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엄마와 보내는 마지막 시간 14일
의존 치료를 포기한 엄마와 그를 둘러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읽는 내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사실 의존 치료라는 것은 정작 환자 보다는 그를 바라보는 가족을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치료라는 이름을 가지기는 하지만 이미 죽음을 돌리기에는 늦은 상태에서 그 치료는 환자를 더욱 괴롭게 할 뿐이니 말이죠. 엄마가 자신의 의존 치료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결심을 한 순간 가족들이 하는 것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을 오롯이 받아들이는 것이 전부이겠쬬. 물론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 자체가 너무나도 어렵지만 말이죠. 사람과 삶. 그리고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 무겁지 않게. 그리고 우리가 반드시 생각해야 하는 방향으로 생각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들이 오늘날에는 반드시 생각해야 할 문제를 다루고 있어서 더 의미를 가진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의학은 발달하지만 그런 식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더 이상 행복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은 많으니까요. 가족의 이름으로 그들이 그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곤 하니까 그들을 붙잡고 싶지만 과연 우리는 어떤 것을 해야 하는 걸까요? [엄마와 보내는 마지막 시간 14일]은 이 시간의 감정 변화에 대해서 섬세하게 다루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독자들에게도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당신이 이 글 속의 인물들이라면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고? 정말로 엄마가 원한다면 그녀가 세상을 떠날 수 있게 해주고 싶냐고. 엄마를 위해서 뭐든 하고 싶지만 그것만은 못 하겠다는 사람이 아마 다수일 겁니다.
글은 쉽게 쓰여 있습니다. 그렇게 빠르게 읽히고 그 무게가 고스란히 마음으로 다가옵니다. [미 비포 유]가 존엄사에 대해서 다루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결국 이쪽도 삶을 강제로 이어가게 하느냐, 아니면 그냥 여기에서 가장 사람답게 삶을 마무리를 할 권리를 주느냐의 싸움이기 때문이죠. 사람이 사람답게 살 때는 다른 이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당당하게 설 때일 겁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도 가족이 있다는 것은 힘이 되겠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그런 상황 자체를 견디기 어려운 사람들도 너무나도 많이 있을 테니까요. 행복하고 싶지만, 행복이라는 것은 어려운 사람들이 그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돈도 너무 많이 들고 거기에서 가족이 지쳐가는 것도 봐야 하니 말이죠.
그 삶에 대해서 고스란히 생각을 하면서 삶 이후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만큼 자기 전에 읽기 보다는 주말에 읽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생각에 잠기게 되거든요. 저 역시도 리뷰를 쓰면서 과연 내가 그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아무리 엄마가 원하는 것이라도 그것을 해줄 수 있을까? 이런 생각만이 듭니다. 엄마를 놓을 수 있겠지만, 반대로 그랬다가는 평생을 후회할 것 같고. 엄마가 평생 고통을 겪으며 그 치료 과정을 겪는 것을 본다면, 진작 엄마를 자유롭게 해드렸더라면 이런 고통을 느끼지 않으셔도 됐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 겁니다. 그 어디에도 쉽게 답을 찾을 수 없는 문제라 더 복잡하겠죠.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엄마와 함께 보내는 마지막 시간 14일]이었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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