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 [서른여섯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5. 21. 22:00

 

 

 

 우리, 사랑해!

 

 

 서른여섯 번째 이야기

 

 여자는 왜? 2

 

 

 

 . 정말 전화 안 하는 거야?

 

 주연이 볼을 부풀린다.

 

 무슨 남자가 속까지 좁냐?

 

 주연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정말 실망이야.

 

 

 

 후우.

 

 선재가 오라떼 한 캔 을 단숨에 들이킨다.

 

 간단하잖아. 사과하면 될 거 가지고. 왜 그러는 건지.

 

 선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무슨 여자가 그렇게 고집이 세?

 그리고 약속을 어겼으면 당연히 사과를 해야지. 선재는 볼을 부풀린다.

 

 어머 Son. 왜 그러고 있는 거야?

 

 , 엄마.

 

 선재가 뾰루퉁한 표정을 짓는다.

 

 ? Girl friend랑 사이가 안 좋아지기라도 한 거야?

 

 .

 Why?

 가인의 눈이 동그래진다.

 

 약속을 안 지켜요.

 

 ?

 

 약속 시간을 1시간이나 늦었다고요. 정말 이해할 수가 없어요. 그래놓고 사과도 안 해요. 여자가 그럴 수도 있다네요.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 있는 거죠? 정말 이해가 안 되요.

 

  Son.

 

 가인이 재밌다는 표정을 짓는다.

 

 Lady Late하는 것은 당연한 거야.

 What?

 선재가 이마를 짚는다.

 

 엄마도 똑같아요.

 

 하지만 Son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꾸미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고. 그 정도도 못 기다려주고서는 남자친구라고 할 수 있는 거야?

 

 그래도 이건 경우가 아니잖아요.

 

 어째서 경우가 아닌 건데?

 

 엄마.

 

 Son.

 

 가인이 미소를 짓는다.

 

 설사 그녀가 잘못을 했다고 하더라도, Son이 먼저 전화를 걸어서 푸는 게 어떨까? 그게 더 남자다울 거 같은데 말이야.

 

 엄마.

 

 Son.

 

 가인이 선재의 손을 잡는다.

 

 Son은 마음이 넓으니까. Mother의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을 거야? 분명 이해하고 있는 거지?

 

 알았어요.

 

 선재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런데 엄마.

 

 ?

 그러는 엄마는 Dr. Jason이랑 화해했어요?

 , 무슨?

 가인이 당황하며 허둥댄다.

 

 엄마도 화해하실 거죠?

 선재가 고개를 흔들며 방으로 들어간다.

 

 

 

 후우.

 

 선재가 심호흡을 한다.

 

 도대체 내가 왜 먼저 전화해야 하는 거야?

 선재는 도무지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엄마의 말대로 여자들이 심리가 그렇다면 선재가 100번이라도 물러나서 주연을 먼저 이해해야 하는 걸? 그게 남자이니까.

 

 휴우.

 

 선재가 애써 마음을 다잡아서 주연의 번호를 누른다.

 

 

 

 ?

 주연이 전화기의 액정에 뜬 번호를 보고 미소를 짓는다.

 

 그럼 그렇지.

 주연이 목을 가다듬고 전화를 받는다.

 

 선재 씨.

 주연 씨.

 

잠시 선재가 말이 없다.

 

 무슨 일이에요?

 

 주연이 조심스럽게 묻는다.

 

 주연 씨 전화가 없어서요.

 

 하지만.

 알아요.

 

 선재가 미소를 짓는게 느껴지는 주연이다.

 

 그런데 말이죠. 주연 씨.

 

 .

 

 주연 씨가 거기서 미안하다고 진심으로만 말했다면 나도 그렇게 화가 나지는 않았을 거예요. 알고 있죠?

 

 그 점은 미안해요.

 

 주연이 침대에 앉는다.

 

 분명히 늦은 건 나인데 말이죠. 정말로 미안해요. 나는 다만 선재 씨에게 미안해서, 너무 미안해서 그런 거예요. 그러니까 나보다 더 어른스러운 선재 씨가 바보 같은 나를 좀 이해해줘요.

 

 주연 씨가 왜 바보에요?

 

 약속이나 늦기나 하니까요.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 저도 바보에요.

 

 ?

 

 선재의 말에 주연이 고개를 갸웃한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주연 씨 마음 하나 헤아리고, 안아주지 못했으니까요.

 

 , 선재 씨.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다시는 말이죠. 늦지 않을게요.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정말이에요?

 

 물론이죠.

 그럼 주연 씨 시간이 많이 늦었어요.

 

 .

 잘 자요. 사랑하는 주연 씨.

 , 선재 씨도요.

 전화 끊어요.

 

.

 

 전화가 끊기고 선재는 한숨을 쉰다.

 

 이제 된 건가?

 

 

 

 하아.

 

 주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많이 화가 난 줄 알았는데 아닌가보네?

 주연은 편안하게 침대에 누웠다.

 

 정말 다음부터는 안 늦어야지.

 부질 없는 다짐을 하는 주연이다.

 

 

 

 여자는 왜?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면 남자의 화가 다 풀릴 텐데, 그렇게 변명을 늘어놓고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많이 꾸미지 않고 나와도 남자들은 좋아할 텐데, 꼭 꾸미고 오느라 늦는 여자들이 왜 있는 것일까? 도대체 여자는 왜? 그러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