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천사입니다...만 [완]

[로맨스 소설] 천사입니다...만 [45장. 이웃집 남자들 2]

권정선재 2018. 4. 11. 12:58

45. 이웃집 남자들 2

왜 여기에 있는 거예요?”

?”

기연의 물음에 상유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무슨?”

무슨이라니요? 이제 자기 집이 생긴 거잖아요. 그러니까 각자 자신의 집에 있는 것이 당연한 거 아니에요?”

왜요?”

?”상유의 반문에 기연은 미간을 구겼다.

당연한 거 아니에요?”

당연이라뇨?”

상유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여전히 멍한 표정을 지은 채 고개를 갸웃했다. 기연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우리 사귀는 사이 아니에요?”

잠시만요.”

기연은 손을 들었다.

그건 아니죠.”

?”

상유의 눈이 커다래졌다.

당연히 사귀는 거 아니었어요?”

아니에요.”

기연은 검지를 좌우로 흔들었다.

박상유 씨 나에게 사귀자고 말을 한 적도 없잖아요. 그래놓고서 지금 사귀자고 말을 하는 거예요?”

아니.”

상유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우리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기다린 거잖아요.”

그건 다른 거죠.”

뭐가요?”

상유는 지금 이 상황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당연히 자신과 우리가 사귀는 사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게 아니라면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다시 인간 세상으로 올 이유는 없는 거였다.

사귀지 않는 사이면 왜?”

고백부터 하라고요.”

고백이요?”

상유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고 보니 인간들이 그런 귀찮은 것에 대해서 신경을 쓴다는 것을 들은 기억이 있었다. 지금 기연도 그 말도 안 되는 것에 대해서 집착을 하는 게 분명해 보였다.

그거 조금 이사해요.”

뭐가요?”

정기연 씨는 나를 안 좋아해요?”

좋아하죠.”

기연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이건 아니에요.”

뭐가 아닌 건데요?”

상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기연 씨가 먼저 고백을 하면 되는 거잖아요.”

?”

그랬다. 자신이 먼저 고백을 하면 되는 거였다. 좋아한다면 자신도 상유에게 고백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거였다.

좋아요.”

기연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니까.”

기연은 크게 심호흡을 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건지. 머리가 지끈거리고 금방이라도 토할 거 같았다.

그게.”

사귀는 사이가 맞다고 그냥 말을 할 걸. 괜히 아니라고 해서 귀찮은 일이 생긴 느낌이었다. 기연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어차피 하기로 한 거.

사귈래요?”

아니요.”

기연은 잠시 숨을 멈추고 눈을 떴다. 지금 자신이 들은 말이 제대로 들은 건가? 머리가 멍해졌다.

저기 아니라고.”

상유가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었다.

정말.”

기연이 상유를 밀치려는 순간 상유가 기연을 확 끌어안았다.

고마워요.”

뭐가요?”

고박을 해줘서.”

미워.”

밉기는요.”

상유는 씩 웃으면서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이런 걸 반드시 남자 쪽에서 해야 한다고 말을 하는 게 더 이상 한 거 아닌가? 내 생각에는 그런데.”

알았어요.”

기연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물끄러미 상유의 눈을 응시하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도 이건 아니라고요.”

뭐가요?”

그러니까.”

기연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런데 글은 안 써요?”

?”

요즘 확실히 안 써요.”

.”

기연은 상유를 밀어내고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어느 순간부터 꿈을 잃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네요.”

써요.”

그러려고요.”

기연이 자신을 응원하는 것처럼 받아들이자 상유는 알 수 없는 미안함이 들었다. 자기가 무슨 말인 건지. 자신을 위해서. 자신의 죄책감을 위해서 그런다는 거. 그걸 기연이 모르기를 바랄 따름이었다.

 

그래서 뭘 어떻게 할 거야?”

?”집에 돌아오기가 무섭게 존이 물어오자 상유는 인상을 구겼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그게 무슨 말이야?”

존은 씩 웃으면서 손가락을 튕겼다. 기연의 집이 보였다. 상유의 얼굴은 곧바로 하얗게 질렸다.

, 무슨 짓이야?”

나도 그쪽이 언제 돌아오는지는 알아야 할 거 아니야. 이쪽도 이쪽의 프라이버시라는 게 있는데 말이야.”

존의 말에 상유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하여간 상종도 하고 싶지 않은 존재랑 엮이는 건 이런 거였다.

헛소리 하지 마.”

아니.”

상유는 곧바로 손가락을 튕겼다. 존이 무서워하면서 피하려고 하는데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뭐지?”

.”

존의 얼굴이 굳었다.

젠장.”

아니.”

미치겠네.”

존은 눈을 감았다. 이마가 갈라지고 세 번재 눈이 드러났다. 그리고 곧 존은 눈을 감고 고개를 저었다.

미치겠군.”

, 무슨 일이지?”

네가 좋아하는 저 위.”

존은 위를 가리키고 한숨을 토해냈다. 상유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결국 저 위가 문제인 거였다.

이래도 되는 건가?”

그쪽 사정이지.”

존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복잡해지는 거네.”

뭐가?”

이제 내가 뭔가를 해야지.”

?”

존의 말에 상유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게 무슨?”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알아?”

?”

너희 둘.”

뭐라고?”

상유의 얼굴이 구겨졌다. 그러니까 지금 저 위에서 아름이 자신이게 한 이야기를 존이 다시 한 번 하는 거였다.

네가 여기에 있어서 지금 내가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는 거야?”

그럼.”

존의 의기양양한 표정에 상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악마에게 이런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게 무슨?”

너도 알고 있잖아.”

젠장.”

상유는 낮게 욕설을 내뱉었다.

잠시 여기를 지켜.”

?”

저 사람.”

존은 씩 웃었다.

내 도움을 바라는 거야?”

.”

상유는 깊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그런 말을 너무 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일단.”

오케이.”

존의 여유로운 표정에 상유는 더욱 머리가 지끈거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러게요.”

신부는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저어싿.

저도 움을 드리고 싶지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 아직 저로는 아무 것도 모르겠습니다.”

상유는 자시의 손을 만지작거리며 한숨을 토해냈다. 천사의 권능. 이게 더 이상 자신에게 느껴지지 않았다. 천사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그저 평범한 그런 존재가 되어가는 느낌이었다.

도대체 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으신 모양입니다.”

?”

상유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게 무슨?”

이미 아시는 거 아닙니까?”

이미 안다뇨?”

상유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신부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아무 것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뭘 아시는 겁니까?”

그러게요.”

상유는 눈을 가늘게 떴다.

당신 뭐야?”

사제입니다.”

신부는 자신의 옷을 가리키면서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사제가 그렇게 많은 것을 안다고?‘

당연하죠.”

신부는 눈썹을 올리면서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제 더 이상 제가 해드릴 조언은 없는 거 같습니다. 모든 건 다 직접 행하셔야 하는 일들일 겁니다.”

상유는 혀로 이를 훑었다.

내가 해야 하는 일.”

상유는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뭘까요?”

그리 어려우신가요?”

.”

상유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신부는 그런 상유를 물끄러미 응시하면서 엷은 미소를 지었다.

잘 하실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 모든 것들이 다 가능한. 그런 거. 그런 것을 믿고 있습니다.”

잘 한다.”

상유는 턱을 어루만졌다.

악마의 도움이라도 받아야 하는 정도로 말이죠.”

그렇죠.”

신부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셔야죠.”

상유는 한숨을 토해내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