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 [서른아홉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5. 26. 17:06

 

 

 우리, 사랑해!

 

 

 서른아홉 번째 이야기

 

 잠시만 안녕 1

 

 

 

 그런데 지원 오빠 군대 언제 가?

 

 맞아. 언제 가는 거야?

 

 주연의 말의 끝나기가 무섭게 혜지가 보탠다.

 

 그게.

 

 승연이 고개를 젓는다.

 

 지원이 오빠가 정확한 날짜를 말해주지 않아.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물어봐.

 

 말을 안 해준다니까.

 

 승연이 한숨을 쉰다.

 

 

 

 오빠.

 왔나?

 

 지원이 옆에 있던 가방을 치운다.

 

 뭐 물래?

 

 나 딸기 주스.

 

 잠만 기다린나.

 지원이 계산대로 가서 계산을 하고 딸기 주스와 딸기 & 바나나 주스를 가져 온다.

 

 마시라.

 

 고마워.

 

 승연이 싱긋 웃는다.

 

 그런데 오빠.

 

 ?

 

 오빠 군대 언제 가?

 

 그란 거 니가 알아서 모할라꼬?

 

 그래도 명색이 오빠 여자친구인데, 그 정도는 알아야 하는 거 아니야? ? 주연이랑 혜지도 묻는단 말이야.

 

 니 올라고 그카제.

 

 당연하지. 그럼 남자친구가 군대 가는데 배웅도 안 가는 여자 친구가 어딨어? 당연히 가야하는 거잖아.

 

 그라모 치아라.

 

 ?

 

 지원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나는 그란거 쪽팔려서 싫다.

 

 싫기는.

 승연이 울상을 짓는다.

 

 오빠 내가 창피해?

 

 , 누가 그라는데?

 

 그런데 왜 나 안 데려가려고 해?

 

 멀잖아. 니 힘든데 뭐할라꼬 거까지 가냔 말이다.

 

 나 하나도 안 힘들어.

 

 승연이 싱긋 웃는다.

 

 ? 오빠 그러니까 오빠 군대 가는 날짜 좀 말해주라? ? 제발. 나 말고 주연이랑 혜지도 꼭 가고 싶다고 했단 말이야.

 

 니 어차피 가서 거기서 질질 짤거다 아이가. 내 그런 거 참말로 싫데이. 그라니까 그냥 오지 마라. 내가 다 군대 가서 알아서 니한테 편지 할꾸마. 그라니까 니는 그냥 내 보내주면 안 되�나?

 

 오빠 혹시 여자 있어?

 

 , 무신 소리고?

 

 지원이 인상을 쓴다.

 

 그라모 니는 지금 내가 여자가 있어서 니를 내 군대 가는데 못 오게 하는 기라고 생각하고 있는 기가?

 

아니, 뭐 꼭 그렇다기 보다는.

 

 승연의 눈이 반짝인다.

 

 솔직히 말 못해줄 건 없잖아? 안 그래?

 

 그래도.

 

 절대 안 울게.

 

 승연이 새끼 손가락을 내민다.

 

 ?

 

 

 

 ?

 

 주연과 혜지의 눈이 동그래진다.

 

 이번 주 수요일?

 

 그러면 모레네?

 

 .

 

 승연이 힘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 것도 정말 겨우 알아낸 거라니까.

 

 너 수요일에 수업 제일 많잖아.

 

 다 빠져야지 뭐.

 승연이 미소를 짓는다.

 

 같이 가줄 거지?

 

당연하지.

 

 혜지가 승연의 손을 잡는다.

 

 걱정마. 병환 오빠가 말하는데 군대 그거 아무 것도 아니래. 가끔 고참들한테 수류탄 던지고 싶은데 그것도 다 잠시래.

 

 , , 그래?

 

 승연은 이게 위로인지 위로가 아닌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오빠. 수요일에 우리 차 좀 빌려주면 안 돼?

 

 ?

 

 . 아니다. 화요일.

 

 차는 왜?

 

 병환이 혜지를 쳐다본다.

 

 승연이 남자친구. 지원이 오빠 알지.

 

.

 

 그 사람이 이번 주 수요일에 입소한데. 그러니까 내일 밤에 다 같이 논산으로 가려고. 나도 가고, 주연이도 가고. 주연이 남자 친구도 가고. 물론 운전은 주연이 남자친구가 할 거야. ?

 사고나면 어쩌려고?

 

 사고가 왜 나?

 

 혜지가 싱긋 웃는다.

 

 ?

 

 , 알았어.

 

병환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차 키를 넘긴다.

 

 정말 조심해야 한다.

 그럼.

 

 혜지가 병환에게 뽀뽀를 한다.

 

 정말 고마워.

 

 이런 걸로 또 때우려고.

 

 병환이 혜지와 코를 부빈다.

 

 조심하고.

 알았어.

 

 같이 못 가줘서 미안해.

 

 아니야.

 혜지가 손사래를 친다.

 

 이렇게 차 빌려주는 것만 해도 너무나도 고마운 걸. 역시 오빠는 멋져. 솔직히 차 빌려주는 애인이 어딨냐?

 그렇지.

 

 병환이 미소를 짓는다.

 

 나 너랑 더 있고 싶은데 못 그러겠다. 지금 곧 회의가 있거든. 미안해. 더 있어줘야 하는 건데.

 

 , 아니야.

 

 혜지가 손사래를 친다.

 

 나 정말 미안해. 이제 오빠에게 짐이 되지 않겠다고 해놓고서는 자꾸만 오빠에게 이런 부탁이나 하고. 또 늦어서 부장 님께 깨지는 거 아니야? 괜히 나 때문에 또 혼나면 미안해서 어떡해?

 

 아니야.

 

 병환이 미소를 짓는다.

 

 그럼 차는 어떡해?

 

 아예. 내가 내일 아침에 너를 학교로 데려다 줄게. 그러면 학교에 주차하면 되는 거잖아. 어차피 너 운전할 줄 모르니까 선재인가? 하는 그 친구가 운전을 할 거고 말이야. 안 그래?

 

 맞아.

 

 그러면 내가 아예 내일 아침에 너를 학교로 데려다 주면 일단 차 문제는 해결이 되겠네. 그냥 학교에서 가면 되니까.

 

 정말 고마워.

 

 고맙긴.

 어서 올라가.

 

그래!

 

 병환이 멀어지는 것을 보며 혜지가 미소를 짓는다.

 

 내가 남자 친구 하나는 잘 뒀어.

 

 혼자 흐뭇한 혜지다.

 

 

 

 나 운전 잘 못해요.

 

 그래도 면허 있잖아요.

 

 면허 있다고 다 운전하는 건 아니잖아요.

 

 선재가 울상을 짓는다.

 

 지원 씨가 하면 안 되는 거예요?

 

 군대 가는 날이라서 떨려서 운전대를 못 잡겠다잖아요. 그러니까 선재 씨가 좀 운전을 해요.

 

 그러다가 사고가 나면 어떡해요?

 

 왜 그런 생각부터 해요. 잘 운전할 생각부터 해야죠. 어차피 운전 면허 있는 사람 지원이 오빠 빼면은 선재 씨 밖에 없으니까. 선재 씨가 그냥 운전해요. 그렇게 먼 길도 아니고 말이에요.

 

 그냥 기차타고 가면 안 돼요?’”

 

 우리도 놀러가면서 가려고 그래요. 그런데 선재 씨, 정말로 운전 못 하시겠어요? 그러면 어쩔 수 없고요.

 

 주연이 고개를 숙인다.

 

 그런데 이미 승연이랑 혜지한테 선재 씨라면 당연히 한 번에 응해줄 거라고 했는데, 안 해주면 애들한테 뭐라고 말할지.

 

 .

 

 선재가 한숨을 쉬며 미소를 짓는다.

 

 정말 주연 씨의 그 고단수에는 넘어갈 수 밖에 없겠다니까요.

 

 헤헤.

 알았어요.

 

 선재가 고개를 끄덕인다.

 

 내일 몇 시까지 가면 돼요?

 

 음 몇 시까지 가면 되냐면요.

 

 

 

ㅍ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