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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나는 스물아홉 살 반

권정선재 2016. 5. 21. 15:55

[행복한 책방] 나는 스물아홉 살 반

 

서른을 앞둔 여자 후에 대한 이야기. 모든 것이 다 이뤄진 것 같지만 정작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한 미숙한 나이를 담았습니다. 사실 저는 아직 서른이 되지 않은 나이라, 그 나이가 갖고 있는 무게 같은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열아홉 살에서 스무 살이 되었던 것처럼, 스물아홉에서 서른이 되는 것 역시 별다른 다름 없이 그냥 자연스럽게 넘어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번에 확 어른이 될 거라는 생각을 버린지도 오래입니다. 이미 제가 어릴 적 생각을 했던 어른이란 존재가 가져야 하는 모습과 지금 저의 모습은 다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다름에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과연 내가 아직 마주하지 않은 시간은 어떤 의미일지 같은 것 말이죠.

   


 

 

  

  

 

[나는 스물아홉 살 반]은 그 서른을 앞둔 마음을 그리 무겁지만은 않게 잘 그려냈습니다. 사실 누구나 변화를 한다는 것에 대해서 걱정 같은 것을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누군가의 시간 안으로 들어간다는 것이고, 그 시간 안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어른의 사정이라는 거. 그런 것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그러나 지금 당장은 아무 것도 해결이 되지 않았다는 공포. 이 모든 것들을 무시하고 싶지만 완전히 무시하는 것도 그리 쉽지는 않을 겁니다. 결국 와야만 하는 시간이고, 어른이 되어야만 하는 순간이니까요. 그런데 이 어려움 같은 것을 사랑스럽게 표현했습니다. 너무나도 막연하기만 한 그 시간을 의 시선으로 사랑스럽게 그려냅니다.

 

너무나도 서툴기에 그리고 완성되어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모든 것이 망가지는 를 보면 두렵기도 하면서 공감이 가기도 합니다. 동거 중이 남자친구와의 관계도 흔들리고, 경력에 있어서도 여전히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들. 이건 비단 소설 속의 만 느끼는 공포 같은 것은 아닐 겁니다. 지금 전세계를 살아가는 모든 청년들이 비슷한 부분에서 공포를 느끼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 걸까? 이렇게 가다가 결국 모든 것을 다 놓치는 것이 아닐까? 같은 생각들을 말이죠. 그런 게 아니라고 이야기를 해주고 싶기는 하지만 누구 하나 확신을 가질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시간은 너무나도 어려운 시간일 겁니다. 언젠가 추억을 할 수 있는 그 시간은 진짜 어른이 되기까지의 과정이니 말이죠.

 

굉장히 쉽게 쓰인 글이기에 시간이 날 적에 가볍게 읽기에 좋은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기 전에 읽기에도 부담이 없고요. 서른을 앞 둔 여성들을 위한 소설이라고 했지만 남성들이 읽기에도 많은 공감을 할 수 있는 글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직 자신이 가지 않은 길에 대해서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아마 단 한 명도 없을 겁니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가는 길이 옳은 지에 대해서 망설이게 되고 주저하게 되겠죠. 그리고 그 길이 어떤 결과를 나을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를 겁니다. 그저 지금처럼 평범한. 그리고 나를 위한 길이 거기에 있을 거라고 믿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전부겠죠. 모든 서른을 앞둔 사람들에게 그들과 같은 고민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그 무게는 줄어들 테니까요. [나는 스물아홉살 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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