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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간신, 기대하지 않았는데.

권정선재 2015. 5. 16. 23:54

[맛있는 영화] 간신, 기대하지 않았는데.

 

[간신] 시사회에 다녀와서 쓰는 리뷰입니다.

 

Good 사극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Bad 자극적인 성행위만 기대한 사람

평점 - ★★★★ (8)

 

간만에 롯데가 괜찮은 영화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영화가 바로 [간신]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사실 그 동안 롯데는 다소 아쉬운 영화를 만들었었는데요. ‘주지훈이 출연했던 [나는 왕이로소이다] 역시 당시 이병헌이 출연했던 [광해]와 비교되며 혹평을 받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간신]은 확실히 다릅니다. 간만에 롯데가 칼을 갈았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렬한 느낌인데요. 특히나 임지연김강우그리고 주진우의 연기의 부딪침이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최근 개봉했던 사극 영화들이 너무 많은 것을 표현하려고 하다가 무너지는 것과 다르게 [간신]은 최대한 연산군이라는 인물과 그의 주위에 있는 두 간신 중 아들 주지훈이 맡은 배역에 힘을 주면서 극에 몰입하게 만듭니다. 물론 약간 흔들리는 구석도 있고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올해 상반기 개봉한 영화 중에서 나름 의미를 가진 영화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특히나 단지 여성들을 성적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가하고 불쾌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확실히 감독의 영향력이 영화에서는 큰 모양입니다. [간신]의 경우 수많은 여성의 노출이 있고, 성행위의 직접적인 묘사도 있지만 단순히 야하기만 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습니다.

    


간신 (2015)

The Treacherous 
7.3
감독
민규동
출연
주지훈, 김강우, 천호진, 임지연, 이유영
정보
시대극, 드라마 | 한국 | 131 분 | 2015-05-21
글쓴이 평점  


다른 사극과 다르게 여성을 중심에 두려고 노력을 했다는 점 역시 [간신]에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사실 사극이라는 장르 자체가 남성을 위한 장르입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 같은 경우에서도 여성은 그저 소품으로 활용이 되고, [나는 왕이로소이다][황산벌] 여타 사극 중 여성이 전면에 나서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간신]은 다릅니다. 여성을 적극적으로 앞으로 내세우면서 그녀들의 이야기를 해냅니다. [궁녀]처럼 왕권과 살짝 거리가 있는 쪽이 아닌 왕의 곁에서 실세가 되고자 하는 여인들의 이야기라는 점부터가 [간신]을 강렬하게 느끼게 만드는 부분인데요. 기본적으로 인물의 수를 줄였다는 것이 여성들에게 조금 더 집중하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사극이라는 것의 특성상 주지훈을 통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주지훈이 맡은 임숭재임지연이 맡은 단희의 로맨스가 살짝 등장하면서 비극을 강조하려고 하는데 조금은 뻔한 부분이고, 로맨스 자체도 그리 강하게 등장하지 않아서 다소 아쉽습니다. 그 동안 롯데에서 나왔던 그 어떤 영화보다도 완성도가 높고 매력적인 영화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고, 의미가 있는 영화도 사실입니다. 사극 장르를 좋아하신다면 나름 재밌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임지연단희라는 연산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궐에 들어가야만 하는 가련한 여인 역을 맡았습니다. [인간중독]에서부터 연기를 참 잘 하는 배우라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이번에도 그런 분위기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자신의 매력을 어필합니다. 배우가 단순히 연기를 잘 하는 배우가 있고, 자신의 분위기가 있어서 그를 통해서 관객에게 호기심을 유발하는 배우가 있는데 임지연같은 경우는 후자에 더욱 가깝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비슷한 이미지였던 여배우인 김고은의 경우 조금 더 강렬하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드러낼 수 있는 곳으로 승부수를 띄운다면, ‘임지연은 자신의 독특한 분위기를 앞세워서 섹슈얼하면서도 중성적인 매력을 돋보이게 만듭니다. 특히나 이번 영화를 위해서 그녀가 꽤나 노력을 했다는 것이 보이는데요. 검무를 추는 장면 등은 정말 많은 노력을 했겠구나.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주지훈은 간신 임숭재역을 맡았는데 그가 선한 역을 맡았다는 것 자체가 꽤나 쇼킹했습니다. 사실 주지훈이라는 배우는 어딘지 모르게 어두운 느낌이 듭니다. ‘민규동감독과 함께 했었던 영화 [서양 골동 양과자점 엔티크]에서도 비밀이 있는 존재였는데요. [간신]에서는 간신이기는 하지만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꿀 수도 있는 그런 순애보가 가득한 남자 역을 맡았습니다. 간신이 되고자 꿈을 꾸지 않았건만 살기 위해서 간신이 된 그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서 변화하는 과정이 그려졌는데요. 생각보다 이런 역할이 잘 어울립니다. 사실 서브라는 생각을 하고 왜 그가 이런 역을 했을까? 라고 생각을 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그는 단지 서브에 머물지 않고 주연보다 더 압도적인 매력을 선보입니다.

    

연산군김강우가 맡았는데 개인적으로는 다소 아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주지훈임지연이 중심으로 드러나다 보니 그의 역할이 그리 돋보이지 않거든요. 하지만 그저 받쳐주는 역할처럼 등장하는 그의 역하은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강렬하게 관객을 사로잡습니다. ‘차지연의 품에서 어린 아이처럼 안겨서 그녀의 젖을 빨면서 위로를 받는 미친 왕의 역할을 너무나도 잘 소화하거든요. 특히나 광기에 어려 춘화를 그리는 모습 등은 그 동안 바른 이미지로만 나왔던 김강우에게서 조금은 악한 느낌을 뽑아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조금 더 미친 사람으로 보였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합니다. 기본적으로 김강우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에 연산군을 조금 착하게 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적으로 사극 영화가 가지고 있는 재미를 잃지 않은 괜찮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다만 그 수위가 다소 센 편이기에 불편하시다면 가지 않으시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특히나 연산이 춘화를 그리는 것을 즐기기에 그의 행위로 인해서 다소 수위가 높게 그려지거든요. 다만 생각보다 그것을 저질스럽고 야하게만 그리지는 않은 느낌입니다. 감독이 단순히 여자를 벗겨야지. 라는 생각으로 만들기 보다는 그녀들이 얼마나 살기 힘들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만들었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만일 여성을 단순히 성적으로 대했다면 남성과 여성의 성행위에 대해서 조금 더 많은 것을 그렸을 텐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 나름 괜찮았습니다. 물론 이런 수위에도 불편함을 느끼실 수 있는 분들이 있기에 그다지 사려 깊은 영화라고 생각을 안 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이 정도라도 충분히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만 후반부로 가면 다소 뻔한 것이 아닐까? 하는 결론으로 가는 것 같아서 그것 하나는 아쉬웠습니다. 조금 더 강하게 마지막까지 휘몰아치고 연산군과 숭재의 부딪침이 더 컸다면 좋았겠지만 영화는 그런 식으로 흘러가지 않고 조금은 큰 사건을 따라서 가는 모양새입니다. 사극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은 영화 [간신]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 [간신] 서포터즈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단희'의 검무

운평들의 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