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권순재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설레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그이의 목소리만 보아도 그이의 얼굴만 들어도 설레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남들과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이름 석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타인과 다를 것 없는 눈 두 개, 코 하나..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7.01
꿈 7 꿈 7 권순재 꿈이다. 이건 꿈이다. 지금 이건 꿈이다. 내가 지금 꾸는 이건 꿈이다. 내가 지금 꾸는 이건 현실이 아닌 꿈이다. 내가 지금 꾸는 이건 현실이 아닌 잔인한 꿈이다. 내가 지금 꾸는 이건 진짜 현실이 아닌 잔인한 꿈이다. 내가 지금 꾸는 이건 네가 나오는 진짜 현실이 아닌 잔인한 꿈이다. 내..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6.30
60번째 페이지 60번째 페이지 권순재 인생은 60부터 60번째 페이지도 같을까? 다시 처음부터 가능할까? 그리고 드디어 아무 의미 없는 60장의 종이를 만들어 냈다. 숨을 쉬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고 숨을 뱉는 것처럼 이야기를 썼다. 그것들이 모이고 모여서 무언가를 다시 시작한다는 60을 이루었다. 다시 시작 처음부터..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6.29
미네르바의 올빼미 미네르바의 올빼미 권순재 지식을 전달한다는 미네르바의 올빼미 금빛으로 반짝거리는 미네르바의 올빼미 누군가에게 미래를 예언하며 제 자신은 그 굴레서 못 벗어나는 벗어나지도 못 하는 가녀린 나래로 하늘을 나르는 황금빛 미네르바의 가녀린 올빼미 갈퀴가 강헤게 살찐 양을 꽈-아ㄱ 움켜쥐는..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6.28
외할머니 2 외할머니 2 권순재 아이고, 니는 물을 돈 주고 사묵나? 외할머니를 모시고 나들이를 갔는데 할머니가 외 할머니가 슈퍼서 물을 사는 것을 보고 기함을 하셨습니다. 아이고, 야야 와 그런 걸 사묵노? 생수를 돈 주고 사먹는 것이 내키시지 않는 듯 외할머니는 타박을 합니다. 외할머니는 구박을 합니다. ..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6.27
외할머니 외할머니 권순재 외할머니께 전화기가 생겼다. 휴대전화가 생겼다. 작은 통신기가 생겼다. 나이든 노파라, 그런 것 못하시리 그리 생각을 했는데 정말로 못 하신다. 전화벨이 울리면 허둥지둥 전화가 끊길까 허둥지둥 그런 할머니의 모습에 외할머니의 모습에 미소가 지어진다.. 미소만 지어진다. 모..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6.26
약 약 권순재 속이 안 좋아, 위장약을 먹는다. 소화가 되기 전 윗배의 꾸르륵하는 느낌이 한결 나아져, 너무 편안했다. 그런데 이제 약을 먹지 않으면 속이 더 아리고 더 더부룩하고 더 불편하다. 약을 먹기 전에는 그냥 참으면 되었는데 약을 먹은 후에는 참아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안 되는 걸 알면서 속..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6.25
55 55 권순재 55이 되면 무언가 눈에 뜰 것만 같다. 세상이 보이고, 삶이 보이며, 공평할 것 같다. 그렇게 믿는데, 꼭 그렇진 않은 모양이다. 오늘 길거리에 보인 그 아저씨는 그 아저씨의 그 고집은 정말로 참담했다. 누가봐도 그 치가 잘못을 한 것이었는데, 목소리를 높이고 언성을 높였다. 꼭 목소리가 크..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6.24
졸리다 졸리다 권순재 6얼에 접어드니 졸리다. 나른하니 졸립다. 세상도 지겹고 나도 지겹고 너도 지겹다. 그냥 다 졸리웁다. 세상서 피하고만 싶다. 생각도 하고 싶지 않고, 한숨 자고 싶다. 그러나 나는 마냥 잠만 잘 수도 없다. 너도 아니고, 그도 아니고, 그녀도 아니고, 누구도 아닌, 바로 나이기에, 그래서 ..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6.23
살인 살인 권순재 칼을 손에 쥐었다. 날카로운 칼을 손에 쥐었다. 착한 너를 찌르기 위해서, 너의 목을 자르기 위해서, 날카로운 칼을 손에 쥐었다. 살고 싶어 퍼득이는 너의 목에 칼을 대니, 희번떡 빛이 나는 네 눈이 들어온다. 나는 씩 미소를 지으며, 손에 힘을 주었다. 버둥버둥 피가 솟구치고, 너는 괴로..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