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서는 것이 마냥 어렵기만 한 일이 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들 노력만 한다면 바꿀 수 있는 무언가가 될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우리가 이러한 것에 대해서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상황이 아닌, 이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고 공론화를 할 수 있는 그런 시간. 이 모든 것들이 이뤄저야 더 좋은 대한민국이 될 겁니다.

 

우리는 더 많은 달러를 벌면. 국민 소득이 늘면 부자가 된다고 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이제 더 이상 소득에만 집착하면 안 되겠죠? 우리들이 버는 돈은 점점 더 늘어나는데 팍팍한 이유는 이 돈이 가지고 있는 가치가 이전하고 다르기에 그럴 겁니다. 그리고 더 나은 삶을 위해서는 우리가 버는 돈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우리의 삶을 위해서 어떻게 활용을 할 수 있는 지를 파악해야 할 겁니다. 이제 삼성이 먼저 이렇게 나서니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이야기를 해야 할 겁니다. 소득을 나누고. 삼성과 같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말하고 말이죠.

 

이건희 명예회장의 사고 소식에도 인터넷에서 그저 동정만의 반응이 없었던 것은 그들이 취했던 태도 때문이었을 겁니다. 이건희가 쓰러지는 것은 그렇게 대단한 일인 것처럼 이야기를 하면서 스무 살 남짓의 아이들이 백혈병 등으로 죽어가는 것은 무시한다. 목숨에 경중이 있느냐? 그러한 것이었는데 일단 오늘 삼성 전자의 발표로 인해서 더 이상 이러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이건희 회장에 대해서 모두 다 일어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겠죠. 적어도 그가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은 분명하니 말입니다. 그리고 아직은 젊은 나이죠.

 

이제 산업재해 판정에 대해서 국가 소송에도 참여하지 않는다고 하니 이제 정말 국가의 선택만 남았습니다. 이 나라가 정의롭다고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이제 국가의 제대로 된 판단이 필요할 텐데 과연 국가가 이를 산업재해로 인정을 해줄지. 아니면 다시 한 번 사람들을 놀라게 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국가가 조금이라도 법이 있다면 이번 삼성 반도체 관련 사건들에 대해서 모두 옳은 판단을 내릴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이 결과는 지쳐가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위로도 할 수 있고요. 다들 돈을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인정받기를 바랄 ᄄᆞ름입니다.

 

너무 늦은 것은 없다는 이것. 삼성에서 보여줄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 이상 삼성카드를 쓰는 것이 괜히 마음에 꺼리지 않기를. 굳이 삼성 갤럭시는 외면하지 않기를. 삼성 화재 보험을 해지하지 않기를. 에버랜드에서 신나게 놀면서 불편하지 않기를. 물론 아직 삼성이 가야 할 길은 많습니다. 에버랜드 사육사 사망 문제도 있고, 용산 관련 문제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1등 기업에서 이 모든 것들을 현명하게 해결을 해줄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외국에서 갤럭시를 쓰는 사람이 있으면 모두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는 그런 기업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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