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 [서른일곱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5. 26. 17:04

 

 

 

 우리, 사랑해!

 

 

 서른일곱 번째 이야기

 

 여자는 왜? 3

 

 

 

 휴우.

 

 승연이 멍하니 바닐라 라떼를 들고 앉아 있다.

 

 내가 강지원이였으면, 그 머리띠 그 자리에서 그냥 사줬다. 승연아, 너 그거 마음에 드니? 하고 말이야. 그런데 사줄까? 사줄까? 묻기나 하고. 사람 민망하게 시리. 휴우. 도대체 강지원.

 

 승연이 울상을 짓는다.

 

 그나저나 삐쳤나? 왜 연락이 없어?

 

 

 

 .

 

 , 어서오세요.

 

 직원이 미소를 지으며, 지원을 맞는다.

 

 어떤 물건을 찾으세요?

 

 아까 왔던 사람인데요.

 

 , 머리띠.

 

 직원이 싱긋 웃는다.

 

 여자 친구분은?

 먼저 갔어요.

 

 지원이 어색하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인다.

 

 그래서 선물하려고 오셨구나?

 

 .

 

 아까 이 제품이었죠?

 

 .

 

 직원이 머리띠를 꺼낸다.

 

 원래는 12000원인데, .

 

 직원이 인상을 쓴다.

 

 좋아요. 10000원에 포장까지 해서 드릴게요.

 

 정말 그랄 수 있습니까?

 

 그럼요.

 

 직원이 미소를 짓는다.

 

 남자 친구 분이 참 좋으세요.

 

 아입니더.

 

 아니긴요.

 

 직원이 열심히 포장을 한다.

 

 제 남편도 경상도 사람이에요.

 

 아 그랐십니꺼?

 

 그런데 이 남자가 얼마나 무뚝뚝한 지, 정말 말도 못한다니까요. . 그런데 손님께서는 직접 선물도 사러 오시고 정말 멋지시네요.

 

 아이라니까요.

 

 지원의 얼굴이 붉어진다.

 

 여기요.

 

 , 여기 10000원이요.

 

 고맙습니다. 다음에 또 들러주세요. 다음 번에는 꼭 여자 친구 분하고 함께 들러주세요!

 

 .

 지원이 미소를 지으며 가게를 나선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

 승연이 볼을 부풀린다. 지원의 전화다.

 

 하이, 모시모시. 후아유?

 

 승연이가?

 

 그래, ?

 승연이 테이블에 엎드린다.

 

 니 지금 어디고?

 알면?

 

 퍼뜩 말해라.

 

 .

 

 승연이 볼을 부풀린다.

 

 우리 매일 가는 카페.

 

 우리가 매일 가는 카페가 어디 한둘이가? 가게 이름을 말해라.

 

 알아서 찾아와!

 

 승연은 전화를 탁 끊어버렸다.

 

 , 바보.

 

 

 

 , 문디 가스나.

 

 지원이 전화기를 노려보고, 생각에 빠진다.

 

 우리가 늘 가던 카페가 어디지?

 

 지원이 고개를 갸웃한다.

 

 

 

 하암.

 

 승연이 하품을 하면서 자신을 질책한다.

 

 그냥 알려줄 걸 그랬나?

 

 딸랑

 

 승연이 가게 문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데, 얼굴이 새빨게져 있는 지원이 있다.

 

 , 오빠.

 

이 가스나야. 그냥 가게 이름 말해주면 좀 존나?

 

 한참을 뛰어다닌 모양이다.

 

 괜찮아?

 

 지금 괘안아 보이나?

 

 지원이 숨을 몰아쉰다.

 

 .

 

 그리고 테이블에 무언가를 툭 던진다.

 

 , 이게 뭐야?

 

 뭐기는.

 

 승연이 조심스럽게 포장지를 뜯어본다.

 

 어머.

 이제 좀 풀�나?

 

 , 내가 뭘.

 

 승연이 미소를 짓는다.

 

 이 비싼 걸 왜 샀어?

 

 뭐라꼬?

 

 나 머리띠 필요 없는데. 헤헤.

 

 지원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내는 도대체 니 의중을 파악하지 못하겠다. 와 그카는 긴지 말이다.

 

 고마워.

 승연이 지원의 볼에 입을 맞춘다.

 

 Chu.

 

 , 이기 사람들 앞에서 무슨 짓이고?

 

 , 좋으면서.

 승연이 눈을 흘기자 지원도 미소 짓는다.

 

 싫은 기는 아닌데, 니는 겨우 볼에 해주는 기가?

 

 어머?

 

 승연이 싱긋 웃는다.

 

 그러면?

 

 , 뭐가?

 

 승연이 지원의 입술을 향해 다가온다.

 

 !

 

 지원의 눈동자가 커다래지고.

 

 Chu.

 

 지원의 볼이 조금씩 붉어졌다.

 

 

 여자는 왜?

 

 

 자신의 입으로 됐다고 하면서 막상 사주면 좋아하는 것일까? 그리고 좋아하면서 비싼 거 왜 샀냐고 타박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