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 Season 2 -
열아홉 번째 이야기
사랑합니다.
“주연 씨 이번 여름에 계절학기 들어요?”
“네.”
“그래요?”
선재가 고개를 끄덕인다.
“선재 씨는 계절학기 안 들으세요?”
“뭐, 안 들으려고 했는데. 주연 씨가 들으신다니, 들어야 겠는 걸요?”
“왜요? 안 들으셔도 되는 거잖아요.”
선재가 고개를 한 번 갸웃하더니 싱긋 웃는다.
“들어도 되고, 안 들어도 되요. 그런데 주연 씨 들으면 저도 들을래요. 어차피 방학 동안 할 일도 없는 걸요?”
“그래도, 괜히 돈만 비싼데.”
“별로 비싸지도 않잖아요.”
“아.”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잠시 잊고 있었는데, 선재는 자신과 비교를 했을 때 꽤나 엄청난 부자였었다.
“주연 씨 무슨 수업 들으시는데요?”
“과학 쪽 교양 점수를 아직 따지 못해서, 과학사 수업이랑 2학기 때 영어 미리 들어 놓으려고요.”
“두 과목이나요?”
“네.”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힘드실 텐데.”
“뭐 힘들어도 어쩔 수 없죠.”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그나저나 선재 씨도 힘드실 텐데, 들으실 거예요.”
“당연하죠.”
선재가 씨익 웃으며 주연의 어�에 팔을 건다.
“저는 주연 씨의 남자니까요.”
“!”
주연의 볼이 붉어진다.
“그럼 수강신청 해야 겠네.”
“계절학기?”
“네.”
“흠.”
가인이 인상을 찌푸린다.
“Son. 그거 꼭 들어야 하는 거야?”
“반드시는 아니어도, 들어두면 도움이 되는 거래. 엄마는 내가 수업을 듣는 게 싫은 거야? 응?”
“아니 꼭 그런 건 아닌데.”
가인이 선재를 바라본다.
“이번 Summer에 Son이랑 Trip 하려고 했지.”
“여행?”
“그래. 독일도 좋고 일본도 좋고.”
“흠.”
선재가 고개를 갸웃한다.
“혹시 Son의 Lover 때문이야?”
“응.”
선재가 고개를 끄덕인다.
“두 달 도 못 떨어져 있겠어?”
“두 달이나?”
“사실 엄마 Dr. Jason이랑 결혼하러 가는 거야.”
“저, 정말?”
“응.”
가인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도 Dr. Jason의 고향에는 가보고 싶어서. 아들도 함께 가면 좋을 텐데. 어떻게 안 될까?”
“그래?”
선재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 정도는 같이 안 지내도 될 거야.”
“그래?”
가인이 미소를 짓는다.
“아들의 여자 친구에게는 굉장히 죄송하지만, 그래도 이 엄마는 아들이랑 시간을 좀 보내고 싶어서 그래. 아들, 이번 여름에는 이 Mother랑 Dr. Jason이랑 같이 보내자? 응? 안 되겠어?”
“뭐, 엄마가 그렇게 까지 말하는데.”
선재가 어깨를 으쓱한다.
“얼마나 돌아다니실 건데요?”
“음.”
가인이 검지를 문다,
“한 두 달? 조금 넘게. 아마 Son이 학기를 시작할 때나 한국에 돌아오게 될 거야. 아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조금 빠르게 올 수는 있을 테지만, 그래도 최소한 7월 한 달은 계획하고 있어.”
“그래요.”
선재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그렇게 가요.”
“정말?”
“네.”
선재가 고개를 끄덕인다.
“여행이요?”
“네.”
주연이 울상을 짓는다. 그래도 내심 함께 계절학기를 들을 수 있기를 바랐었는데.
“미안해요.”
“아니, 선재 씨가 미안할 건 없죠.”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그럼 우리 언제나 보는 거예요?”
“빠르면 8월?”
“그렇게 오래요?”
“그럴 거 같아요.”
“휴.”
주연이 한숨을 내쉰다.
“남자 친구랑 여름을 보낼 수 없다니.”
“나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주연 씨가 정말로 가지 말라고 하면 안 갈 수도 있어요. 하지만 나는 웬만하면 갔으면 해요, 이제 더 이상 부모님의 여행을 따라다닐 나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은 단순히 부모님의 여행이 아니니까요. 우리가 한 가족을 이뤘다는 그런 징표와도 같은 거니까. 따라가고 싶어요.”
“괜찮아요. 다녀 와요.”
주연이 싱긋 웃는다.
“정말 선재 씨가 원하는 걸 해야죠. 괜히 제 말을 듣는 건 저도 싫어요. 우리가 헤어지는 것도 아니니까요.”
“주연 씨 고마워요.”
“아니요.”
주연이 고개를 젓는다.
“내가 선재 씨를 좋아하니까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에요.”
“제가 여자 하나는 잘 만난 거 같아요.”
선재가 주연을 꼭 안는다.
“사랑해요. 고마워요.”
“헤헤.”
“으.”
서우가 자신의 머리를 헝클어트린다. 첫 데이트를 완전히 망처버리다니, 분명 소은은 자신을 바보라고 생각할 것이다.
“서우 씨.”
“아, 네?”
소은이 부르자 화들짝 놀라는 서우다.
”부, 부르셨어요?”
“왜 그래요?”
“아, 아니요.”
서우가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설마 어제 일 때문이에요?”
“네?”
“휴.”
소은이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든다.
“그 정도 실수 가지고 뭘 그래요?”
“그, 그래도.”
서우가 얼굴을 붉힌다.
“서우 씨.”
“네?”
“저 처음에는 서우 씨가 되게 싫었거든요?”
서우가 고개를 갸웃한다.
“그런데 어제 서우 씨가 좋아졌어요.”
“!”
“사람이 말이죠. 약간 허술하면 더 매력이 있는 법이에요. 서우 씨 어제 서우 씨는 제게 한 걸음 다가갈 공간을 만들어 준 거예요. 서우 씨의 또 다른 부분을 보여주신 거라고요. 어쩌면 점점 서우 씨가 좋아질 지도 몰라요.”
소은이 작게 혀를 내민다.
“그럼 열심히 일하세요.”
“하아.”
“왜 그래?”
“선재 씨 여름 방학에 부모님이랑 여행 간대.”
“여행?”
“응.”
주연이 한숨을 쉰다.
“그래도 부모님이랑 간다는데, 가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나 참, 미치겠네. 우리 사귄 지 몇 달이나 되었다고 벌써 떨어져 있어야 해?”
“왜? 가지 말라고 하지. 가지 말라고 하면 안 간다고 했다며?”
“어떻게 그러냐고.”
주연이 울상을 짓는다.
“무슨 남자가 여자 마음을 이렇게 몰라?”
“흠.”
혜지가 한 쪽 볼을 부풀린다.
“그래?”
“휴, 잡고 싶어도 쿨한 여자가 내 컨셉인데 조금 창피하기도 하고, 헤어지자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주연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어? 혜지 씨가 어쩐 일이에요?”
강의실을 나오는 선재의 앞에 혜지가 서 있다.
“선재 씨 할 말이 있어요.”
“할 말이요?”
“네.”
선재가 어깨를 으쓱한다.
“여행 가신다고요.”
“아 네.”
선재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거 반드시 가야만 하는 건가요?”
“네? 그,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지금 주연이가 정말로 가라고 하는 거 같으세요?”
”네?”
“아니에요.”
“!”
선재의 표정이 굳는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분명 주연 씨도 미소를 지으면서 가라고 하셨다고요.”
“걔 자존심이 좀 세요? 가지 말라고 잡지도 못하는 거죠. 그리고 선재 씨가 그렇게 말하는 데 어떻게 가지 말라고 해요? 부모님하고 같이 가고 싶다고 그러셨다면서요. 그런데 어떻게 그래요!”
“하지만.”
선재가 입술을 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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