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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여름의 흐름

권정선재 2016. 5. 20. 23:50

[행복한 책방] 여름의 흐름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이야기들. 간수 이야기나 환자 이야기 등 약간 다른 세게 속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정말 읽기 어려운 소설이었습니다. 뭔가 몽환적이기도 하고 붕 떠있는 것 같기도 했는데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느낌이 드는 소설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들의 이야기가 모두 어떤 공허 같은 것을 담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삶의 그 어디에서도 쉽게 어울릴 수 없는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 제목은 어떤 감성을 담고 있는 소설처럼 보이지만 사실 소설은 전혀 그런 류의 소설이 아니었습니다. 그 안에 담겨 있는 이야기는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고, 도대체 이 책을 내가 왜 읽고 있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문장이 쉬이 나가지 않는. 뭔가 어딘지 걸려 있는 느낌을 주는 글들이었습니다.

   


 

 

  

 

사형에 대해서 전면으로 다루고 있는 이 소설은 그렇다고 해서 적극적인 질문을 던지지도 않습니다. 사실 그런 식으로 질문을 던지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을 겁니다.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면 살인자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느냐에 대해서 모두 비슷한 답을 내놓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이 거기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느냐고 더 깊은 질문을 던지면 모두 다른 대답을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런 상황 들이 고스란히 그려진 이야기이기에 소설은 더욱 불편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그리 편안한 서체로 풀어내지도 않습니다. 너무나도 무겁게. 그리고 불편하고 끈적이는 방식으로 풀어냅니다. 소설 전체에 어딘지 모르게 기분 나쁜 끈적거림. 그리고 죽음의 냄새 같은 것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나 간수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더욱 불편했습니다. 사실 우리는 사형을 집행하는 것까지는 생각하지만 그것을 누가 집행할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소재의 작품이 나온 적이 있는데 우리는 이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는 것. 그것이 아무리 정의의 이름으로 벌어진다고 하더라도 쉽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텐데 말이죠. 우리는 누군가가 이런 것들을 쉽게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잊고 있는 것들. 아니 우리가 거기에 없다고 믿는 것들. 그런 것들은 아예 없다고 부정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 그 생각들의 단락이 꽤나 무겁게 달라붙습니다. 소설을 읽고 거기에서 쉬이 벗어날 수 없게 붙들고 있죠.

굉장히 읽기 어려운 데다가 쉽게 넘어가지도 않으니 시간이 날 적에 읽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한 번은 생각을 해봐야 하는 것이기에 의미를 가진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삶의 무게. 그리고 거기에서 끈적거리는 어떤 감옥의 풍경 같은 것. 작가는 이 모든 것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냅니다. 그리고 그 안의 삶 등은 우리가 쉬이 생각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거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존재들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없다고 생각을 하는. 그 끈적거리는 풍경 같은 것들. 이 모든 것들은 너무나도 불편하기에 진짜 여름의 무더위. 그 숨이 막히는 모든 것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그런 기분이 드는 소설이었습니다. 사형. 그리고 범죄자. 온갖 것들에 대한 한 여름의 후덥지근함처럼 다가오는 소설 [여름의 흐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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