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수업 권순재 수업이 시작한지 1분이 지났다. 수업이 시작한지 2분이 지났다. 수업이 시작한지 3분이 지났다. 수업이 시작한지 4분이 지났다. 수업이 시작한지 5분이 지났다. 수업이 시작한지 6분이 지났다. 수업이 시작한지 7분이 지났다. 수업이 시작한지 8분이 지났다. 수업이 시작한지 9분이 지났다. ..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6.11
반지 반지 권순재 반지를 낀다. 20년 처음 반지를 낀다. 그냥 싸구려 반지인데 편하다. 무언가 나를 묶는 것이 그게 편하다. 손이 갑갑한데 마음은 편하다. 뭐가 나를 꽈-아ㄱ 잡고 있어 그러하다. 마음이 마음이 편하다. 마음이 편하다. 누가 나를 속박해서 마음이 편하다. 그 속박에 마음이 편하다. 그 속박..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6.10
40번째 페이지 40번째 페이지 권순재 아무런 의미 없는 글자들의 나열이, 40쪽에 걸쳐졌다. 아무런 생각 없는 글자들의 나열이, 40쪽에 걸쳐졌다. 허무하고 허무해. 아무 것도 모르고 그냥 두드렸는데, 그러한 글자들이, 어느새 열을 이뤄 40장을 꽉 담았다 40장을 꽉 채웠다 누군가에 의미를, 누군가에 의미를, 감히 던..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6.09
호녀 호녀 권순재 한 동굴에서 자랐으며, 한 동굴에서 여인이 되었으며, 같은 생각들을 하고 있으면서, 어쩌면 저리도, 어쩌면 저리도 다를까? 웅녀와 범녀를 보면, 호녀의 마음은 자꾸만 턱턱 막혔다. 같은 동물에서 인간이 되었으면서, 서로를 어찌 저리 무시 하는가? 그렇기에 동물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닌..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6.08
웅녀 2 웅녀 2 권순재 범녀가 그리 말을 했다고? 웃기지도 않구나. 내 형님 대접을 하였는데, 어찌 어찌 그러신단 말이야. 내 약을 구하러 가신 건 감사하다. 늘 그리 생각을 해. 그렇지만 그렇다고 내가 유혹을 굳이 거절할 필요도 없잖아. 내가 좋다는데, 형님이 아니라 내가 좋다는데, 안다. 하늘 사람이라, ..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6.07
범녀 2 범녀 2 권순재 고 계집이 얼마나 젠 체를 하던지, 너도 알잖니? 내가 제 아파서 약을 구하러 나간 것을, 그런데 고새 사내를 꼬여내다니, 누가 곰보고 미련하다고 했니? 알고 있어. 그런 걸 따지지 않은 내가 미련하다, 그런데 뭐가 달라지니? 사내와 여인이 통정을 하였는데 내가 어찌 할 수도 없고 내가..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6.06
처녀 처녀 권순재 소녀는 자라서 처녀가 되었다. 더 이상 어린 아이가 아닌 처녀가 되었다. 처녀의 마음은 설레며 얼굴은 붉어진다. 소년을 보며, 떨리던 그 마음은, 청년을 보며, 더더욱 설렌다. 처녀는 청년을 바라본다. 무작정 바라본다. 자신을 바라봐달라 소리도 내지 않고 그냥 바라만 본다. 처녀는 기..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6.05
청년 청년 권순재 소년은 자랐다. 청년으로 자랐다. 이제 이제 사랑을 알 나이가 되었다. 그러나 청년은 새로운 사랑을 찾지 않는다. 청년이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람은 청년의 소년 시절 빛이 나던 소녀이니까 더 이상 소녀는 업삳. 청년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믿지는 않는다. 언젠가, 언젠간 반드..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6.04
공허 공허 권순재 공허하다. 너무나도 공허하다. 네가 없어서 공허하다. 너는 누구인가? 어느 순간 나의 마음에 들어와 이리도 나를 잡아먹는가? 이리도 나를 삼키는가? 네가 아니면 안 된다고, 네가 아니면 안 된다고, 그리도 말을 했는데, 그리도 이야기를 했는데, 천천히 하루하루 살다보니 네가 없어도 ..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6.03
33 33 권순재 내가 33살이 된다면 나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결혼은 했을까? 아이는 있을까? 행복할까? 하고픈 일을 하고 있을까? 수많은 고민이 있지만 수많은 생각이 있지만 나는 그 무엇도 그 어느 것도 정답이 아니란 것을 안다. 오늘의 내가 어제 내가 생각한 내가 아닌 것처럼, 오늘 내가 믿고 있는 나.. ★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2010.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