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천사입니다...만 [완]

[로맨스 소설] 천사입니다...만 [46장. 이웃집 남자들 3]

권정선재 2018. 4. 13. 23:32

46. 이웃집 남자들 3

무슨 일이 잇는 거 아니에요?”

아닙니다.”

기연의 걱정스러운 물음에 상유는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저었다.

내가 미음이 안 가요?‘

그런 거 아니에요.“

상유는 멋쩍게 웃었다.

보면 나를 너무 못 믿는 거 같아.”

기연의 서운함이 섞인 말에 상유는 고개를 흔들었다. 기연에게 미안했지만 그게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런 거 아닙니다.”

그런데 왜 말을 안 해줘요?”

모르겠습니다.”

상유는 고개를 푹 숙였다.

미안합니다.”

아니요.”

기연은 정식의 눈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이건 상유가 자신에게 사과를 할 일은 아니었다.

미안해요. 내가 조금만 더 힘이 있는 존재였다면. 그렇다면 상유 씨는 나에게 모든 것을 다 말을 하겠죠.”

내가 천사가 아닌 게 나을 겁니다. 그렇다면 나도 정기연 씨에게 조금 더 기댈 수 있을 텐데 말이죠.”

무슨.”

기연은 입술을 쭉 내밀었다.

상유 씨가 천사가 아니었더라면 우리가 만날 일도 없었을 걸요?”

?”

상유가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나 꽤 눈이 높거든요.”

기연의 대답에 상유는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하다가 장난스럽게 웃었다.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나는 되게 특별한 사랑을 하고 싶거든요.”

상유는 멍하니 있다가 웃음을 터뜨리고 고개를 흔들었다. 기연은 혀를 내밀고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나도 연애나 해볼까?”

?”

갑작스러운 선재의 말에 기연은 고개를 갸웃했다. 선재는 턱을 어루만지면서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아니 정기연 씨를 보니까. 연애를 하고 나서 확실히 사람 표정이 밝아지는 거 그대로 보여서요.”

제가요?”

기연은 어색하게 웃었다.

그런가?”

애인이 되게 잘 해주는 모양이에요. 이렇게 기분 좋은 표정을 짓는 거 보니까. 오늘 손님들에게 더 친절하고.”

저는 늘 친절했거든요.”

그렇습니까?”

선재의 장난스러운 대답에 기연은 입을 내밀었다. 선재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나를 왜 여기에 데리고 온 거야?”

어차피 할 거 없잖아.”

아니.”

상유의 지적에 존은 미간을 모았다. 아무리 할 것이 없다고 해도 이곳에 자신을 데리고 오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이건 아니지.”

?”

?”

존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성당에 자신을 끌고 오는 거. 이건 분명히 천사의 갑질이었다.

이쪽에서 이걸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는 거야? 이곳에 오면 온 몸에 알러지가 생기는 기분이라고.”

타락했다며?”

아무리 그래도.”

존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래도 이건 아니지.”

뭐가 아니야?”

이건 좀.”

존은 가볍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성당을 보는 것만으로도 온 몸에 불쾌함이 전해졌다. 존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나는 돌아갈래.”

아니.”

상유가 존의 팔을 붙잡았다. 존은 엄청난 통증이 느껴질 줄 알고 눈을 질끈 감았지만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자 미간을 모았다. 상유는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뒤로 감추고 고개를 저었다.

내가 이 모양이네.”

젠장.”

존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냥 앞에 기다리고 있을게.”

.”

상유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불안하십니까?”

아니요.”

신부는 엷은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저었다.

그럴 게 있습니까?”

그렇습니까?”

상유는 멍하니 있다가 등을 기대고 앉았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냈다. 더 이상 이 공간이 편안하지 않았다.

이곳은 어렵습니다.”

어렵다고요?”

그래서 천사가 필요하죠.”

?”

존이 했던 말.

사제들이 아무리 노력해서 신의 빈자리를 채우려고 해도 그 빈자리를 제대로 채울 수 없는 게 사실이니까요.”

정말 사제가 맞습니까?”

상유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지금 그쪽은.”

맞습니다.”

이미 선재에게 한 번 당했던 터라서 믿음이 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신이 의심을 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게다가 자신이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상대를 확인할 방법도 없었다.

왜 신은 없을까요?”

없습니까?”

상유가 중얼거리듯 한 말에 신부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상유는 미소를 지으면서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이곳에요.”

대신 천사께서 이곳에 있지 않습니까?”

아니요.”

상유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자신은 더 이상 신을 대신해서 이곳에 있다고 말할 수 없는 존재였다.

이미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저에게 더 이상 천사의 권능이라는 게 남아있지 않다고 말이죠.”

그게 없다고 해서 천사가 아닌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더욱 많은 것을 행하실 수 있을 겁니다.”

?”

신부의 말에 상유는 미간을 모았다. 천사의 권능이 사라진 건데 다른 걸 더 할 수가 있다고?

그게 무슨 말이죠?”

이제 더 이상 모든 것을 권능으로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거. 그게 있을 때는 이곳의 문제가 보이시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게 달라진다면. 결국 천사님도 우리와 같은 그 짧은 순간에 배우시게 될 겁니다.”

스님이세요?”

뭐 같은 거죠.”

상유는 가볍게 몸을 떨었다. 그리고 깊은 한숨을 토해내고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신부는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얼른 돌아가세요.”

무슨 문제라도?”

저기.”

그때 상유는 고개를 돌렸다. 존이었다.

?”

저기. 내가 너랑 아는 사이라고 말 좀 해줄래?”

존의 뒤에 노 신부가 보였다. 상유는 한숨을 토해내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혀로 입술을 축였다.

 

나랑 아는 사이라고 하면 되는 거잖아.”

했어.”

존은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애초에 그런 곳에 나를 끌고 갔으면 이런 일이 있을 거라는 생각 정도는 미리 하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래도.”

상유는 가슴이 콱 막히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네가 정말로 그 사람을 지키는 거야?”

당연하지.”

존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상유의 눈을 보면서 엷은 미소를 지으며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사실.”

사실?”

상유의 얼굴이 구겨졌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위의 부탁이야.”

?”

위의 부탁이라고.”

존은 남은 아이스크림을 모두 먹고 막대기를 손가락으로 매만졌다. 그리고 손가락을 튕기자 거기에 불이 붙었다.

물론 그쪽이 신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 뭔가 이상한 존재인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서 미리 말은 하지 않았어.”네가 얻는 건?”

이곳.”

존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인간 세계에 머물 권리.”

뭐라고?”

상유는 인상을 구겼다. 도대체 존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상유는 고개를 저었다.

이곳에 왜 있으려고 하는 거야?”

동경했어.”

동경?”

인간을 사랑한 악마. 그거 거짓말이 아니야.”

존의 말에 상유는 미간을 찌푸렸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그런 악마가 정말로 있었다고? 자신은 전혀 모르는 거였다. 그런 일이 있다면 당연히 천사들에게 알려졌을 텐데 몰랐던 일이었다.

거짓말이 아니라니.”

상유는 심장이 미친 듯 뛰기 시작했다.

잠깐.”

상유의 눈이 커다래졌다.

그 말은.”

그쪽 아니야.”

존은 코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저었다. 상유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이미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아니. 그건.”

상유는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자신의 근원이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이런 생각은 아니었다.

그래서 돕는 거라.”

. 그리고 즐기는 중이야.”

상유는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이곳이 재미있는 곳이라는 존의 말에 어딘지 모르게 위화감이 느껴졌다.

아무튼 네가 있으면 그 사람을 지킬 수 있다는 거지?”

이미 너도 알고 있잖아.”

그렇지.”

상유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알고 있지.”

당연히 알고 있는 거였다. 그런데 스트레스였다. 악마에게 이런 도움을 받는 거. 더 이상 악마의 도움을 받고 싶지 않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뭐라도 더 알아내야 하는 거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도움을 받아야 했다.

그 사람 가게에 가줘.”

?”

나는 갈 곳이 있어.”

또 어디?”

존의 물음을 뒤로 하고 상유는 멀어졌다. 존은 입술을 쭉 내밀고 혀를 끌끌 차더니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