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홋카이도 여행 수다
눈부시고 설레는 아름다운 홋카이도에 대한 이야기. 정말 눈 부시고 설레는 책입니다. 사실 삿포로를 다녀오기는 했지만 너무 어린 나이라서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배낭 여행 같은 것을 다녀본 시기도 아니었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요즘 들어서 저 혼자서 떠나는 여행이 깊어지는 상황이니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바로 삿포로였습니다. 일본에서도 가장 북쪽. 우리나라에서는 비슷한 분위기도 찾기 어려운 곳에서 느끼는 어떤 감성 같은 것이 있기 때문이죠. 홋카이도는 일본이면서도 일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아이누 족이 살던 그곳은 독립을 하지 못한 또 다른 나라이기 때문이죠. 삶의 방식도 다르고 살아가는 모습도 다른 그들은 참 특별합니다.
[홋카이도 여행 수다]는 그곳에서 오래 머문 사람의 시선으로만 쓸 수 있는 글이라 더욱 좋았습니다. 잠시 여행을 간 사람이라면 쉽게 알아차리지 못할 것들. 그곳에서 오랜 시간 머물고 살아가는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아주 세밀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잠시 떠나서 가는 홋카이도도 좋지만 그곳에서 머물면서 바라보는 홋카이도도 좋구나. 그곳의 사람들은 여행자들이 잠시 느끼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이 아름다운 여정에 대해서. 그곳에서 머무는 사람의 입으로 듣는 것은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특히나 우리가 놓칠 수 있는. 포착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는 더욱 좋습니다. 홋카이도라는 곳을 더욱 사랑할 수 있는 느낌이죠.
홋카이도를 잘 아는 누군가가 조곤조곤 이야기를 해주는 느낌이기에 더욱 편안한 책이었습니다. 에세이. 그냥 딱 그 정도. 물론 정보만을 원하는 사람이 읽으면 아쉬울 겁니다. 홋카이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곳의 모든 것들을 다 알려주는 정보서는 절대로 아니니 말이죠. 그곳에 대한 그저 따스한 시선. 그리고 우리가 그냥 알고 가면 좋을 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우리는 여행을 가면서 그곳의 사람들을 만나기를 원하지만 그것에 겁을 내곤 하잖아요. 우리와 다른 사람들일 거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 그저 함께 할 수 있는 누군가라는 것을 알면 또 다른 느낌이겠죠. 이 책은 홋카이도 사람들에게 예의를 갖춘 책이거든요.
조곤조곤 이야기를 해주는 타입의 책이기에 휴식을 원하시는 분들이 읽기에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홋카이도의 분위기가 느껴져서 시원하게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화려하게 그 정취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 데도 불구하고 그 정취가 너무나도 아름답고 시원하고 다가옵니다. 홋카이도의 독특한 분위기. 그곳을 사는 사람이 바라볼 수 있는 그 시선으로 느껴지는데 정말 따스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국적입니다. 수많은 여행기에서 느낄 수 없는 것들이죠.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홋카이도의 나쁜 점이 없다는 겁니다. 물론 그렇게 아름다운 지역에 지옥 같은 부분은 없겠지만 그래도 살면서 흠 같은 것은 있잖아요. 함께 여행을 가는 것 같은 책 [홋카이도 여행 수다]였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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