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여왕 - [Episode. Last]

 

 

 

 5월의 여왕

 

 

 Episode 7. 5월의 여왕!

 

 

 

  “자 드디어 여러분들이 기다리시던 순서입니다.”

 

 “와!”

 

 학생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제 21회, 한국 대학교 May Queen 선발 대회를 실시하겠습니다!”

 

 사회자의 말이 끝나자 한솔의 표정이 하얗게 질리기 시작했다.

 

 “한솔아 괜찮아?”

 

 “으, 응.”

 

 혜나가 한솔의 손을 꽉 잡았다.

 

 “너무 긴장하지는 마. 너는 분명히 이길 수 있을 거야.”

 

 “그렇겠지?”

 

 “너 오늘 메이크 업 정말 잘 먹었어.”

 

 여정이 한솔의 다른 손을 꼭 잡는다.

 

 “지금의 네 모습은 정말로 5월의 여왕과도 같은 모습이야. 절대 자신감을 잊으면 안 돼. 너는 최고야. 알았지?”

 “네.”

 한솔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다면 먼저 첫 번째 출전 여왕 후보입니다. 모델 계의 별, 우리 학교의 심볼인, 모델 정세희 양!”

 

 “와!”

 

 무대 위를 세희가 우아하게 걸었다.

 

 “반가워요.”

 “정세희! 정세희!”

 

 세희가 우아하게 손을 흔들자, 학생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후후후.”

 세희가 미소를 지으면서 한 바퀴 돌았다. 학생들의 열광적인 박수가 터져 나왔다.

 

 “내 좋습니다. 이어서 다음 후보입니다. 인문대학의 최고 퀸카라는 군요. 강한솔 양입니다! 큰 박수로 맞아주세요!”

 

 

 

 “후우.”

 

 한솔이 떨리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무대로 나섰다. 아까보다는 적지만 그래도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한솔은 마음을 굳게 먹었다.

 

 “반갑습니다. 강한솔입니다!”

 한솔이 눈웃음을 지으며 싱긋 웃자, 학생들의 시선이 조금씩 몰리기 시작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한솔이 인사를 90도로 하고, 세희의 옆에 섰다.

 

 “올해 May Queen의 후보가 왜 두 명 뿐인지 알겠군요. 이 두 분의 엄청난 미모에 다른 여학우 분들께서 도전하실 엄두를 내지 못한 듯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오늘의 심사위원을 소개하겠습니다.”

 

 사회자가 단상의 오른쪽 아래를 가리켰다.

 

 “먼저 지난 May Queen 우승자이신 분들입니다.”

 “와!”

 

 “그리고 우리나라 모델 계의 살아 있는 디자이너인 홍랑 선생님입니다!”

 “!”

 

 세희의 표정이 굳었다. 홍랑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세희를 바라보았다.

 

 “마지막 심사위원이십니다. 모델 계의 마이더스, 장 대표 입니다.”

 

 장 사장이 능글맞은 웃음으로 세희를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이제, 두 분의 장기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정세희 양의 장기를 보도로 할까요? 정세희 양 앞으로 오세요.”

 세희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무대의 중앙에 섰다.

 

 “정세희 양은 어떤 장기를 보여주실 건가요?”

 

 “저는 저의 훌륭한 모델 워킹을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예, 그러면 모두 박수로 맞아주시죠!”

 

 음악이 흘러나오고 세희가 자신만만한 걸음으로 무대를 활보했다. 학생들은 세희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무언가 특별한 것에 홀려 세희를 바라보았다.

 

 “네, 아주 잘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자 다음은 강한솔 양입니다.”

 

 “안녕하세요.”

 

 한솔이 미소를 지으며 사회자를 바라보았다.

 

 “강한솔 양은 어떤 장기를 보여주실 건가요?”

 

 “저는 노래를 들려드릴게요”

 “아, 노래 좋죠.”

 사회자가 엔지니어 쪽을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어떤 노래를 부르실 건 가요?”

 

 “인순이의 거위의 꿈 부르겠습니다.”

 

 멜로디가 흘러나오고 한솔이 눈을 감았다. 한솔의 맑은 음색에 사람들이 표정이 조금씩 환호로 바뀌어 갔다. 그리고 노래를 마치고 한솔이 눈을 떴을 때.

 

 “강한솔! 강한솔!”

 

 “언니 너무 예뻐요!”

 

 “최고다!”

 세희 때와는 다른 엄청난 환호가 한솔을 반겼다.

 

 “아주 열광적인 반응이군요. 그럼 이제 May Queen을 선발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학우분들은 지금 나눠드리는 판자를 받아주십시오. 파란 면이 정세희 양. 하얀색 면이 강한솔 양입니다. 제가 잠시 후 심사 평이 끝난 후에 신호를 드리면 원하는 모델을 향해 판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사회자는 어느 정도 판자가 넘어가는 것을 보고 다시 마이크를 입에 가져 갔다.

 

 “그렇다면 이제 심사위원들의 평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지난 May Queen 대회 우승자이신 유영화 님.”

 

 “안녕하세요?”

 

 한 여자가 일어나서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여러분들 모두 누가 우승자일 지 아실 듯 합니다. 이 대회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죠. 현존 모델이 있는데 말이죠.”

 여자가 미소를 지었다.

 

 “저는 정세희 양이 당연히 May Queen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한솔은 조금씩 떨려왔다.

 

 “다음은 우리나라 의상 계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에 계시다는 디자이너 홍랑 선생님이십니다.”

 

 “반갑습니다. 홍랑입니다.”

 

 홍랑이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는 옷의 아름다움의 유무를 보지는 않겠습니다. 여러분들이 보시기에는 당연히 보석으로 치장된 정세희 양의 옷이 아름답게지요.”

 

 투표를 하던 학생들의 시선이 홍랑에게로 몰렸다.

 

 “하지만 저는 옷을 소중하게 입어주는 사람을 택하겠습니다.”

 

 홍랑이 한솔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저는 강한솔 양이 May Queen의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모델 계의 황금손이라고 불리우시는 정 실장 님의 의견을 듣겠습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대회가 있습니까?”

 

 정 실장이 미소를 지었다.

 

 “당연히 대한민국 최고의 모델인 정세희 양이 May Queen 으로 선정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네. 그럼 여기서 심사평을 마치겠습니다.”

 

 사회자가 학생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면 판을 들어주세요!”

 한솔과 세희는 눈 앞이 아찔해지는 것이 보였다. 거의 비등하다.

 

 “네 그럼 점수를 보여주세요!”

 

 뒤에 커다란 화이트 보드에 수기로 쓰는 숫자.

 

 “!”

 세희의 눈동자가 커졌다.

 

 “네, 학생 투표 결과는 정세희 양 180표. 강한솔 양 220표 입니다. 이제 결과는 심사위원 분들께 달렸는데요. 다섯 분의 May Queen 수상자 분들이 50점. 홍랑 선생님과 정 실장님이 각각 25점을 심사하시겠습니다. 한 후보에게 모두 몰아줄 수도 있고 양 후보를 나눠줄 수도 있습니다. 먼저 May Queen 수상자들이 주신 점수입니다.”

 

 전직 May Queen 이었던 사람이 점수 판을 든다.

 

 “아, 정세희 양에게 40점을 강한솔 양에게 10점을 주는 군요.”

 

 학생들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다음은 홍랑 선생님입니다.”

 

 홍랑이 고뇌를 하더니 점수 판을 들었다.

 

 “강한솔 양에게 15점. 정세희 양에게 10점을 주었습니다.”

 

 한솔의 눈동자가 커졌다. 하지만 홍랑의 마음을 읽고 이내 미소를 되찾았다.

 

 “마지막입니다. 정 실장님.”

 

 정실장이 미소를 짓더니 점수판을 든다.

 

 “아 25점 모두 정세희 양에게 주는 군요. 이것으로 오늘의 우승자가 결정되었습니다.”

 

 “잠깐!”

 

 순간 학생들 뒤에서 한 목소리가 들렸다.

 

 “무슨?”

 “이건 무효입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몰렸다. 그 곳에는 승화가 서 있었다.

 

 “정 실장 측에서 심사위원 측에 돈을 먹었습니다. May Queen 선정단은 돈으로 매수된 사람들입니다!”

 학생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당신 뭐야? 증거 있어?”

 

 승화가 재빨리 무대로 뛰어 올라와서 녹음기를 틀었다.

 

 “!”

 

 거기에 나오는 소리에 May Queen 이었던 사람들과 정 실장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갔다.

 

 “아, 정정합니다.”

 

 사회자가 아래의 진행측과 고개짓을 주고 받더니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오늘 우승자는 강한솔 양입니다!”

 

 한솔이 커다란 눈으로 승화를 바라보았다. 승화가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었다.

 

 “넌 최고야.”

 “고마워.”

 

 한솔이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